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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을 걷다 : 중관촌(中关村) 식도락 야행(夜行)

베이징을 걷다 : 중관촌(中关村) 식도락 야행(夜行)

임지연 2016년 6월 24일

①꼬치 하나로 대학가를 평정한 ‘관씨’ 이야기

‘관씨시바(管氏翅吧)’라는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베이징 최고의 꼬치 구이집이라는 명성을 얻은 레스토랑이 있다. 전통 서양식 레스토랑을 연상하기에는 비좁고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중국식 레스토랑이라는 평이 더 어울릴 법한 ‘관씨시바(管氏翅吧)’다.

베이징에서만 총 13곳의 지점을 운영 중이지만, 이번에 필자가 소개할 곳은 베이징 서북쪽 베이징대학과 칭화대, 인민대 등 대학가 중심에 자리한 ‘중관촌 지점’이다.

베이징 지하철 4호선 중관촌 역에서 도보로 7분 거리에 자리한 이곳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2시까지 하루 13시간, 365일 영업 중이지만, 식사 시간 때마다 웨이팅은 필수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 집 만의 독특한 맛을 찾아온다.

가게 전경. 아래로, 관씨네 집에서 판매 중인 각종 꼬치들

 

중국 국영 tv와 베이징 지역 tv쇼에 꼬치 전문 맛집으로 수차례 소개되면서 그 유명세가 더 높아진 분위기다.

판매하는 주 종목은 단연 꼬치구이다. 30여 가지의 꼬치구이가 있지만, 이 집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품목은 닭 날개구이로 살이 통통하게 오른 닭 날개 두 개를 꼬치에 꼽아 매콤 쌉싸르한 특재 양념을 발라 구워내는 것이 일품이다. 가격은 7위안(약 1300원)으로, 안 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는 중독성 있는 매운 맛을 낸다.

이 집의 또 다른 명품 구이는 양꼬치다. 혹자는 ‘칭따오엔 양꼬치’라고 했지만, 여기서는 칭따오보다 얜징(燕京), 설화(雪花) 등 베이징에서 제조되는 이 지역 맥주들과 양꼬치 한 잔에 밤늦은 피로를 푸는 이들이 많다.

이 지역 일대가 대학가와 창업지구,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아이치이(爱奇艺), 요쿠투도우(优酷土豆), 바이두(百度) 등 IT 전문 지구로 구성돼 있어, 늦은 시간대에는 대학생들과 청년 창업가, 아이티 전문 청년들이 자리마다 골고루 나누어 배석한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다.

1인 평균 60위안 선에서 배불리 먹을 수 있으며, 식사 시간대에는 각종 볶음밥도 함께 주문해서 먹으면 더 좋다.

오랜 친구가 방문했을 때, 또는 긴 여름 밤 허기를 채우기에 안성맞춤이다.

 

주소: 海淀区 彩和坊路8号 天创科技大厦1层
전화: 010-51455036
영업시간:오전 11시부터 오후 12까지
특이사항: 카드 사용 가능, 무료 주차장 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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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씨 꼬치 전문점에서부터 85도씨 나이차 전문점, 이노웨이 산책로까지 이어지는 중관촌 일대 거리 지도.

 


②나이차 한 잔에 즐기는 베이징, ’85度C◦’

한국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일명 ‘공차’로 불리는 ‘나이차(茶)’ 전문점이다. 지난 2003년 타이완에서 처음 문을 연 베이커리 전문점이지만, 나이차, 커피, 과일티 등으로 더 유명세를 얻었다.

중국에서도 타이완 제품은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 등으로 좋은 이미지가 있는데, 85도씨 역시 그 명성을 이어가기에 충분한 맛 집으로 평가 받으며 중국 전역 수 백여 곳의 분점이 운영 중이다.

이 집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운데 으뜸은 달달하면서도 쌉쌀한 맛의 나이차가 꼽힌다. 500L 한 잔 가득 담아주는 나이차 한 잔의 가격은 7위안(약 1300원). 아메리카노 한 잔은 10~12위안(약 1800~22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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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케이크와 달달한 버블이 가득 들어 있는 나이차 한 잔.

저녁을 배불리 먹었다 할지라도 현지인이 즐겨 마시는 후식을 위한 배는 따로 남겨두는 것이 여행자의 심보라면, 그 허전한 심보를 든든히 채워주기에 좋은 양이다.

친구와 여행 중이라면 차 한 잔을 나누어 마셔도 충분할 만큼 많은 양을 담아 주는데, 양만큼이나 달달한 맛이 인상적이다.

그 외에도 베이커리 전문점답게, 약 50여 가지에 달하는 각종 베이커리와 20여 가지 다양한 종류의 조각 케이크도 단 돈 10~20위안 선에서 맛 볼 수 있다.

이른 아침에는 조식 세트(早餐)로 4위안을 추가하면 원하는 빵 1개와 음료 1잔을 세트로 맛 볼 수 있다.

이 곳 역시 이 일대에서 유명한 맛 집을 소문나 있는 만큼, 식사 시간대에 방문할 경우에는 긴 줄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대를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거쳐 가야만 하는 ‘페이보릿(favorite)’ 코스다.

주소:中关村南一街7号
전화:(010)56190585
영업시간: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③책방 골목의 운치가 그대로, ‘Inno Way(创业大街)’

지난 2014년 처음 조성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된 거리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창업 전문 거리로의 느낌이 짙지만, 낮 동안 분주한 청년들이 발 길이 끊긴 늦은 저녁에는 한적한 분위기의 거리를 산책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총 700m 규모의 남북으로 길게 뻗은 거리는 ‘이노웨이’로 간판을 바꿔 단, 2014년 이전에는 베이징 최대 규모의 책방 골목으로 더 유명했던 곳이다.

그래서인지, 이노웨이로 변신을 거듭한 현재에도 거리 곳곳에서 영업 중인 오래된 서점들이 눈에 띈다. 차 한 잔을 손에 들고 골목 안쪽 깊숙이 자리한 헌 책방과 할인 서점에 들러 오래됐지만 그만큼 값어치 있는 책 구경에 빠져보기에 좋다.

이노웨이 입구로 가는 길. 자동차와 자전거 등 입장이 금지, 산책 전용 도로라는 표시판이 반긴다.

이노웨이 입구로 가는 길. 20160519_21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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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자전거 등 입장이 금지, 산책 전용 도로라는 표시판이 반긴다.

책 1권의 가격은 10~30위안 선에 판매되는데, 할인 서점에서는 오래된 서적을 최대 90% 할인된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주말 저녁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펴 놓은 벼룩시장이 열린다. 바닥에 펴놓은 책들은 1근에 10위안 선에 ‘박리다매’ 형식으로 판매된다. 또, 각종 문구류와 운동화, 구두, 옷가지 등도 함께 판매된다. 긴 밤을 더 여유롭게 보내고 싶은 여행자들이라면, 중관촌 일대를 찾아 소소한 식도락 야행으로 베이징의 매력을 만끽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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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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