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와인과 각종 주류, 관련 기사를 검색하세요.

앤슨과 함께 하는 목요일 : 보르도의 시테 뒤 뱅 깜짝 공개

앤슨과 함께 하는 목요일 : 보르도의 시테 뒤 뱅 깜짝 공개

Decanter Column 2016년 6월 9일

제인 앤슨이 8천만 유로를 투자해 새로 건립한 보르도의 와인 문화 센터를 깜짝 공개한다. 보트로 하는 역사 투어나 와인 관련 성애물 등 다양한 전시와 와인 테이스팅을 제공하는 이 센터는 6월에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 보르도 시테 뒤 뱅의 토머스 제퍼슨 강당 예상도 / 사진 제공: 소더비 / 시테 뒤 뱅

사진: 보르도 시테 뒤 뱅의 토머스 제퍼슨 강당 예상도 / 사진 제공: 소더비 / 시테 뒤 뱅

런던 전쟁 박물관의 1차 세계대전 관 참호 속을 걸으며 어둠 속 머리 위에서 터지는 폭탄 소리와 병사들의 외침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앞으로 한 달 뒤 문을 열 보르도의 시테 뒤 뱅 개관이 무척이나 반가울 것이다.

정말이다. 냉소적인 생각은 잠시 접어두자. 런던의 비노폴리스나 캘리포니아 내파의 코피아가 실패한 것도 맞고, 장기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방문객 수를 유지할 수 있는 와인 박물관을 세우는 것이 일반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맞지만, 시테 뒤 뱅은 우리 모두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조용히 준비해왔다. 이것은 세계 최고의 전시 및 설치 공간을 다수 작업한 것은 물론 작년에 앞서 이야기한 참호 재연으로 박물관 문화유산 어워드에서 최고의 영구 전시 훈장을 수상한 런던의 무대미술가 디나 캐슨과 로저 만의 공이 크다. 그들은 현재 프랑스에서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12월에 문을 열 예정인 새로운 라스코 동굴 관광 안내소, 그리고 와인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는 바로 이 와인 문화 센터다.

캐슨-만의 팀원들은 지난 3년 동안 수백 명의 지리학자, 와인 연구가, 과학자, 작가, 역사학자들의 생각을 해석하고, 까다롭기로 악명 높은 와인이라는 주제에서 그들의 지식을 방문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규모와 야심을 갖춘 박물관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와인의 학구적인 면들을 재미있게 만들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책임 디자이너 게리 셸리가 말했다.

실제로 그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텔레비전과 영화 제작자들이 고심해왔던 그 문제(그것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다큐멘터리 ‘솜SOMM’과 영화 ‘사이드웨이Sideways’에 박수를 보낸다), 바로 와인을 일반 대중에게 흥미로운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공적 자금이 상당 부분 투입된 8,100만 유로짜리 프로젝트의 경우라면 이건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흥미롭게 여길 와인 박물관을 만들어 그들이 계속 재방문하게 만들고 구매력을 키워줄 것인가?
한 가지 방법은 프로젝트 책임자 필립 마솔이 제안한 것처럼 ‘박물관’이라는 용어 자체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박물관이라는 말은 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과 정반대의 의미를 전달하죠.” 시테 뒤 뱅 바로 맞은편에 자리한 그의 임시 사무실에서 그가 들려준 말이다.

한 시간쯤 뒤, 그들이 만들어놓은 것을 처음 살펴보고 있을 때 로저 만이 나타나 시테 뒤 뱅과 전통적인 박물관 사이에는 그것 말고도 다른 차이점이 있다고 말해주었다.

“대부분의 박물관에서는 실제 물건들,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들려줄 수 있는 유산 같은 것들을 가지고 작업합니다. 이번 일은 거대한 공간에 전달해야 할 데이터, 과정과 개념은 많지만 실제로 만져볼 수 있는 물건은 거의 없는, 지금껏 우리가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것입니다. 어려운 점은 전통적인 스토리텔링과 몰입형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비롯한 다양한 기법을 이용해 각 섹션을 그 나름의 독특한 경험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새 건물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 서있다. 바로 기원전 6,000년부터 오늘날까지 와인의 역사를 들려주기 위해 19가지 다른 주제의 공간을 하나로 합쳐주는 3,000m²짜리 상설 전시관이다. 우리는 ‘월드 투어’라는 이름이 붙은 섹션 안에 포도원 전경을 보여주는 5미터 높이의 스크린 세 개에서부터 시작했다.

