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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드와 함께 하는 목요일 : 창고 속의 샤토네프.

제퍼드와 함께 하는 목요일 : 창고 속의 샤토네프.

Decanter Column 2016년 6월 23일

샤토네프 뒤 파프가 숙성할 필요가 있는지, 숙성으로 더욱 나아질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30년 전으로 돌아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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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샤토네프 뒤 파프의 포도나무 / 사진 제공: 장-루이 짐머만 / 위키피디아

당신의 와인 창고에는 샤토네프 뒤 파프가 얼마나 많이 보관되어 있는가? 론 지역을 다룬 『와인 오브 더 론 밸리(Wines of the Rhône Valley)』라는 책의 1997년 개정판에서 저자 로버트 파커는 자신이 “다른 어떤 종류의 와인보다 샤토네프 뒤 파프를 더 마신다”고 밝혔다. 그리고 “나의 개인 와인 창고에 와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와인을 가리지 않고 사랑하는 나의 취향을 고려해도 샤토네프 뒤 파프가 유독 많다는 것을 증명해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두 문단 뒤에서 그는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선정한 8대 ‘훌륭한 미국의 와인 창고’(1996년 8월)에는 문제의 수백만 달러 상당의 와인 컬렉션에서 샤토네프가 거의 빠져 있다는 사실에 통탄했다.

내 생각에도 지난 20년 동안 커다란 변화는 없었다. 오랜 시간 창고에 보관해야 할 고급 와인으로서의 샤토네프는 여전히 모든 고급 와인 애호가들의 기본 선택이 아니라 일부 열렬한 샤토네프 광들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잘 숙성된 고급 샤토네프의 시장 가격 – 부끄럽지는 않은 정도지만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일은 드물다 – 이 바로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왜 그럴까? 화려하고, 거리낌 없고, 사치스러운 이 와인의 스타일 상, 품위 있고 신선한 부르고뉴 와인이나 도시적이면서도 우아한 보르도의 대중적 매력이 부족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나 남반구의 인기 와인들과 함께 놓으면 샤토네프 그 자체도 거의 부르고뉴 와인처럼 느껴지고, 향이 가득하면서도 어딘가 절제된 듯한 본보기적 와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스타일 하나만으로는 수집가들의 외면을 설명하기 힘들다.

이 문제의 핵심은 분명 와인 자체의 숙성 가능성이고, 여기에는 두 가지 의문이 뒤따른다. 고급 레드 샤토네프는 숙성이 필요한가? 그리고 숙성하면 더 나아질 수 있는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나는 네 곳의 선도적 샤토네프 포도원에서 생산한 ‘전통적’ (그랑 뱅) 퀴베 와인을 각 10년의 간격을 두어(2010, 2000, 1990) 세 가지 훌륭했던 빈티지 별로 맛보기로 했다. 와인은 포도원에서 직접 공급해주었고 – 샤토 드 보카스텔, 샤토 라 네르트, 도멘 뒤 페고, 도멘 뒤 비유 텔레그라프 – 후에 점심을 함께 하면서 보카스텔의 세자르 페랭, 라 네르트의 새로 임명된 MD 랄프 가르생, 페고의 로랑스 페로와 이야기를 할 기회도 얻었다.

세자르 페랭은 좋든 싫든 샤토네프 뒤 파프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샤토네프 뒤 파프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비교적 저렴한 60퍼센트의 와인 말고도 보카스텔처럼 저명한 포도원 와인도) 그것을 구입하자마자 거의 마신다는 점을 지적했다. “2012년에 우리의 2010 빈티지 와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 빈티지는 분명 숙성할 가치가 높은 와인이었죠. 하지만 그 중 80퍼센트가 이미 소비되고 없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여기에 랄프 가르생도 덧붙이고 나섰다.

