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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드와 함께 하는 월요일. 보졸레의 자부심

보졸레가 훌륭한 2015 빈티지의 도움으로 어떤 변신을 꾀하고 있는지 앤드루 제퍼드가 알아보았다. 마셔보면 좋을 보졸레 크뤼 와인도 몇 가지 알아보자.

“2015년 빈티지를 내려주신 신께 감사합니다!”

이달 초, 빌레프랑슈에서 인터-보졸레의 이사 장 보르자드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2015년 빈티지에 관해 물었더니 그가 대뜸 영어로 이렇게 대답하는 것 아닌가. 크뤼 와인의 2015 빈티지 품질은 그야말로 매우 뛰어나다. (아래 테이스팅 노트를 참조하기 바란다.) 그리고 그 덕분에 지난 15년 동안 6,000헥타르의 포도밭을 죄다 갈아엎어야 했던 오랜 침체기에서 서서히 벗어날 때가 된 것 같다. 높이 세운 돛에 순풍을 가져다주는 데에는 좋은 빈티지보다 나은 것이 없는 법이니 말이다.

보르자드의 말에 따르면, 보졸레에서는 단일 지역에서 시도한 것 중에서 가장 종합적인 토양 연구를 위해 바로 얼마 전 백만 유로를 투자했다. 연구를 담당한 주체는 이제르 강 유역에 위치한 시갈레스(스위스뿐 아니라 마콩, 사부아, 론 지역에도 비슷한 포도밭 연구를 수행한 적 있는 기업이다)로서, 그들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이 지역 곳곳에 600개의 도랑을 파는 것은 물론, 6,000개가 넘는 토양 코어 시료를 채취해왔다. 이 연구와 관련한 미팅에 최소 1,500명 이상의 보졸레 포도 재배자들이 참가했으며, 열 곳의 크뤼 생산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종합적인 토양 지도를 갖게 되었다. 연구는 현재 보졸레 빌라주와 보졸레 구역에 대한 추가 연구를 마무리 짓고 있는 단계다.

와인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배우는 것이 바로 보졸레는 (가까운 북부 론과 마찬가지로) ‘화강암 토양’을 자랑하는 몇 안 되는 프랑스 지역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연구를 통해 이 모호한 일반화된 사실에 상당히 다양하고도 구체적인 세부 사항들이 추가되었다. 예를 들자면, 온전히 풍화된 화강암층(사프로라이트)을 기반으로 하는 크뤼는 단 한 곳뿐이고, 그곳은 바로 쉬루블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토양 중 절반 이상이 화강암 토양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크뤼는 오직 세 곳(플뢰리, 레니, 물랭-아-방)뿐이다.

코트 드 브루이의 샤토 티뱅에서 보이는 경관 / 사진 제공: 앤드루 제퍼드

나머지 크뤼의 경우는 사정이 훨씬 더 복잡하고, 다수가 화산에서 유래한 충적퇴적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코트 드 브루이와 쥘리에나에서, 그리고 모르공과 브루이, 생타무르에서는 그보다 조금 소량으로 발견되는 ‘푸른 돌멩이’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쥘리에나의 화강암 토양 비율(14%)이 가장 낮다. 시갈레스에서 판 여러 개의 도랑을 통해 포도나무 뿌리가 닿는 평균 최고 깊이는 142cm로, 지난 수백만 년에 걸쳐 보졸레 지역의 기반암 중 엄청난 부분이 풍화되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물론 정확한 토양 유형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는 각 생산자가 자신의 포도원이 지닌 잠재력을 이해하는 데 대단히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런데 보졸레에서는 과거에 이런 유형의 연구와 그것이 뜻하는 정성적인 의미를 간과해왔다. 부르자드가 주장했듯, 이곳의 생산자들은 한때 보졸레가 소유했던 ‘클리마’를 되찾기 위한 목적으로 소지역의 이름을 쓰고 있다. (모르공에서 코트 드 피라는 공통의 이름 아래 여러 곳의 포도원들이 모여 있는 것이 잘 알려진 예다.) 20세기 초 이런 명칭을 자세히 정리하여 INAO에 제출했는데, 운이 없으려면 으레 그렇듯 보졸레에서 제출한 서류는 어느 시점에선가 분실되고 말았다. 보졸레 사람들이 분실 사실을 알게 된 것도 2009년 클리마는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라는 점을 INAO에서 알려왔을 때였고, 그때부터 재건 노력이 시작된 것이다.

셰나의 도멘 파스칼 오프랑의 오래된 포도나무들 / 사진 제공: 앤드루 제퍼드

요즘 ‘보졸레의 자부심’은 지역 전체적인 수준뿐 아니라 생산자들과 네고시앙들 사이에서도 잘 느껴진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2014년 몽메상의 ‘그랑드 미스’ 시리즈 크뤼 와인을 맛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었는데, 캥시에에서 2015 빈티지를 맛보았을 때도 다시 한 번 아주 훌륭했다. “보졸레에 약 50명의 포도 재배 파트너들이 있습니다. 그들 중 상당수와 아주 오랫동안 함께 해왔죠.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그들과 협력해 구획을 선별한 뒤 정말로 진지한 와인을 만드는 겁니다. 당당히 고개를 들고 보졸레에 고급 와인이라는 정체성을 되돌려줄 수 있는 바로 그런 와인 말입니다.” 양조학자 장-밥티스트 바슈빌리에가 내게 한 말이다. 그것이야말로 보졸레에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2015 빈티지가 큰 몫을 해내고 있다.