너무 많은 걸 미리 알려주고 싶지는 않다. 그곳에서 느낀 즐거움 중 일부가 바로 예상치 못한 놀라움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밝혀둘 것이 있다면 그들은 분명 와인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데 따르는 문제를 해결할 해답을 몇 가지 찾아놓았다.

일단, 어딜 둘러보아도 즐거움과 기대감이 뒤따른다. 50명을 태울 수 있는 보트를 타고 그리스와 로마 시대부터 17세기에 일본에 도착한 네덜란드 상인까지 와인의 항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대규모 몰입형 섹션부터, 커다란 붉은색 벨벳 소파에 앉아 주신(酒神) 바커스와 비너스의 이야기를 담은 예술 작품을 올려다볼 수 있는 작고 친밀한 섹션에 이르기까지, 진정한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진짜 와인메이커들을 초빙해 그들이 쓰는 언어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고(프랑스 방문객들조차도 특별히 디자인된 헤드셋을 쓰고 동시통역을 들어야 한다. 그리고 방문객에게 지급되는 천 개의 포켓용 가이드에 쌍방향 소통을 가능케 해주는 거의 300개에 달하는 적외선 감지기도 있다), 와인메이커와 요리사, 소믈리에뿐 아니라 윈스턴 처칠부터 프랑스의 여류 소설가 콜레트까지 역사적 인물들과도 직접 만날 수 있는 곳들도 있다.

또한 와인과 성애물이라는 주제로 꾸며진 작은 섹션도 있다. 음, 이곳은 당신이 직접 와서 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내가 갔을 당시 여전히 설계 중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전시관 전체를 통틀어 보르도를 다룬 곳은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이었다. 40개국에서 온 100명이 넘는 자문들과 협력한 과학 자문 베로니크 레모인이 왜 보르도에 집중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맨 처음부터 우리는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협력적 프로젝트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전 세계 수많은 와인 생산지의 전문성과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건 진정한 국제 박물관이에요. 예를 들어 월드 투어 전시의 경우 그루지야 군에서 헬리콥터를 빌려주어 포도원을 공중에서 찍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다른 지역에서는 그들이 ‘좋긴 하지만 보르도만은 못한’ 것처럼 비춰질 것이라 여기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하지만 그들도 이것이 보르도 와인에 대한 박물관이 아니라는 걸 금세 알아봐주었습니다. 이곳은 그저 보르도에 위치한 세계 와인 센터일 뿐이에요.”

그리고 이들은 이것이 진정으로 성공을 거두려면 단순히 와인 이상의 것을 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하다. “더블린의 기네스 스토어하우스에서 많은 걸 배웠습니다. 그곳은 일 년에 백만 명이 다녀가는데 그 중 4분의 1은 그래비티 바에서의 전경을 즐기기 위해 오죠.” 레모인의 말이다. 그들은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테 뒤 뱅 맨 꼭대기에 보르도와 그곳을 흐르는 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벨베데레 와인 바를 열기로 했다. 또한 열람실과 상점, 레스토랑, 타파스 바, “70-80개 국가” 와인을 갖춘 와인숍, 연극이나 콘서트 등을 관람할 수 있는 250석 규모의 강당도 있다. 이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보게 될 것은 바로 유로 2016 축구 경기다. 그날 경기를 치르는 국가에서 생산된 와인 테이스팅과 함께 말이다.

“보르도에 대한 것만 다룬다면 이곳의 여러 샤토들과 경쟁을 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완전히 색다른 것을 만들고 싶었어요.” 마솔의 말이다.

개관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팀원들에게서는 조용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아주 명백하다. 장담컨대 앞으로 3주 뒤 개관식 날 밤, 그동안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던 사람들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CREDIT

        • 작성자

          Jane Anson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6.05.05

        • 원문기사

          링크바로가기

        •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Tags:

You Might also Like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