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꼬치엔 칭따오, 중국 음식을 즐길 때 항상 시키게 되는 중국 맥주 브랜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외국에서도 하루하루 새롭게 생겨나는 중국 음식점에서 항상 그 지역의 맥주 한 종과 함께 중국 맥주는 여지없이 칭따오를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새삼 이 한 브랜드의 저돌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요. 다른 주류의 소비량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맥주를 여전히 자주 마시는 중국에서 칭따오의 위상은 어떨까요?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에서 마시는 맥주, 혹시 여행을 가게 된다면 꼭 한 번 마셔봐야 할 맥주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맥주 소비액 상승세를 보이는 흔치 않은 나라, 중국
14억 인구를 가진 큰 나라 중국은 전 세계 맥주 소비의 12% 차지합니다. 유럽의 가장 큰 맥주 소비국인 독일의 다섯 배를 마시고, 맥주의 큰 시장인 미국보다 두 배에 가까운 맥주를 소비합니다. 맥주의 소비세가 주춤하거나 하락하는 서구 국가의 트렌드와 반대로, 맥주의 판매액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미국의 맥주 소비는 90년대까지 알코올 소비의 60% 이상을 차지했지만 오늘날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건강한 먹거리와 음료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는 것과는 달리, 중국 본토에서 친구와의 모임이나 편한 자리의 식사, 그리고 여가 생활 중 맥주는 그 영역을 차츰 넓혀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맥주를 마시는 절대적인 양이 늘어나기보다 소비하는 맥주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 질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맥주 소비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지만, 그 소비액이 지난 5년간 약 42%가량 크게 증가해, 더 맛있고 가격이 높은 맥주를 소비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급격한 경제성장과 부를 경험하고 브랜드 소비를 즐기는 밀레니얼들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전엔 수입제품이나 수입 맥주라 하면 맥주 시장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차지했지만, 이젠 해외에서 온 브랜드는 큰 경쟁력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중국 맥주 시장의 대표주자 그리고 대표 브랜드
맥주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세 개의 회사는 2020년 기준, Snow Beer(32%), 칭따오(23%), 그리고 버드와이저(20%)입니다. 중국 사람들이 많이 마신다는 맥주의 브랜드는 아래와 같습니다. 회사마다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지만 음식점에선 가벼운 필스너 스타일의 맥주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곳이 많고, 추가로 흑맥주와 IPA 스타일의 맥주를 구비하는 곳도 있습니다.
1. 칭따오(Tsingtao) 青岛啤酒 – 산동성 청도(Qingdao)에서 1903년에 태어난 맥주 회사이자 브랜드. 영국과 독일의 합작회사로 시작되었고,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 맥주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2. 스노우(Snow Beer) 雪花啤酒 – 선양(Shenyang) 출신으로 1993년에 생긴 이 맥주는 중국 전역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맥주입니다. Brave the world라는 시리즈의 맥주가 유명합니다.
3. 양진(Yangjin Beer) 燕京啤酒 – 베이징에서 태어나 얀샨산의 미네랄 워터를 쓴다는 이 맥주 회사는 이제 4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바이스 비어부터 무알코올 맥주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합니다.
4. 하얼빈(Harbin Beer) 哈尔滨啤酒 – 1900년대에 생긴 것으로 추정, 가장 오래된 맥주 회사 중 하나로 하얼빈에서 탄생했습니다.
5. 펄 리버(Pearl River Beer) 珠江啤酒 – 중국 남부에서 즐겨 마신다는 펄 리버(혹은 Zhujiang) 비어는 광동 출신의 맥주입니다.
6. 우수(Wusu Beer) 乌苏啤酒 – 1986년에 생긴 우수는 현재 우루무치에 그 본사와 양조장을 두고 있습니다. 강렬하고 빨리 취하는 맥주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7. 킹웨이(Kingway Beer) 金威啤酒 – 광둥의 선전에서 생긴 이 회사는 현재 홍콩에 본사를 두고 가장 현대적인 시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8. 샨청(Shancheng Beer) 山城啤酒 – 사천 지역 옆, 총칭에서 1950년대부터 만들어진 이곳의 맥주는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크래프트 비어를 맛볼 수 있는 요즘
벨기에 맥주 회사인 AB InBev는 중국의 크래프트 비어 브루어리들을 인수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는 상하이에서 탄생한 Boxing Cat을 인수했으며,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 각광 받으리라 확신하는 독특하고 질 좋은 맥주를 생산하는 브루어리들에 큰 관심을 보입니다. 1992년 Paulaner Bräuhaus가 베이징에서 스몰뱃치 맥주를 만든 적이 있으며, Alex Wong이라는 인물이 1995년 San Francisco Bewing Company라는 곳을 베이징에 만들었지만, 사람들은 거의 기억을 하지 못할 정도로 잊힌 지 오래라고 합니다.
2000년대 이어 오늘날까지 좀 더 적극적이며 조직적으로 탄생하고 성장한 브루어리들이 있습니다. 2008년에 탄생한 Boxing Cat은 중국에서 탄생하며 이제까지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최초의 크래프트 맥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후 Gao Yan은 난징에서 Master Gao라는 브랜드로 브루어리를 통해 맥주를 만들고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2010년에는 미국인 Carl Setzer와 Dane Vanden Berg가 같이 Great Leap Brewing이라는 브루어리를 열었습니다.
Great Leap의 성공 이후 소비의 장이자 새로운 것을 열망하는 젊은 인구가 많은 베이징은 중국 크래프트 맥주의 도시로 성장합니다. 2011년 Slow Boat Brewery가 생겼고, 2012년엔 Arrow Factory가, 이후 수많은 탭 룸이 생겨나며 2014년엔 심천에서까지 Bionic Brew라는 브루어리가 생겨났습니다.
특별한 재료를 쓴 맥주를 찾아 마셔보자.
하지만 미국보다 맥주의 소비량은 많음에도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수는 그의 10%에도 못 미칩니다. 크래프트 비어를 만들어 전 지역에 유통하는 것보다 지역의 작은 펍에서 판매하는 곳들이 대부분이고 그 규모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땅덩이에 비해 브루어리의 수는 적지만, 지역에서 나는 작물을 비롯한 여러 특이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중국의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특징입니다. Master Gao는 재스민 차 잎을 이용한 맥주를, Great Leap은 쓰촨 후추를 이용한 맥주를 만들고, Mingri는 두리안을 이용하는 등 다른 곳에선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재료를 쓴 맥주를 중국 크래프트 브루어리 혹은 바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도시마다 그들이 즐기는 음식, 그리고 음료에 개성이 가득한 곳, 중국에 가신다면 그들의 맥주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