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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바 Talk] 와인 테이스팅 능력 기르기 1

[와인바 Talk] 와인 테이스팅 능력 기르기 1

Emma Yang 2021년 2월 23일

스물여섯 번째 와인바 Talk, 와인 테이스팅 능력 기르기 1

필자가 와인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와인 대회를 취재하는 것을 보았다. 소믈리에 한두 명을 종일 따라다니며 와인 대회의 과정과 소믈리에의 노력에 대해서 보여주었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와인을 시음하는 모습이었다. 와인 글라스에 채워진 여러 종류의 와인을 맛만 보고 어느 나라의 와인인지, 어떤 포도 품종으로 만들었는지 등의 세세한 정보를 알아내야 하는 시험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설마 정답을 맞추는 사람이 정말로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지금에서는 정답을 맞추는 소믈리에가 있다는 것을 안다.

필자가 과거 어느 한 와인 경연 대회(wine competition) 담당자였을 때, 전 세계 각지에서 참가한 수백 종의 와인을 여러 명의 소믈리에가 테이스팅하는 모습을 지켜봤었다. 소믈리에는 국가나 품종 등 최소한의 정보만 가지고 와인을 평가했는데, 와인 테이스팅 만으로 와인의 지역과 생산자는 물론이요 가격대까지 유추해내는 특출난 소믈리에들이 몇몇 있었다. 와인에 대한 모든 정보를 볼 수 있었던 필자는 소믈리에의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정말 테이스팅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생산자의 피와 땀으로 소중하게 만들어진 와인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테이스팅 능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 / 사진 출처: Andrea-cairone@unsplash]

와인 테이스팅 능력은 타고나는 것일까? 물론 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 필자가 처음 와인을 공부했을 당시 같이 공부했던 친구 중에 유난히 테이스팅 능력이 뛰어난 이들이 있었다. 와인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태생적으로 후각이 예민하고 기억력이 좋아서인지 와인을 구별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소믈리에 대부분은 와인 테이스팅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 많은 연습을 한다. 피나는 노력과 연습을 통해 최고의 소믈리에 자리에 오르는 사람이 많은데, 이 말은 평범한 사람도 연습과 노력을 통해 테이스팅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와인바의 일부 손님은 ‘와인은 맛이 다 똑같아서 먹어봐도 무슨 맛인지 모르겠으니 아무거나 마시면 된다’라고 이야기한다. 와인 생산자의 피와 땀으로 소중하게 만들어진 와인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해 하찮은 와인이라고 폄하하는 오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라도 테이스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

[와인 한잔으로 와인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 사진 출처: Big-dodzy@unsplash]

와인이 다 비슷해서 맛도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와인 한잔으로 와인의 생산 국가나 지역뿐만 아니라 포도 품종 같은 세세한 정보 등을 알아낼 수 있겠냐는 의문이 들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와인을 공부하고 와인을 많이 마시다 보면 가능한 일이 된다. 물론 와인을 ‘그냥’ 마시기만 하면 세세하게 구분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와인도 생산 국가나 품종에 따라 와인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특징’이 있다.

같은 포도 품종이라도 생산 국가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를 머릿속에 인지한 후 반복적으로 테이스팅을 하면서 기억해야 한다. 그 느낌이 몸에 밸 때까지 훈련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테이스팅 훈련에 들어가기 전에 테이스팅 감각을 익히는 연습을 먼저 한다. 와인 맛의 네 가지 요소에 대한 혀의 감각을 익히고 표현하는 기술 방법을 배운 후에 테이스팅을 시작해야 와인에서 느낀 점을 나만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 그렇게 해야 머릿속에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과정이다.

[와인에서 산도가 너무 약하면 와인이 밍밍해지고, 산도가 너무 강하면 목이 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 사진 출처: Anita-jankovic@unsplash]

와인 맛을 이루는 네 가지 기본 요소인 산도, 당도, 알코올 그리고 타닌은 와인의 맛을 분석하는 기본 원리이다. 이 네 가지의 맛과 풍미를 느끼는 훈련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와인잔 네 개를 준비한다. 잔에 일정량의 물을 채운 후 레몬즙, 설탕, 홍차 티백, 보드카 같은 무색의 증류주를 준비한다. 위 재료들을 소량씩만 각각의 와인잔의 물과 섞으면서 맛을 본다. 와인을 마시듯 입안에서 굴려보고 목으로 넘기면서 느껴지는 감각을 기억한다. 재료들을 조금씩 추가하면서 맛이 약할 때와 강할 때 입안에서와 목에서의 차이를 느껴본다.

산도는 와인의 구조감을 주고 신선한 느낌을 주는 요소로 산도가 너무 약하면 와인이 밍밍하게 느껴지고 너무 강한 경우 입안에 많은 침이 고이고 턱이 뻐근해지며 불쾌감을 주기도 한다. 적절한 산도가 와인을 뒷받침해줘야 구조감이 탄탄한 밸런스 좋은 와인이 탄생한다. 당도의 경우 포도즙의 향과 맛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달지 않은 와인이라고 표현되는 드라이 와인도 달콤한 포도의 향과 과실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스위트 와인의 경우 실제 당 성분이 많이 남아 단맛을 내는 경우이므로 설탕의 양을 조절해 물에 섞으면서 당도의 세기에 따른 맛의 느낌을 훈련해 본다.

[홍차 티백을 이용하여 와인의 떫은맛을 내는 타닌 성분에 대한 훈련을 할 수 있다. / 사진 출처: Gareth-hubbard@unsplash]

와인에서 떫은 감을 먹을 때 입안과 혀가 오그라드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이건 타닌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포도 껍질과 가지, 씨 등에서 나온다. 떫은맛이 있는 홍차 티백을 물에 살짝 담가 마셔보고 오랫동안 진하게 우려 마셔보며 타닌의 세기에 대해 훈련한다. 와인도 술이기 때문에 알코올은 산도, 당도와 함께 와인의 밸런스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다. 알코올이 너무 강할 경우 목이 타 들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나고, 너무 약할 경우 와인이 바람 빠진 것처럼 싱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적절한 알코올은 입안 곳곳을 훑고 목을 통과하여 귀 부분까지 와인의 향과 맛을 전달해 와인의 맛을 한층 더 깊게 느끼게 해준다. 보드카의 양을 조절해가며 알코올을 느껴보고 세기에 따른 느낌을 훈련을 해본다.

이렇게 테이스팅 감각을 훈련한 후 그다음 과정으로 해야 할 것이 바로 비교 테이스팅 훈련이다. 비교 테이스팅이란 두 가지 이상의 와인을 각각의 잔에 따라 놓고 비교해가며 테이스팅하는 것을 말한다. 와인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소믈리에는 이 비교 테이스팅을 주제를 정해 체계적으로 꾸준히 연습함으로써 테이스팅 훈련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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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Yang

모두가 와인을 쉽고 재밌게 마시는 그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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