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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과 인력난,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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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과 인력난,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김대영 2024년 2월 29일

오늘은 조금 예민하지만 꼭 이야기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외식업 인력난 이야기이다.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심지어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그러나 유독 국내 외식업 상황이 심각하다. 단순히 수치상으로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 심각하게 곪아있는 문제다. 오늘은 외식업을 둘러싸고 있는 이 난제에 대해 한번 살펴보려 한다.

[고용인 입장에서의 난제]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력난의 원인을 단순히 고용인들의 부도덕한 모습으로 치부해 버리는데, 상황을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먼저 외식업은 기본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산업군이다. 높은 임대료와 식자재 비용 같은 고정비도 높을뿐더러 인건비, 부수적인 비용까지 고려하면 수익률 20%도 힘든 상황이다. 특히 경기를 예민하게 타는 산업이다. 불경기에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비용이라, 안정적인 구조를 만드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최근 물가 상승, 금리 상승, 재료비 상승으로 원가에 대한 부담이 늘었지만 식당의 음식값을 올리기엔 소비자들의 눈치도 보인다.

외식업 인력난이 본격화된 것은 최저시급의 급격한 상승과 주 52시간제 도입부터라 말한다. 안 그래도 낮은 수익률에 인건비까지 올라가니 사람을 고용하는 것에 소극적이게 된다. 사람이 줄어드니 남은 인원의 업무 할당량은 자연스레 더 부과가 되고 그나마 남은 직원들은 부담을 느끼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인건비를 올리자니 남는 것이 없고, 사람을 줄이자니 버티는 직원이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근로자 입장에서의 난제]
외식업은 젊은 사람들에게 어떤 매력이 있을까? 낮은 임금, 고된 업무와 열악한 근무 환경, 고용주의 운영철학에만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악습에 매력을 느낄 근로자는 없을 것이다. 과거 외식업계는 직원들의 열정과 마인드로 유지되었던 구조였다. 9 to 6 사무직원의 기준이 젊은 근로자들의 정상 기준이 되면서 기존의 외식업 근로자로서의 매력은 균열이 생기게 된다. 그래도 기술을 배워 본인의 사업장을 운영하는 것이 종착지라 생각했던 과거 외식업에서는 ‘열정’이라는 단어가 먹혔다. 그러나 창업이 미래의 안정성을 보장하지 않는 지금 현실에서는 ‘열정’이 먹히지 않는다. 특히 공정함에 대해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직원들에게 외식업계의 임금체계는 상당히 불공정하기도 했다. 이는 최저시급이 급격하게 올라 발생한 이슈인데, 가끔 투입되는 일용직 아르바이트생의 일당이 정규직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아 가는 꼴이 되어버린 일은 흔할 정도였다.

[원인은 무엇이고 해결할 수 있을까?]
여러모로 수익률이 높아지면 해결될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제일 어려운 일이다. 지금의 외식업 구조에서 수익률을 늘리려면 직원 1명당 창출하는 수익을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즉시 전력의 경력직이 필요하다. 그러나 실력 있는 직원을 채용하기엔 투자 비용이 높다. 그래서 잠재력 있는 신입을 고용하고 육성하는 것을 택한다. 그러나 잘 육성한 신입은 더 좋은 조건으로 1년~2년 사이에 이직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도 같은 외식업계로 가면 다행일 텐데, 아예 다른 산업군으로 가버린다.

직원들도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고용주들도 직원들에게 돈을 투자하지 않는 인력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그냥 어쩌다 열정 많고 돈에 둔한 직원 한 명 걸려라의 마인드로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은 분명 아니라는 것이다. 해결점은 있을까? 문제가 나왔으니 해결도 가능할까? 아쉽게도 현재로서는 직원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 정확하게는 평생 우리 업장을 위해 일해줄 직원을 찾으면 안 된다. 그런 직원은 외식업계뿐 아니라 어떤 산업에서도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외식업은 근속기간 평균 1년을 잡고 예측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1년 다닐 직원을 2년 다니게 만들어주는 방법으로 고민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대신 우리 매장에서 효율적으로 일해줄 수 있는 직원들을 뽑아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 매장은 좋은 직원들이 원하는 직장인가?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매장마다 답은 다 다르겠지만, 있어야 한다. 그런 매력 없이 좋은 직원을 고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또 한편으로는 단순히 매장에서의 수익 외에 부가적인 수입이 일어날 만한 사업을 고민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단순히 전통적인 오프라인 외식업으로 쉽게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다. 내가 아끼는 직원들을 오래도록 다니게 하고 싶다면 대표는 매출과 수익에 대한 고민을 멈추면 안 된다.

젊은 직원들 역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솔직함을 강조하는데, 고용주도 사람이다. 사람은 대화가 통한다. 본인이 겪고 있는 문제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과정을 가져야 한다. 본인은 손해 볼 것 없다는 마인드로 근무를 하거나 책임감 없이 일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본인의 지난 무책임은 쌓여서 결국 본인에게 해를 끼친다. 반대로 책임감 있게 일하는 모습은 쌓여서 결국 예상치 못한 기회를 얻기도 한다.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상식이 통하는 선에서 이야기해야 한다.

사실 모든 해결점이 각자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참으로 아쉽다.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치부하기엔 어려움이 곳곳에 곪아있는 산업이다. 또다시 뻔한 말이지만 직원과 고용주 양측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더 가지고 목소리를 내어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사회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어쩌면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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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음식이야기를 좋아하고 즐깁니다. 음식의 가치를 올바르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팟캐스트 "어차피, 음식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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