“사람들은 숙성 가능성을 일종의 생명보험처럼 여깁니다.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것이 사용되기를 원치는 않죠. 와인메이커로서 과제는 단거리 육상에서 높은 성적을 올릴 수 있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마라톤도 완주할 수 있는 와인을 만드는 겁니다.”

세 명의 생산자 모두 아직 이 지역은 장기 숙성 가능한 와인을 창조하는 경험을 다른 지역만큼 누리지 못했다는 걸 강조했다. “선두주자는 보르도입니다. 그들의 목표는 언제나 50년 동안 숙성 가능한 와인을 만드는 것이었죠. 하지만 1986년까지만 해도 페고 와인은 모두 벌크로 판매되었습니다.” 로랑스 페로가 말했다. 세자르 페랭에 따르면 또 다른 문제는 샤토네프 생산자들에게 주어진 엄청난 자유를 고려할 때 정확히 어떤 와인 양조 절차가 최대 숙성 가능성을 지닌 와인을 만들어내는지 이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지역에는 13개 품종이 자라는데 (보카스텔은 이것을 모두 사용한다) 원하면 오직 하나의 품종만으로도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 토양도 가지각색이고, 숙성에 관한 한 완벽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또한 양조 방식에도 많은 차이점이 존재한다. (페고는 줄기를 포함해 포도송이 전체만 사용하지만 보카스텔과 라 네르트는 줄기를 모두 제거하고, 비유 텔레그라프는 부분적으로 제거한다. 그리고 보카스텔은 수확한 레드 품종들을 가볍게 가열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산자들에게 숙성 가능성은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 선조들의 작품을 알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로랑스 페로는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와인의 장기적인 궤도를 통해서 “와인에 영혼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와인은 단순히 일련의 생산 기술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이것(숙성 가능성)이 제게 그리도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1990년 빈티지가 2-3년 전에 모두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년 뒤에 다시 살아났지요. 우리 생산자들조차 모든 걸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샤토네프 뒤 파프의 숙성 과제. 결론과 덧붙이는 말

고급 레드 와인으로서 샤토네프 뒤 파프의 매력 중 하나는 마실 수 있는 시기가 장기간에 걸쳐 있다는 것이다.

이 와인은 1, 2년 만에도 마실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견고한 것들은 여전히 최소 20년을 더 버틸 수 있는 밀도를 가졌다. 이 테이스팅에서 발견한 건 와인이 이 시간 동안 가만히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와인은 변한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6년이 되면 균형과 조화가 이루어지지만 아직 섬세함과 뉘앙스, 에너지를 잃지는 않는다. 사실 이 시기가 내가 선호하는 와인의 숙성 수준이다. 그리고 감히 말하자면 이보다 더 긴 보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샤토네프 뒤 파프 와인은 상상할 수 없다.
10년 넘게 숙성시킨 와인이 그에 걸맞은 보상을 돌려주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빈티지 자체의 품질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2000년 빈티지는 그럭저럭 좋지만 16년이 지난 지금 훌륭하다고 볼 수는 없다. 와인 속의 모든 아로마와 풍미 요소는 조화와 최대 표현력을 가졌다. 신선함과 에너지는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지만 당분간은 성숙한 매력으로 그 빈 공간을 메울 수 있다. 가을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움과 성숙한 샤토네프의 달콤함을 좋아하는 사람에 한해서만 이 빈티지를 더 숙성시킬 것이다.
그러나 이 네 곳의 포도원 와인들을 통해 알아본 바로 1990년 빈티지는 놀라울 정도로 훌륭했다. 와인의 표현력 높은 특성은 26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성숙하고 완벽히 진화되었지만 여전히 약간의 에너지가 남아 있고 타닌도 고집스레 존재하여 계속해서 큰 인상을 남긴다. 이 와인들은 누가 고집하지 않더라도 보관할 가치가 충분하다.

