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앤슨이 지역 와이너리 소유주 장–샤를 아바투치의 도움으로 코르시카 고유의 포도 품종에 대해 알아보고, 이 섬들이 프랑스에서 와인을 마시기에 가장 흥미로운 지역 중 하나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코르시카는 이 지역 고유의 포도 품종이 아주 풍부한 곳이다. 이곳은 프랑스의 어떤 지역보다도 독특한 고유 품종이 많다. 간단히 살펴보아도 니엘루치우, 베르멘티누, 시아카렐루, 코디바르타, 알레아티코, 바르바로사, 몬타나치아, 로솔, 브란디카, 리미네세, 모레스코네, 루구혼나, 리크로나수 네로, 시미시아, 비앙쿠 젠틸레, 제노베세, 카르카졸루 등이 있다.
그중 상당수가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장–샤를 아바투치의 아버지 앙투안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는 1960년대부터 섬 곳곳을 여행하며 그 지역 농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버려진 땅에서 아무도 몰래 오래된 나무를 타고 오르며 자라고 있던 야생 포도나무들의 가지를 잘라 모았다.
아바투치는 도멘 콩트 아바투치에서 아버지의 과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18개의 레드와 화이트 품종으로 이루어진 자신의 온실에서 그 오래된 품종들을 카리냥, 생소, 그르나슈 같은 전형적인 ‘프랑스 본토’ 포도나무 뿌리줄기에 접목했다. 그의 아버지는 프랑스의 북아프리카 식민 통치가 끝나고 많은 이민자 행렬이 코르시카에 당도한 1950년대에 많은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곳에 토착 품종들을 심어 놓았다. 이러한 접붙이기는 한 마디로 새로운 것을 없애고 오래된 것으로 그 자리를 채우는 그만의 방식인 것이다.
“포도나무의 수령은 와인 품질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오래된 포도나무는 잔에 담긴 와인의 최종 맛에 큰 차이를 만들죠. 그래서 저는 접목을 위해 오래된 뿌리를 항상 남겨둡니다.” 그가 말한다.
프랑스의 공식 와인 아펠라시옹 기구인 INAO(Institute National de l’Origine et de la Qualité)에서도 코르시카가 얼마나 특별한지 뚜렷하게 인지하고 있다. 아펠라시옹 규정을 기록한 공식 문서에서는 이곳을 “역사뿐 아니라 전설과 마법”의 땅이라고 꽤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섬의 주요 아펠라시옹인 AOC 코르스 규정에 의하면 화이트 와인은 베르멘티누(이 지역 사투리로는 베르멘티노)를 최소한 75% 이상, 레드 와인은 니엘루치오(유전적으로는 산지오베제와 동일하지만 이곳 토양에서는 완전히 다른 풍미를 낸다)와 시아카렐로(이곳에서는 코르시카 피노 누아라고 부른다)를 50% 이상 함유해야 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아바투치는 AOC를 포기하고 자신의 와인을 뱅 드 프랑스로 병입해 판매한다.
“아펠라시옹이라는 개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INAO에서 코르시카를 대표하며 오래된 코르시카 품종들이 AOC에 포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품종들에 대한 사람들의 존중과 배려가 얼마나 부족한지 깨닫고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특히 화이트의 경우 비앙쿠 젠틸레, 코디바르타, 제노베제를 10% 이상, 레드의 경우 알레아티코, 카르카졸로 네로, 미누스텔로를 10% 이상 블렌딩해선 안 된다는 AOC 규정에 분노했다.
“처음에는 AOC를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저 오래된 품종들의 퀴베 콜렉시옹을 만들어 뱅 드 프랑스로 병입하기 시작했죠. 그러다가 5년 전 AOC 시스템이 너무 규제가 심하고 제한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지금은 농업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주는 전통은 따를 필요가 있지요.”
그러나 아바투치가 그렇게도 흥미로운 와인 메이커가 된 것은 이런 정치적 성향과 아무 관련이 없다. 2000년부터 17년 동안 바이오다이내믹 방식으로 포도원을 운영해오고 있는 점이라든가, 그런 면에서 매우 유명해져서 다른 바이오다이내믹 농부들이 이곳으로 성지 순례를 오는 점과도 관계가 없다.
