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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주식보다 낫다? 미국인도 열광하는 와인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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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주식보다 낫다? 미국인도 열광하는 와인 투자

임지연 2022년 10월 26일

전 세계 증시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고급 와인 가격은 빠르게 치솟고 있다. 신생 미국계 와인 펀드들이 젊은 개미 투자자 자금을 무기 삼아 고급 와인을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와인 관련 투자는 단연 영국과 프랑스 같은 유럽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와 그 분위기가 점차 변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올 하반기에 들어와 달러화의 강세가 계속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투자 주도 현상이 이어졌고, 와인 투자 상품에서도 미국 주도 현상이 꾸준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주도의 와인 투자 상품 호재가 이어지면서 20~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것도 바로 최근에 들어와서의 일이다. 그렇다면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전한 투자처로의 와인은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줄 수 있을까?

더욱이 십여 년 전 중국에서 불었던 고가의 와인 상품에 대한 관심이 마치 썰물처럼 시장을 빠져나가면서 촉발된 중국 내 와인 투자 상품 붕괴와 그와는 정반대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와인 투자 바람까지 매우 대조적인 현상이 국가별로 다르게 목격되고 있다. 이 점이 와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보다 더 대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일 것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와인 투자 회사인 컬트 와인(CULT WINE)의 공동 설립자 톰 기어는 “글로벌 악재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변동성이 적은 자산을 찾고 있는 투자자라면 지금이야말로 와인 투자 상품을 구매할 최적의 시기”라고 평가했다.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했던 금융 위기 시기, 글로벌 대형주들이 연일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던 당시에도 와인과 관련된 투자 상품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은 채 꾸준한 수익률을 보였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는 “올해 들어와 와인 투자 상품에 대한 글로벌 호재가 이어지는 분위기”라면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투자 등급의 와인은 Liv-ex 100지수로 지난 한 해 동안 약 8.6% 이상 상승했다. 반면 S&P500지수는 같은 시기 약 16% 하락해 최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가능한 이유는 고급 와인의 경우 대부분이 제조된 지 상당 시간이 흐른 빈티지 와인인데, 소량의 빈티지 와인은 그 제품들이 팔려나갈수록 남아 있는 상품 수가 줄어들게 되고, 팔리면 팔릴수록 그 가치가 더 높아진다는 점에서 가격 상승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즉, 와인을 주요 투자 상품으로 한 종목은 다른 투자 상품과 비교했을 때 매우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와인 투자 상품이야말로 오히려 일반적인 기업체에 대한 투자나 국채를 구매하는 것만큼 간단한 투자처가 아니라며 반대의 목소리에 힘이 싣기도 한다.

소액이든 대규모 자본을 동원한 투자이든 무관하게 와인 투자 상품을 덥석 구매하기 전에 반드시 상품 구매 후 자금이 어떤 방식으로 융통되고 투자, 운용되는지에 대한 상세한 조사와 수수료 내역, 유동 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와인 투자 형태

최근 들어와 미국 MZ세대들을 중심으로 와인 투자 상품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한때 이 분야에 대한 독보적인 시장으로 군림했던 유럽 시장보다 한층 더 뜨겁게 고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미국의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와인 투자 방식이 일종의 개미들이 투자금을 모아 굴리는 와인 펀드 형태가 꼽힌다. 가장 최근 미국에서 생긴 와인 펀드인 ‘비노베스트(VINOVEST)’는 창립한 지 단 3년 만에 투자자 13만 명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을 정도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와인 상품에 문외한 투자자를 겨냥한 사기 행각을 벌이는 범죄자의 접근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는 일관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미국 수사기관 FBI는 무려 150명 이상의 투자자들이 1300만 달러 이상의 투자 사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하고 가해자로 영국 국적의 남성을 지목해 공개 수배했다.

이 가해자는 주로 미국에 거주하는 60대 이상의 노인들의 연락처를 수소문한 뒤,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조작된 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와인 투자 상품의 수익성을 선전했다.

가해 남성에게 속아 거액의 투자를 했던 피해자들은 수개월 내에 영국에 소재한 와이너리 저장고 속의 고가 와인이 유럽과 미국 일대에 유통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했던 것이다.

이와 함께, 런던국제와인거래소 리벡스(Liv-ex)가 조사한 ‘bid-to-offer’ 지표가 지난 1월 1.8에서 6월 0.8로 급감했다는 점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리벡스는 2000년 설립된 와인거래소로 Liv-ex Power 100지수를 개발해 시장에서 거래되는 와인 브랜드와 거래량, 가격, 가격상승률 등을 기준으로 Liv-ex Power 100지수를 운영해오고 있는데, 해당 지수가 하락했다는 것은 곧 이 시기 많은 수의 와인 투자자들이 돈을 넣기보다는 투자금을 회수하고자 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 분석에 따르면 최근 Liv-ex 100지수는 지난 2년 사이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바로 이것이 다수의 와인 투자자들에게 무분별한 투자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증거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리벡스 소속의 관계자 캐서린 휴잇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위기와 경기 침체 등의 경제 문제가 의심할 여지없이 올 가을과 겨울 하반기에 와인 투자 시장을 암울하게 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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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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