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하와이섬에서 나고 성장한 섬사람 출신인 것은 이미 알려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 대통령을 지내는 기간에도 여름 휴가 기간만 되면 잊지 않고 하와이에서 비교적 긴 연휴를 보냈기 때문인데, 그가 이 시기 매년 섬에 찾아와 들리는 곳은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일명 ‘오바마 맛집 투어’로 덩달아 유명세를 얻곤 했다.
이번에 필자가 소개하는 곳 역시 오바마 대통령이 즐겨 찾았던, 오직 하와이에서만 맛볼 수 있는 쉐이브 아이스(Shave ice) 전문점이다.
지난 1940년 처음 식료품 가게로 문을 열었던 이곳은 주인장이 그저 ‘심심풀이’로 운영해 볼 심산에 가게 한 켠에 작은 창문을 내고 시작한 영세한 규모의 디저트집이었다. 그 무렵 채소 가게이자 쉐이브 아이스 가게의 주인장은 ‘코이데 패밀리(the Koide family)’로 불리는 하와이 토박이 가족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 일대에 있었던 호놀룰루 주 경기장이 철거되면서 코이데 패밀리가 운영했던 쉐이브 아이스 가게를 포함한 이 근방의 상권이 위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가 1976년이었다. 코이데 패밀리는 상점을 인근에 거주하고 있던 단골 손님 ‘첸’에게 매각했고, 첸은 그의 가족들과 함께 당시 인수한 가게의 원형 그대로를 보존하며 2대 쉐이브 아이스 사장이 됐다.
하지만 첸씨 역시 10년이 지난 1986년 무렵 재정난을 이유로 웬밍 리 가족에게 양도를 결정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무려 30여 년 동안 웬밍 리 가족은 그의 아들과 손자, 손녀와 함께 쉐이브 아이스의 3대 사장으로 가게를 운영해오고 있다.
웬밍 리 가족은 부침을 세월을 견디며 한 자리에서 오랜 세월 가게를 운영해오고 있다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상점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여전히 식료품 가게다. 가게를 찾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쉐이브 아이스를 맛보려는 이들임에도 불구하고 간판은 예전 그대로의 ‘GROCERY STORE’를 달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쉐이브 아이스에서 판매되는 모든 아이스 제품은 웬밍 리 가족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것인데, 이 집이 지금의 유명세를 얻게 한 대표적인 메뉴인 알록달록한 시럽 역시 오직 ‘메이드 인 하와이’에서 재배되는 사탕수수를 사용해 가게 한 편의 주방에서 직접 우려낸다. 또, 한국인에게는 매우 익숙한 하와이식 팥빙수인 ‘아주키볼(AZUKIBOWL)’의 팥 고명 역시 매일 새벽 주방에서 삶아내는 탓에 씹히는 맛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또, 고명으로 올라가는 커스타드 푸딩과 찰쌀로 빚어낸 모찌볼 역시 일주일에 두 차례씩 직접 집에서 손으로 빚어낸다는 점에서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비록 가게 외관만 보면 대체 저 집만의 특징이 무엇이길래 이다지도 긴 줄을 선 손님들이 날마다 찾아오는지 의구심을 품기에 딱 좋은 허름한 모습이지만 많은 손님이 찾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가게를 찾으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1층짜리 단층 건물에 주차장을 알리는 간판은 붉은색 스프레이로 ‘PARK HERE’라고 흘기듯 적은 글자다. 글자를 처음 마주한 순간 필자는 이 집 주인장의 ‘쿨’한 성격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다.
혹자는 이런 분위기의 디저트 가게에 구름 떼같이 많은 수의 손님이 몰리는 현상을 목격하곤, 외모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하와이 사람들의 특징을 그대로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하와이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느껴지는 허름한 외관은 이곳이 과연 현존하는 유일한 파라다이스 ‘하와이’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인데, 한동안 하와이에서 현지인들의 문화와 동화돼 살다 보면 이들만의 편안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 집 역시 비록 허름한 외관이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오바마 대통령이 이 집의 단골이라는 점이다.
몇 해 전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지인들은 물론이고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꼭 가봐야 할 맛집 코스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매일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오후 6시 또는 6시 30분에는 어김없이 빗장을 잠그지만, 영업 중일 시간대에는 언제나 구름떼같은 고객들이 발걸음이 이어진다.
