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평소 맥주를 폭탄주에 사용하거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맥주를 테이스팅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낯선 모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테이스팅은 맥주 고유의 풍미를 더 잘 느낄 수 있으며 양조사의 의도를 파악하는 재미도 있어 도전해 보시면 꽤 재미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맥주를 평가하는 요소는 크게 ‘향(Aroma)’, ‘외관(Appearance)’, ‘맛(Flaovr)’, ‘마우스필(Mouthfeel)’로 구분되어 집니다. 그 외에 이취(Off-flavor)의 유, 무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모든 요소를 평가할 때는 주관적인 요소가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가령, 내가 좋아하는 맛이 아니다, 너무 진하다 등의 기준이 모호한 표현은 적절한 표현 방법이 아닙니다.
아래에는 각각의 요소를 파악하고 표현하는 법에 대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향(Aroma)
맥주의 주재료인 ‘맥아’, ‘홉’, ‘효모’는 맥주를 구성하는 요소로 이에 따른 향과 맛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향의 표현할 때는 이들을 분리해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데, 예를 들어 ‘시트러스한 과일 향이 나는데 맥아의 향이다’라고 정의해서는 안 됩니다.
고소한 향(곡물, 견과류, 카라멜, 커피)는 보통 맥아로부터 나오며, 과일의 풍미는 홉이나 효모로부터 나타납니다. 때로는 호가든처럼 부재료를 사용하여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트레이닝이 필요합니다.
2. 외관(Appearance)
외관을 평가하는 요소는 ‘색상’, ‘거품’, ‘탁도’ 등이 있습니다. 색상은 밝은 색상부터 검은색까지 다양하게 있으나 일부 산화가 일어나거나 부재료로 인해 초록색이나 다른 색 등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거품은 크기부터 색상, 유지력 등이 평가요소가 되는데 무조건 거품이 많거나 오래 유지된다고 하여 좋은 것은 아닙니다. 스타일에 따라 거품은 유지될 수도 또는 아예 없을 수도 있으니 스타일에 대한 이해에 따른 평가가 필수적입니다.
3. 맛(Flavor)
맛은 향과 마찬가지로 재료별로 맛을 구분하여 설명하여야 하는데, 가령 ‘홉으로부터 오렌지 같은 시트러스한 풍미가 난다’ 등의 표현이 되어야 합니다. 재료에 대한 이해와 강도에 대한 정확한 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울 수도 있지만, 몇 번 하다 보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맛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밸런스라고 생각됩니다. 각 재료 간의 조합과 강도가 잘 어우러져야 훌륭한 맥주라 생각되는데 특히, 부재료를 사용한 맥주일수록 부재료와 본 맥주의 캐릭터의 밸런스가 적절한가는 중요한 평가요소가 됩니다.
4. 마우스필(Mouthfeel)
입안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뜻하는 단어로 바디감, 탄산감, 알코올, 떫은맛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떫은맛’은 맥주를 평가할 때 중요한 요소로 와인과는 다르게 맥주에서는 떫은맛이 나타날 경우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내용은 ‘BJCP(Beer Judge Certification Program)’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는 내용이기에 꼭 이처럼 테이스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맥주는 기호식품이기에 자신의 취향에 맞으면 재미있게 즐기시길 바랍니다.
더하여 이 외에 만약 맥주를 테이스팅하는 방법에 대하여 조금 더 공부하고 싶다면 ‘BJCP 2015 Style Guideline’를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맥주 스타일 사전으로 최근 번역본도 구할 수 있으니 보면서 맥주를 드시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