디캔터 디자인 팀에서 마련한 그림과 함께 전문가들이 종종 사용하는 애매모호한 표현들을 알아보자.
당신은 ‘석유’와 ‘가죽’에 숨겨진 진짜 의미를 알고 있는가?
와인에서 느껴지는 석유향은 트리메틸디히드로나프탈렌(TDN)이라는 화학 물질에 의해 만들어지고, 이것의 전구체는 리슬링 포도의 과즙과 껍질에서 자연적으로 흔히 발견된다.
일반적으로 와인 속 이 전구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TDN으로 바뀌면서 오래 숙성된 리슬링에서 석유 냄새가 나는 것이다. 숙성되지 않은 와인에서 이런 냄새가 나는 경우 일부 사람들, 특히 론과 오스트레일리아 생산자 미셸 샤푸티에 같은 사람들은 수확 도중 과도한 압착으로 인한 문제라고 여긴다.
흔하게 사용하는 이런 표현은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모두 가지 경우 모두 쓰이나 화이트 와인에서 주로 흔히 나타난다. 이것은 와인의 산도뿐 아니라 아로마와 연관된 긍정적인 표현으로, 예를 들자면 점판암, 부싯돌, 젖은 돌멩이 같은 냄새를 떠올리면 된다.
미네랄이라는 표현의 사용과 의미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토양이나 와인 속에 특정한 무기질이나 영양소와 연관된 미네랄 아로마나 풍미를 발생시키는 화학적인 증거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네랄이라는 표현을 흔히 사용하기는 하지만 무엇이 그런 느낌을 유발하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레드 와인에서 종종 느껴지는 아로마다. 2차 아로마든, 3차 아로마든, 이것은 포도 품종이 가진 특성이나 1차 아로마라기보다 와인메이커의 영향 및 와인의 숙성 과정과 연관이 되어 있다.
또한 바닐라, 토스트, 삼나무 같은 표현과도 함께 쓰이기도 하는데, 이것들 모두 레드 와인에서의 오크 사용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이 표현은 숙성 과정을 거치며 초기의 과일 풍미 일부를 잃고 복합성과 깊이를 발달시키며 부드러워지는 와인의 짭짤한 풍미를 가리키는 데 쓰이기도 한다.
“끓인 와인” 같은 표현은 문제가 있는 와인을 뜻할 수 있다. 와인 병이 극도의 열에 노출된 경우 그런 말을 쓰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와인의 운송 과정에서 생긴 문제일 수도 있는데, 코르크 마개가 조금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고, 와인의 품질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누군가 테이스팅을 하며 “익힌 과일”이라는 표현을 썼다면, 그것은 수확이 늦어져 포도가 너무 오래 나무에 매달려 있었거나 햇볕에 과다하게 노출되어 지나치게 익었거나 햇볕에 타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와인의 산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져 신선한 맛이 줄고 잼처럼 진득한 특징이 생긴다. 이런 와인은 보통 알코올 도수도 높아서 입안에서 축 늘어진 무기력한 느낌이 든다.
민트 혹은 멘톨 아로마는 보르도, 칠레,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의 쿠나와라 같은 서늘한 기후에서 자란 카베르네 소비뇽 같은 품종에서 흔하게 나타나지만 아라고네즈와 알리캉트 부쉐 같은 다른 품종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민트 아로마는 근처에 자라는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오염으로 생기는 유칼립투스 향과는 다르다. 최근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와인 속 민트 향은 민트 허브에서도 자연적으로 발견되는 피페리톤이라는 성분 때문이라고 한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아로마나 테이스팅 노트는 아니지만 거의 달콤하게 느껴지는 아주 흥미로운 플라스틱 느낌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와인을 양조하는 동안 산소가 부족해져 메르캅탄이라는 화학 성분이 생성되는 환원 과정 때문일 수 있다.
이것은 또한 상한 달걀, 양배추, 혹은 불붙은 성냥처럼 극도로 불쾌한 냄새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환원 과정에서 균형이 잡히기만 한다면 퀸스(모과와 비슷한 과일), 스모크, 페어드롭 사탕, 레코드판 같은 긍정적인 표현이 나올 수 있다.
스모키 향은 보통 오크에서 나온다. 스모키 아로마와 풍미의 강도는 보통 오크를 얼마나 그슬렸는지, 배럴이 몇 차례나 쓰였는지, 와인이 배럴 속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을 보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심하게 그슬린 새 오크통에 와인을 넣는다면 스모키한 아로마가 강해질 것이다. 와인이 오크향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구조를 갖추었다면 이것도 바람직할 수 있다.
때로 그슬린 정도가 심하고 새 오크통을 너무 많이 사용한 경우 과도하게 스모키한 와인이 만들어질 수 있는데, 이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와인에 잘 녹아들지만 어린 와인인 경우에는 평가를 내리기가 힘들다. 또한 포도가 익는 동안이나 수확 기간 동안 숲에 불이 나 연기가 열매에 배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실제로 캐나다의 오카나간 밸리, 캘리포니아,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 곳곳에서 문제가 된 바 있다.
이 용어는 “구트 드 피에르 아 퓨질(goût de pierre à fusil)”이라는 프랑스어 표현에서 나온 것인데, 이것은 말 그대로 부싯돌을 맛본다는 뜻이다. 이 용어는 대표적으로 샤블리와 상세레 같은 드라이하고 소박한 와인에서 나타나는 미네랄 특성을 말한다.
부싯돌 냄새가 무엇인지 경험하고 싶다면 영국 남부 사우스다운스 구릉지에 가서 석회암 두 개를 집어 한데 문질러보라. 그게 어렵다면 단순히 물에 젖은 자갈을 떠올려도 좋다.
작성자
Decanter Staff
번역자
Sehee Koo
작성일자
2016.11.25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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