더욱이 재미있는 것은 주인장의 운영 원칙이다. 아무리 장사가 잘 되어도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일명 짓궃은 날씨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오후 5시 즈음 문을 닫고 일찍 퇴근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가게 앞에 진열된 안내판에는 ‘비가 오는 날 만약의 경우 가게에 전화했을 시 응답이 없다면 가게에 찾아오지 마세요. 문을 닫았을 확률이 높습니다’라고 적혀있는 주의문도 재미있다. 그야말로 ‘쿨 내 나는’ 주인장이 아닐 수 없다.
영업 시간을 연장해서라도 악착같이 수익을 더 내기보단, 평범하지만 편안한 삶을 사는 것에 더 관심있는 하와이 사람들의 평소 성격이 잘 나타나는 대목이다.
대체로 ‘맛’에 자신감 있는 식당의 외관이 더욱 허름하고, ‘맛’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식당의 주인장이 조금 덜 친절한 법인데, 이곳 역시 이 원칙에서 크게 위배되지 않는 셈이다.
쉐이브 아이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디저트 종류는 바나나, 딸기, 레몬, 라임, 오렌지, 블루베리, 체리, 코코넛, 포도, 망고 등 다양한 열대 과일 맛부터 초코, 허니, 콜라, 풍선껌, 메로나, 커피, 오레오 등 그 종류만 해도 약 40여 가지에 달한다.
때문에 일단 주문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쉐이브 아이스의 크기를 정하고, 이후에 아이스 위에 올릴 토핑을 정하는 순서대로 주문해야 차질없이 원하는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아이스 종류는 크기에 따라 스몰, 라지, 엑스라지, 엑스트라 등 4가지가 있다. 1인 여행자의 경우 스몰 사이즈로도 충분하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식품이나 커피, 음료, 디저트는 미국인의 사이즈에 맞춰서 판매되는 탓에 필자와 같은 평범한 체구의 아시안에게는 대체적으로 많은 양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2인 이상의 여행자라면 라지 또는 엑스라지 크기를 주문하는 것도 좋다. 작은 사이즈와 큰 사이즈 가격대가 단 50센트 차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알록달록한 색소가 첨가된 레이보우 샤베트다.
너무 단맛이 싫은 여행자라면 잘 익힌 차가운 팥 고명 위에 연유 대신 코코넛 크림이 올라간 하와이 식 팥빙수인 ‘아주키볼(AZUKI BOWL, 4.5 달러)를 주문하는 걸 추천한다.
매장은 지난 1940년대부터 지금껏 운영되고 있는 맥컬리 국립 도서관(McCully State Librar) 근처에 소재한 본점과 장사가 잘 되면서 얼마 전 추가로 문을 연 와이키키 분점 두 곳이 운영 중이다.
필자가 담아 온 사진 속 와이올라 쉐이브 아이스 가게의 풍경은 본점의 모습이다. 와이키키 해변 인근의 상점은 주로 서핑 후 디저트를 즐기려는 이들로 붐비고, 본점의 주요 고객은 현지인들과 배낭 여행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그 풍경부터 다르다.
현지인들의 모습을 눈에 담고 싶은 여행자라면 본점을, 그리고 와이키키 해변의 시원한 풍경을 함께 즐기고 싶은 이들이라면 와이키키 분점을 찾는 것이 좋다. 가격대는 두 곳 모두 가작 작은 사이즈부터 가장 큰 사이즈의 쉐이브 아이스까지 2.5달러~6달러 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동일하게 즐길 수 있다.
1.본점/ Our original 1940s store located at 2135 Waiola St, Honolulu, HI 96826
Phone: (808) 949-2269
summer hours: 10:00 to 6:00 june, july, and aug
normal hours: 10:00 to 6:00 Mon to Sat
Sun from 10:00 to 6:00
raining days/cold weather will close at 5:00
2. 분점/Our second store near Waikiki located at 3113 Mokihana St, Honolulu, HI 96816
Phone: (808) 735-8886
normal hours: 10:00 to 6:00, we will be closed on Thanksgiving and Christmas day
summer hours: 10:00 to 6:00 june, july, and aug
winter hours: 11:00 to 5:30 nov, dec, jan, and feb
rainy days: closed or open for a shorter hours in the afternoon.–better call, if nobody answers the phone, then don’t c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