2010, 4총사

샤토 드 보카스텔 2010
2010 빈티지 중에서 가장 색이 진하고, 향은 촘촘하고, 친밀하고, 매력적이다. (블랙 체리, 고기, 타닥거리며 타는 가지치기한 포도나무 장작 냄새가 어우러진다.) 네 개의 2010 빈티지 와인 중에서 가장 산도가 높고, 신선하고, 순수하며 서로 다른 풍미들이 분주히 춤을 추는 느낌이다. (검은 과일이 조금 씁쓸하게 느껴지지도 하지만 레몬, 아몬드, 감초 또한 몸싸움을 벌인다.) 특별히 타닌이 강하지는 않아도 매우 에너지가 넘친다. 95점

샤토 라 네르트 2010
부드럽고, 따뜻하고, 순한 아로마에서 달콤한 우유, 초콜릿, 담배가 느껴져 이것이 전형적인 우아한 라 네르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한 모금 마셔보면 이것도 결국엔 2010 빈티지라는 걸 깨닫게 된다. 입안에서는 아로마에서 예상한 것보다 더 신선하고 자극적이다. 말린 허브와 구운 고기 풍미에 꽃향기도 느껴진다. 활기차고, 순수하면서도 공격적이며, 전혀 부드럽지 않다. 기본적인 네르트 스타일이다. 93점

도멘 뒤 페고, 퀴베 레세르베 2010
농축되고 후한 와인이지만 (이 병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병들도 모두 그렇다고 가정할 때) 뚜렷한 반창고/페놀 특징이 느껴졌다. 로랑스 페로는 이것을 “매우 동물적”이라고 표현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이 와인에 대해서는 점수를 매기지 않았지만 다른 비평가들은 이 와인을 후하게 평가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와인 서처에서 검색해보면 100점 만점에 97점 혹은 98점을 받은 것이 네 번, 20점 만점에 18점을 받은 것이 한 번 있음을 알 수 있다.

도멘 뒤 비유 텔레그라프, “La Crau” 2010
2010 사총사 중에서 가장 색상이 연하고 아로마의 복합성이 매우 뛰어나다. (잔에 붓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검은나무딸기, 딸기, 타임, 오렌지 블로섬, 라벤더, 꿀 향이 나타난다.) 입안에서는 넷 중에서 가장 견고하고 타닌의 품질이 높다. 단단히 다져지고, 균형 잡혀 있으며, 풍미 있고, 여운이 길다. 위엄 있으면서도 세련된 모습을 갖추는 데 성공한 샤토네프로서 훌륭한 비유 텔레그라프이기도 하다. 96점

2000, 사총사

샤토 드 보카스텔 2000
다시 한 번, 색상이 넷 중 가장 진하고, 갓 뽑은 털과 피가 흐를 정도로 덜 익힌 소고기에 약간의 박하를 더한 것 같은 향이 연상되는 아주 매력적이고 후한 아로마를 가졌다. (이 빈티지는 유난히 무베드르의 함량이 높아 30퍼센트에 달한다.) 입안에서는 사총사 중에 가장 오랫동안 과일 풍미를 보여준다. 과즙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완전하고, 균형 잡혔으며, 농축되었다. 93점

샤토 라 네르트 2000
선명하고 반투명한 딸기처럼 붉은색을 띤다. 2010 빈티지보다 드라이한 향이 나지만 전형적인 라 네르트의 품위와 매력을 지녔다. 체리는 슬슬 사라져가고 짚, 감초 뿌리, 시가 잎 아로마가 앞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입안에서는 질감이 부드럽고 표현력이 강하다. 섬세한 과일 풍미에서는 잼 같은 달콤함도 느껴진다. 그럼에도 지배적인 산도로 인해 균형이 잘 잡혀 있다. 내 창고에 있는 와인이라면 지금 당장, 혹은 앞으로 1-2년 사이에 마실 것이다. 91점

