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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바 Talk] 와인 오프너

[와인바 Talk] 와인 오프너

Emma Yang 2021년 7월 8일

서른여섯 번째 와인바 Talk, 와인 오프너

가게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와인을 오픈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손님이 본인은 와인을 오픈할 때 너무 힘든데 사장님은 어떻게 그렇게 쉽게 하시냐며 비법을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와인이 직업이니 당연히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너스레를 떨지만, 사실 와인 일을 10년 정도 하다 보니 하루에도 몇 병씩 오픈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그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와인을 오픈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필자도 와인을 막 공부하기 시작했던 시절에는 와인 오픈하는 것이 어려워 빈 병에 코르크를 수십 번씩 꼽았다 뺐다 하며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누가 더 빨리 오픈하는지 친구와 내기를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와인을 즐기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행위가 바로 와인을 오픈하는 것이지만, 정말 많은 사람이 와인 오픈에 애를 먹고 어려워한다. 그래서 초보자들도 와인을 쉽게 오픈할 수 있도록 간편한 와인 오프너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와인병에 대고 있기만 하면 전동으로 스크루를 돌려 오픈해주는 자동 기계나 병 입구에 오프너를 대고 스크루를 돌리면 사람 팔처럼 올라와 양쪽 팔을 동시에 내려 와인을 오픈하는 사용하기 간단하고 쉬운 오프너가 있다. 일부 와인의 경우 와인 메이커의 선택에 따라 오프너가 필요 없도록 스크루캡으로 만들어져 간단하게 돌려 열 수도 있지만, 언제나 스크루캡의 와인만을 마실 수는 없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와인을 오픈할 수 있는 방법을 꼭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와인을 오픈할 때 사용하는 오프너의 종류는 사용법이나 용도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뉘는데, 대표적으로 스크루만 달린 심플한 T자형 오프너, 스크루와 와인 오픈을 도와주는 지렛대에 포일을 벗길 수 있도록 작은 나이프까지 달린 소믈리에 나이프(혹은 웨이터스 코르크 스크루), 그리고 오래된 와인의 코르크를 뺄 때 주로 사용되는 아쏘(Ah-So), 이렇게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스크루의 팔을 이용해 쉽게 오픈할 수 있는 와인 오프너]

T자형 오프너는 가장 먼저 만들어진 형태의 오프너이다. 다른 부가적인 기능이 없이 순수하게 코르크를 힘만으로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용하기가 매우 어렵다. 사실 10년간 와인을 오픈해 온 필자조차도 사용해본 기억이 거의 없고, 또한 힘이 모자라 코르크를 잘 뽑지도 못한다. T자형 오프너는 와인병 입구를 싸고 있는 캡을 벗겨내고 스크루를 코르크에 꽂은 뒤 오프너의 손잡이 부분을 잡고 코르크를 힘으로 뽑아내야 하는데, 이때 힘 조절을 잘못해 각도가 안 맞거나 하면 코르크가 부러지는 경우도 많고, 코르크를 잘 뽑아내더라도 순간적으로 코르크를 뽑아내는 압력 때문에 와인이 밖으로 넘치기 쉽다.

그래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 크기를 작게 만들어 휴대성을 높인 것이 지금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형태의 소믈리에 나이프(sommelier knife)이다. 소믈리에 나이프에는 캡을 잘 벗겨 낼 수 있는 작은 나이프가 달려있고, 평상시에는 손안에 쏙 들어 올 수 있도록 작은 부피로 접었다가 사용할 때는 T자 모양으로 펴서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다.

[T자형 오프너는 고전적인 멋이 있지만 사용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소믈리에 나이프로 와인을 오픈할 때는 작은 칼로 와인병 캡의 윗부분을 동그랗게 벗겨내고, 오프너를 펴서 T자 모양으로 만든 뒤 스크루를 코르크 정 중앙에 맞춰서 힘껏 꽂아 넣는다. 스크루를 꽂아 넣은 후 스크루를 와인병과 일직선이 되도록 똑바로 세우고 천천히 돌려 밀어 넣는다. 스크루 회오리 부분이 끝에서 한 칸 정도만 남을 때까지 쭉쭉 돌려 넣는다. 이때 스크루를 사선으로 삐뚤게 넣거나 한쪽 부분으로 치우쳐서 넣게 되면 코르크가 잘 부러지고 스크루가 코르크를 뚫고 병목 부분의 유리에 닿아 제대로 뽑히지 않으니 코르크 중앙에 잘 맞춰 넣도록 한다.

그 뒤에 T자 모양의 윗부분에서 걸쇠가 있는 쪽을 내려 걸쇠 부분을 와인병 입구에 잘 걸어둔 뒤 한 손에 병목과 걸쇠를 잘 모아 움켜쥐면 T자였던 스크루가 ㄱ자가 된다. 지렛대 원리를 이용하여 스크루 손잡이를 들어 올리면 코르크가 위로 올라오면서 뽑힌다. 대부분 가정에서 사용하는 소믈리에 나이프의 경우 걸쇠 부분이 2단으로 되어있어 위에 있는 걸쇠를 먼저 걸어 코르크를 뽑아내면 코르크가 반 정도만 올라오게 된다. 이때 나머지 코르크를 그냥 힘으로 뽑아내려고 하면 코르크가 부러져 버릴 수 있다. 그래서 꼭 첫 번째 걸쇠를 사용하여 코르크를 반쯤 뽑아내고, 두 번째 걸쇠를 사용하여 나머지 코르크를 깨끗이 뽑아내야 한다.

[걸쇠가 2단으로 되어있으면 안정적으로 코르크를 뽑아낼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와인에 닿아 있던 코르크는 탄력을 잃기도 하고 와인을 너무 많이 흡수했거나 아니면 바짝 말라버려 쉽게 부서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코르크에 스크루를 꽂아 넣어 조금만 힘을 주어도 코르크가 손상되거나 병 속으로 밀려 들어가 뽑아낼 수 없을 정도가 되는데,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쏘’다.

아쏘는 손잡이에 두 개의 긴 얇은 철판이 붙어 있다. 이 두 개의 철판을 코르크와 와인병 사이에 깊숙이 끼워 넣어 살살 돌리면서 코르크를 뽑아낸다. 아쏘는 코르크를 온전히 보전하면서 뽑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코르크가 망가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와인 애호가의 경우 꼭 올드 빈티지의 와인뿐만이 아니라 최근 빈티지의 와인까지도 아쏘를 사용하여 오픈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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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Yang

모두가 와인을 쉽고 재밌게 마시는 그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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