보졸레 2015 빈티지

포도 재배자들의 말에 따르면, 포도 성장기는 그들의 계획대로 착착 따라와 주었다. 단, 생산량이 그들이 원했던 것보다 조금 적었던 것을 빼면 말이다. 품질에 가장 큰 위협은 포도나무들이 가뭄으로 인해 지친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던 7월 말에 다가왔지만 8월에 이르러 저녁엔 날이 시원해지고 소나기가 종종 내리면서 큰 도움이 되었고, 대부분의 포도원에서 그달 말부터 수확을 시작했다. 산도와 균형은 2009년보다 좋았고, 2005년에 나타났던 열매가 딱딱해지는 현상을 피했으며, 맛이 조금 더 달고 부드러운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보졸레의 양조 방식은 매우 다양하고 때로는 스타일 면에서 위험 부담도 크므로 여전히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1월에 빌레프랑슈에서 했던 테이스팅을 보아도 알 수 있듯, 훌륭한 와인들도 있었지만 실망스러운 것도 있었다. (이 중에는 2015년 10월에 방문했다가 작성한 노트도 있다.)

2015 보졸레 크뤼 추천

브루이, 샤토 드 피에루 2015
브루이의 샤토 드 피에루는 이 지역에서 가장 천혜의 조건을 자랑하는 곳으로 190헥타르의 땅에 가메이를 재배하고 있다. 2015 빈티지는 검은 체리와 파낸 흙 향기와 함께 어두운 색을 띠고, 풍미는 강렬하고, 바삭하고, 스파이시하며, 순수하고, 여운이 길다. 검은 과일 풍미를 설명할 때 등장하는 표현들로 가득하지만 절대 어설프지 않다. 90점

셰나, 비뉴 드 1939, 파스칼 오프랑 2015
깊고, 어둡고, 매우 진한 검붉은 색에 체리, 멀베리의 풍성하고 풍부한 과일 향이 좋은 구조를 이루고 있다. 거의 복숭아 맛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잘 익은 오래된 포도나무 열매로 만든 퀴베 와인에는 인상적인 과일의 깊이와 함께 울림과 내부의 향기가 가득하다. 열매의 줄기를 제거하지 않았는데도 유연한 타닌이 좋다. 90점

코트 드 브루이, 샤토 티뱅 2015
거의 자동으로 나오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이 와인에서는 브루이 산의 능성에서 나오는 우아함을 기대하게 되어 있고, 샤토 티뱅의 맑고, 신선하면서도 순수한 와인은 항상 우리가 원하는 바를 제공해왔다. 그런데 2015 빈티지는 과일 풍미가 갖는 힘이 거의 압도적인 경지에 이르렀다. 코에서는 보기 드물게 복잡한 여러 향이 느껴지고 이것은 다시 혀에서 노래하듯 선명하면서도 우아한 과일 풍미의 폭발로 이어진다. 93점

플뢰리, 클로 드 라 루아레트 2015
알랭 쿠데르의 9헥타르 규모 포도원 클로 드 라 루아레트는 2015년 빈티지를 통해 교과서적인 꽃 아로마를 보여준다. (모란과 프리지아 향기가 자두와 딸기 향에 추가적인 매력을 가져다준다.) 입안에서는 꽃과 스파이스 향과 함께 붉은 과일이 퍼져 나오면서 과일 풍미를 끝까지 밀고 끌어준다. 91점

쥘리에나, 샤토 데 카피탕, 뒤뵈프 2015
예상했겠지만 2015년에는 훌륭한 뒤뵈프 와인이 많고, 샤토 데 카피탕은 그 중에서도 두드러진다. 위풍당당하게 복합적인 풍미를 뿜어내는 오크 와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카피탕’ 클리마는 충적 피에몬테 토양에 위치해 있고, 와인의 묵직하고 빽빽한 풀바디 스타일은 비슷한 다른 와인과 아주 다른 맛을 낸다. 91점

모르공, 코트 드 피, 도미니크 피롱 2015
다른 와인보다 거칠고, 강하고, 과일 향이 덜하지만 따뜻하고 선명한 붉은 과일은 당연히 느껴진다. 입안에서는 빽빽하고 짜임새가 섬세하며, 인상적일 정도로 구조가 잘 잡혀 있다. 과일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가득 차있지만 과일 그 자체보다는 더 많은 것을 표현하는 듯하다. 92점

물랭-아-방, 샤토 뒤 물랭-아-방 2015
이 2015 빈티지의 아로마가 이미 잘 구성되어 있다. 신선한 붉은 과일과 검은 과일, 가볍게 꿀을 탄 듯한 달콤한 향이 신선함으로 이어져 따스한 느낌을 준다. 입안에서는 복합적인 미디엄 바디에 잘 짜여진 과일과 커런트, 스파이스가 좋다. 자연스러운 우아함이 배어나는 빈티지로 사람들의 구미를 자극하기에 매우 좋다. 91점

생타무르, 몽메상 ‘레 그란드 미스’ 2015
이 새 몽메상 와인들은 그 맛이 너무 좋아 그 중 하나만 고르기가 힘들지만(여기에는 모르공 코트 드 피뿐 아니라 모르공 그랑 크라도 포함되어 있다.) 생타무르 버전은 풍부한 아로마의 우아함과 신선함, 달콤한 매력을 통해 함께 나온 다른 와인들을 쉽게 압도했다. 풍미는 농축되어 있고 또 한 번 우아하면서도 섬세하게 구조가 잡히고 아로마는 정밀하다. 블랙 체리를 기반으로 신선한 라즈베리가 그 위로 느껴진다. 91점

CREDIT

        • 작성자

          Andrew Jefford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7.1.30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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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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