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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의 2017 서리 피해 정산

극심한 서리가 2017년 보르도의 포도 수확량을 40%나 감소시켰다. 개화 시즌과 여름 동안 날씨가 비교적 살아남은 포도나무에 유리했는데도 새로운 추정치에 의하면 그로 인한 피해액은 16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제인 앤슨이 가장 피해가 컸던 지역 포도원 서너 곳을 살펴보고 가지치기 전문가들이 2018년에 포도나무를 정상 궤도에 되돌려놓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아본다.

사진: 2017년 4월 27일, 서리 피해를 막기 위해 보르도 포도원에 피워놓은 불 / 사진 제공: 장-베르나르 나도/알라미

가지치기 전문가들은 올해 바쁘다. 극심한 서리 이듬해에는 여느 일꾼들만으로는 포도나무에서 마구 뻗어 나오는 잔가지들을 처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포도나무가 인간에 의해 오래 길들여지긴 했지만 마음대로 뻗어 자라는 덩굴식물이라는 걸 다시금 일깨워주는 일이 아닐까.

이때는 묶기에 적당한 가지를 정확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뿐 아니라(이전에 묶어놓은 건 서리 때문에 망가졌기 때문에) 가지치기한 나무는 평소보다 더 많은 상처가 생기기 때문에 에스카나 다른 질병의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세심히 후처리할 필요가 있다.

그건 곧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뜻이고 – 많은 이들이 두 배의 시간을 예상한다 – 그건 곧 서리 피해를 입은 샤토마다 더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약 20~30% 높은 가격을 부르는 외부의 가지치기 전문가를 불러야 할 수도 있는데, 2018 빈티지의 품질을 높이려면 필수적인 일이다. 지역 농림국 또한 관여하여 서리 피해 입은 포도나무를 가지치기하는 방법에 대해 교육을 제공하기도 한다.

지난 몇 주는 단순히 구경꾼에 불과했던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서리의 여파가 현실화되어 나타나는 시간이었다. 지난해 샤토들의 초기 피해 보고를 받긴 했지만 가지치기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올해 수확 주기에 접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화이트 보르도 생산량이 2016년부터 2017년 사이에 거의 절반으로 줄었고, 레드 와인은 지난해보다 40% 정도 감소했다는 전반적인 수치는 이미 확인했다.

그리고 CIVB에 따르면 전체적인 경제적 피해액은 레드와 화이트를 합쳐 약 16억 유로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르도 앙 프리뫼르 초기 테이스팅이 곧 다가옴에 따라 확실한 결과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일부 샤토들은 병입해 내놓을 와인이 없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속속 발표되기 시작한 바에 따르면 페삭 레오냥의 샤토 퓌잘은 2017년에 레드도 화이트도, 퓌잘도, 세컨드 라벨인 아베이으 드 퓌잘도, 전혀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지난주에는 바르삭의 샤토 클리망에서 수확 기간 동안 밭을 샅샅이 뒤지며 ‘포도 사냥’을 나섰으나 헥타르 당 2.5헥토리터만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소유주 베레니스 뤼르통이 밝혔다. 이것은 대략 헥타르 당 배럴 한 통에 불과한 양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클리망 와인을 만들 양이 충분치 않아 자연스레 2017년에는 퍼스트 와인을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뤼르통이 말했다. 1993년 이래로 생산을 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라브에서 북쪽으로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샤토 샹트그리브는 레드 와인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

고급 화이트 와인인 퀴베 카롤린만 몇천 병 생산될 예정이다. “올해는 세미용이 특히 잘되었을 뿐 아니라 포도밭을 휩쓴 서리나 9월 초 우박에 피해를 입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샹트그리브의 총관리인 헬렌 레베크가 말했다.

이 시점에서 서리 피해는 전혀 균일하지 않았고, 피해가 가장 심했던 지역에서도 모두가 똑같은 수준의 피해를 입은 건 아니라는 걸 밝혀야 하겠다. 예를 들어 소테른의 샤토 쉬드로는 포도밭에서도 ‘2차 구획’만 피해를 보았다고 발표했다.