그가 차별화된 와인 메이커가 된 것은 아마도 쉼 없이 무언가를 도전하고 추구하는 그의 성격 때문일 것이다.
“저는 관찰을 아주 많이 하는 사람입니다. 과학자도 아니고, 대단한 학위도 없지만 늘 주변을 둘러보지요. 야생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보면 코르시카의 바르바리 무화과 나무는 물을 주지 않아도 엄청난 양의 열매를 맺고, 그러면서도 아무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두가 인간이 개입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죠.
저는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일했는지 알아내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코르시카의 와인 양조 역사는 2,500년이나 됩니다. 그러니 이곳만의 성공적인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 기법이 있을 것이 분명하죠. 한때 이곳에는 사방이 포도나무였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그리고 왜 그 나무들이 그리 잘 자랐는지 관심이 많습니다.”
코르시카의 전통 음악 가수들을 포도원으로 데려와 포도나무에 세레나데를 부르게 한다든가 하는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실험 말고도 소규모 실험이나 시도 같은 것은 수도 없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것은 바닷물을 가지고 한 실험이다.
“아작시오는 바다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공기에 소금기가 어려 있는데, 그것의 장점을 더욱 높이고 싶었죠. 그래서 지난 몇 년간 바이오다이내믹 기법으로 활기를 높여둔 작은 구획의 포도밭에 바닷물을 뿌렸습니다. 다른 처치는 전혀 없었어요. 황, 구리, 그 밖의 어떤 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바닷물 200ℓ를 바이오다이내믹 방식만으로 기른 15년된 포도나무에 뿌렸어요. 그러는 내내 포도나무는 그 주변 다른 구획보다도 훨씬 건강하게 잘 자랐고, 그래서 올해에는 그 실험을 더욱 확장시켜 보려고 합니다.”
다음으로 시도하려는 일은 기술자이자 친구인 엠마누엘 가녜팽과 손을 잡고 바다와 더 가까운, 경작이라고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코르시카 잡목림 한가운데 새로운 땅에 포도나무를 심는 것이다.
“올해는 1헥타르만 오래된 코르시카 품종들을 심을 예정이지만 앞으로 몇 년 내에 10헥타르로 늘릴 생각입니다. 이곳은 타라보 계곡에 있는 우리 포도원과 달리 해발 650m라 섬의 위치상 신선함을 더욱 많이 잡아낼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바로 코르시카의 마법이고 우리의 크나큰 행운이죠.”
코르시카 와인을 맛볼수록 이곳이 바로 지금 프랑스에서 가장 흥미로운 와인 생산지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곳의 와인 메이커들은 여전히 생산량 중 상당 부분을 여름에 관광객에게(최대 80%까지 추산하는 사람들도 있다) 판매하고 있으나 최근 몇 년 동안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클로 카나렐리, 도멘 드 바첼리, 도멘 드 피에레티, 이브 레치아, 클로 벤투리 같은 와인들이 와인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아바투치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다. “저는 포도나무와 와인에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킵니다. 속임수도 쓰지 않죠. 사람에게는 모두 각자의 자리가 있습니다. 저는 지금 제 자리에 있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도멘 콩트 아바투치 퀴베 콜렉시옹 제네랄 드 라 레볼루시옹 2014 뱅 드 프랑스(Domaine Comte Abatucci cuvée Collection Général de la Révolution 2014 Vin de France)
화강암 언덕 지대에서 자라는 비앙코네, 카르카졸로 비앙코, 파가 데비티, 리미네세, 로솔라 브란디카, 베르멘티누를 블렌딩했다. 색상이 극도로 연한 밀짚 색이라 강력한 풍미의 펀치가 즐거운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시트러스, 배, 가시덤불 스파이스 향이 진하고 부드럽게 느껴지다가 돌연 입안을 바싹 마르게 하는 산뜻한 산도를 느낄 수 있다. 600ℓ 들이 커다란 오크 배럴에서 숙성시킨다. 새로운 오크는 쓰지 않고 알코올 도수는 13%다. 100점 만점에 93점.
작성자
Jane Anson
번역자
Sehee Koo
작성일자
2017.2.23
원문기사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