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곁들이는 음식으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치즈, 와인바에서 가장 쉽게 주문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하지만 플레이트에 올려진 다양한 종류의 치즈와 함께 와인을 마시는데, 무언가 삐걱거리는 느낌을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흔히들 와인과 치즈의 관계를 ‘소울 메이트’라 하는데, 제짝을 찾지 못한다면 최악의 메이트가 될지도 모른다.
지난 5일과 12일, 2차례에 걸쳐 와인비전에서 와인과 치즈 페어링 특별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Pont-l’Évêque / Banon / Chaource / Langre / Sainte-Maure-de-Touraine / Mozzarella / Brie / Munster / Valençay / Cheddar / Tomme de Savoie / Beaufort / Comté / Manchego / Gouda / Stilton 등 다양한 스타일의 치즈 16종이 준비되었으며, 생치즈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은 유럽에서 직접 공수하여 선보였다.
치즈만큼이나 다채로운 스타일의 와인 또한 15종이 준비되어, 하나하나씩 직접 비교하며 맛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스파클링, 화이트, 레드, 스위트, 주정 강화, 그리고 무알코올 와인까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스타일의 와인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기회였다. 시음 와인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Walter Hansel Chardonnay 2014 / Delamotte Champagne NV / Pascal Jolivet Sancerre 2014 / I Caputani Serum Greco di Tufo 2020 / Herve Kerlann, La Cabot Bourgogne Pinot Noir 2016 / Domaine Guillot-Broux “Les Genievieres” Macon-Cruzille 2017 / Ugaba Stellenbosch 2015 / Noughty Non-alcohol sparkling wine NV / Hamilton Russell Vineyards Chardonnay 2017 / Antonin Rodet Fixin 1998 / Courbet Chateau-Chalon Vin Jaune 2003 / Senorio de San Vicente 2007 / Le Potazzine Toscana IGT Parus 2017 / Phoenix Napa Valley Carbernet Sauvignon / Barbeito 10 Year Old Boal Reserva, Madeira
치즈는 원산지, 원유 종류, 숙성 여부, 제조 방법 등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된다. 우선, 전통 치즈의 대표적인 국가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스위스 등이 있으며, 원유를 제공하는 가축에는 소, 염소, 양, 물소가 대표적이다. 또한, 제조 방법에 따라 생치즈, 흰색 외피 연성 치즈, 세척 외피 연성 치즈, 반경성 치즈, 경성 치즈, 블루 치즈, 가공치즈 등 7가지로 분류한다.
생치즈(Fresh, Unripened Cheeses)는 유산균, 효소로 굳혀 숙성시키지 않고 만드는 부드러운 치즈이며, 흰색 외피 연성 치즈(White mould cheeses)는 표면의 흰 곰팡이 영향으로 겉에서 안으로 점점 숙성이 진행된다. 세척 외피 연성 치즈(Washed rind cheeses)는 표면을 소금물이나 알코올로 씻어 만들어, 독특하고 강한 향을 보이지만 맛은 비교적 순하다.
반경성 치즈(Semi-hard cheeses)는 치즈를 압착해 보관성을 높인 스타일이며, 경성 치즈(Hard cheeses)는 압착 후 오래 숙성하여 수분 함량이 낮고 식감이 단단하면서 잘 부스러지는 특징을 보인다. 블루 치즈(Blue cheeses)는 치즈 속에 푸른곰팡이를 넣어 만들며 염분이 강하고 자극적이다. 마지막으로 가공 치즈는 앞서 설명한 자연 치즈에 식품 첨가물을 추가하여 재가공하면서 가격을 낮추고 유통의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다.
프랑스 디종의 ChemoSens에서 실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즈는 와인의 과일 향을 풍부하게 만들며, 레드 와인의 떫은맛을 감소시키고, 화이트 와인의 풍미를 증가시킨다. 치즈의 지방이 입안을 코팅하여 음료에 대한 미각 수용체를 차단하는 경향이 있는데, 와인의 산도와 단맛이 이 크림 같은 장벽을 제거하여 더욱 풍미를 돋우고 깔끔한 맛을 유지해준다.
와인과 치즈를 페어링할 때 무게감을 서로 비슷하게 맞추거나, 생산지가 같은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스파클링 와인과 화이트 와인은 부드럽고 크림 같은 치즈가 잘 어울리며, 레드 와인에는 숙성된 치즈, 그리고 펑키한 블루 치즈는 스위트 와인과 잘 맞다. 만약 특정 치즈에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기 어렵다면, 달콤한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에는 Brie, Camembert, Chèvre 치즈를, 샤르도네(Chardonnay) 품종에는 Gouda, Gruyere, Brie, Camembert를 페어링해보자.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와인과는 Chèvre, Sharp Cheddar가 잘 어울리고, 리슬링(Riesling)에는 Creamy Blue, Fondue, Ricotta, Brie, Feta 치즈가 좋은 매칭을 보여준다.
레드 와인 중에서 보르도 블렌드(Bordeaux Blend) 와인에 Brie, Camembert, Roquefort를, 피노 누아(Pinot Noir)와는 Gruyere, Buche가, 산지오베제(Sangiovese) 와인에는 Parmesan, Mozzarella, Fontina, Ricotta 치즈를 시도해보자.
수천 년을 이어오는 클래식한 페어링에는 다 이유가 있다. 글로만 배우는 것을 넘어, 직접 맛보고 느끼고 깨닫는 경험을 통해 우리의 와인 라이프가 더욱 풍성해진다. 당신의 와인 라이프를 업그레이드시켜줄 와인비전의 특별 세미나는 지금도 현재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