메독의 상당 지역은 위기를 모면했고 개화 시기 동안 전반적으로 보르도 날씨가 좋아 건조한 여름의 혜택을 많이 보면서 서리를 이겨낸 포도나무에 큰 도움이 되었다. 더욱 상세한 내용은 아래 지도를 참조하기 바란다.

그러나 특히 우안 일부 지역에서는 매우 힘든 시기가 분명하다.

카피앙의 샤토 그랑 무이(AOC 카디약 코트 드 보르도)에서는 화이트 와인을 전혀 생산하지 않는다고 발표했고, 뒤쿠르 가문은 샤토 자크 누아(AOC 생테밀리옹)와 샤토 플레장스(AOC 몽타뉴 생테밀리옹)는 전혀 생산하지 않고 데무아젤(AOC 카스티용 코드 드 보르도)만 아주 소량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다음 달이면 더 많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지역별 연합에 와인 생산에 대한 소식을 전하는 마감 기한이 2월 15일인 것으로 안다.

서리 피해를 입은 70%의 생산자 중 나머지들은 급격히 줄어든 생산량에 대처할 다양한 방법을 이용할 것이고,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지켜보는 것은 꽤 흥미로울 것이다.

생테밀리옹의 샤토 플뢰르 카르디날의 경우 가장 높은 곳만 서리를 모면했다.

이곳은 카롤린 데코스테르가 “석회암의 중심”이라고 부르는 곳으로, 재배되는 품종은 대체로 카베르네로서 생산량의 70%가 메를로인 이곳에서 다소 특이한 블렌딩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7년의 블렌딩은 카베르네 프랑 35%, 카베르네 소비뇽 20%, 메를로 45%로서, 평소 생산량은 350배럴인데 반해 이번에는 8배럴 정도 나올 것이다.

“그 정도면 2,000병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것을 모두 매그넘 병에 담기로 했어요. 힘든 연도를 무언가 특별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죠. 그래서 특이한 블렌딩으로 매그넘 1,000병이 나올 거예요. 우리는 품질에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생산된 와인이 특별하다고 믿지 않았다면 이렇게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녀가 이번 주에 내게 해준 말이다.

이건 곧 플뢰르 카르디날 2017이 앙 프리뫼르로 판매될 것이지만(물론 조금이라도 손에 넣으려면 운이 좋아야겠지만) 테이스팅 주간에 평소와 같은 방식으로 테이스팅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맛볼 수 있는 샘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앙 프리뫼르의 테이스팅에서 빠진 또 다른 유명 샤토는 역시 생테밀리옹 서리의 또 다른 피해자인 샤토 코르뱅이다. 서리를 이겨낸 유일한 구획은 수령 4년 포도나무로 구성된 25아르(1아르는 100평방미터)뿐이다.

“이 어린나무에 샤토 코르뱅의 이름을 짊어질 책임을 맡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컨드 와인만 소량, 아마 5,000병 정도 만들기로 했습니다.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정말 슬픈 일이었죠.” 아나벨 바르디네가 설명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샤토 세롱이 평상시의 50%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샹트그리브 옆의 고원에 있던 나무들은 완전히 죽어 버렸지만, 강가에 심어진 나무들은 전혀 피해를 입지 않고 살아남은 덕분이다.

“당연히 힘든 시기입니다. 샤토 세롱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드를 다시 연 것이 겨우 2012년이었고, 이미 2013년에도 와인을 생산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실을 감수하기가 힘들지요. 하지만 전략을 다시 생각해보고 다 함께 의사결정을 내리기에 좋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런 힘든 시기야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진정으로 무엇인지,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볼 기회니까요.” 샤토 세롱의 카롤린 페로마의 말이다.

2017년 4월 보르도에서 가장 큰 서리 피해를 입은 지역
피해가 가장 심한 곳들은 붉은색으로 표시했다.

 

CREDIT

        • 작성자

          Jane Anson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8.02.01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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