도멘 뒤 페고, 퀴베 레세르베 2000
색은 맑고 투명하다. 그윽하고 조화로운 흙, 박하, 커피, 소나무, 라벤더 아로마를 느낄 수 있다. 입안에서는 길고, 풍부하고, 선명하며, 잘 구조 잡힌 것은 물론 손에 잡힐 듯 뚜렷한 타닌을 느낄 수 있다. 여전히 과일로 가득한 산도가 남아있고 마지막으로는 복합적인 향신료와 향 풍미도 있다. 성숙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숙성시킬 가치가 있는 좋은 와인이다. 93점

도멘 뒤 비유 텔레그라프, “La Crau” 2000
라 테르트보다 조금 더 진하지만 페고와는 비슷하다. 놀랍게도 꿀 같은 달콤함과 함께 야생 꽃과 라벤더 아로마도 갖추고 있다. 입안에서는 라 네르트보다 부피감과 힘이 더 낫고, 산도는 낮으며 타닌이 풍부하다. 지금으로서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고, 타임과 고기의 감칠맛이 세련된 복숭아 풍미를 감싸고 있다. 95점

1990, 사총사

샤토 드 보카스텔 1990
다른 와인들처럼 투명한 붉은색이다. 건포도와 흙이 느껴지지만 지배적인 건 박하 향(오래된 보카스텔 와인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조화롭고 매끈하지만 여전히 부피감과 에너지가 남아 있고, 퇴락의 징조는 전혀 없다. 입안에서는 활기차고, 강력하고, 깊으며, 능수능란한 동시에 보카스텔의 전형적인 산도와 태운 건포도를 느낄 수 있다. 인상적으로 남아 있는 타닌과 허브와 향신료의 복합성이 여운으로 남는다. 95점

샤토 라 네르트 1990
맑은 붉은색으로 완전히 숙성된 것처럼 보인다. 순수하고, 우아하고, 고요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아로마는 먼지, 오래된 가구, 양피지 책 같은 느낌을 준다. 입안에서는 매끄럽고, 익힌 과일과 초콜릿, 야생 버섯 풍미와 함께 타닌이 부드럽게 혀를 감싸며, 시가 잎이 느껴진다. 아름답고, 완전히 성숙한, 흰 머리가 난 와인으로서 앞으로 몇 년은 괜찮겠지만 숙성시킨다고 해서 더 나아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94점

도멘 뒤 페고, 퀴베 레세르베 1990
선명한 핏빛 붉은 색조를 띠고 아로마 강한 특성과 함께 완전히 성숙했다. 우아하면서도 마시기에 무리가 없고 질서가 잡혀 있다. 느껴지는 향으로는 소나무 꿀, 야생 버섯, 여름 끝자락의 먼지 덮인 나뭇잎, 벽난로 위에 걸어둔 소금에 절인 고기 등이 포함된다. 입안에서도 훌륭하지만 다시 한 번 내게는 이미 더 이상 숙성시킬 필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자두, 건자두, 건포도 풍미가 모두 시간에 의해 합쳐져 진하고 씁쓸한 과일 케이크와 담배의 강도로 나타난다. 이를 뒷받침하는 타닌은 여전히 훌륭하지만 과일 풍미와 아로마의 어우러짐은 이것이 완전히 숙성되었음을 알린다. 95점

도멘 뒤 비유 텔레그라프, “La Crau” 1990
진하고 맑은 벽돌색-석류색을 띤다. 조화롭고 평온한 아로마에는 타임, 라벤더, 소나무, 탠저린 귤, 그릴에 구운 고기가 합쳐져 매력적인 파스텔 분위기를 낸다. 여전히 입안에서는 진하다. 풍부하고, 통통하고, 구조 잡힌 타닌에 잘 익어 표현력 강하고 위풍당당한 풍미가 느껴진다. 이제 과일 풍미는 없지만 버섯, 시가 잎, 육즙 등이 풍부하고 비유 텔레그라프의 특징인 따스함이 남아 있다. 96점

 

CREDIT

        • 작성자

          Andrew Jefford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6.05.23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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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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