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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맛본 보르도 2014

제인 앤슨이 2014 보르도 와인, 특히 좌안 와인을 중심으로 그것들이 병 안에서 어떻게 숙성하고 있는지 다시 살펴보았다. 최근 테이스팅을 통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열 가지 와인을 소개하고 2년 전 앙 프리뫼르 이후 이 빈티지가 어떻게 발달하고 있는지 이야기해본다.

극도로 어린 와인이나 앙 프리뫼르 와인을 테이스팅하는 것에 반대하는 주장들이 많다. 특히 이제 막 만든 와인의 불안정함과 함께 장기적인 발달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새로운 블렌드를 입맛에 맞게 맞춰야 하는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와인 메이커들이 내놓는 와인들을 말이다.
 그러나 이 와인들이 병입된 후에 과거의 테이스팅과 짝을 지어보면 와인 각각의 성적은 물론 빈티지의 전반적인 특성과 잠재력에 대해 그려냈던 그림이 꽤 정확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론상으로 보르도 레드는 배럴 숙성 기간에 풍미가 깊어지면서 무게감이 생긴다. 만약 추출 수준이나 과도한 오크 풍미, 와인의 다른 요소에 대해 우려가 있었다면 지금이야말로 그것이 단순히 어린 블렌딩의 결과인지 아니면 기본적인 구조적 문제인지 판명할 때다. 그리고 앙 프리뫼르의 기억이 아직 선명할 동안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특히 더 확실한 판단을 가능케 한다.
 새로 병입된 와인은 일시적으로 풍미를 잘 내지 못하는 ‘벙어리’ 기간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 시점에서 대부분의 2014 빈티지들은 이미 병에서 6개월의 시간을 보냈기에 다시 테이스팅을 하기에 아주 훌륭한 시기다. 그래서 몇 주 전, 보르도 좌안에서 개별 샤토와 서로 다른 아펠라시옹의 그룹 테이스팅을 했다.
 전반적으로 이번 테이스팅 결과는 2014년에도 훌륭한 와인이 일부 있다는, 특히 북부 메독의 3대 지역인 생 줄리앙, 포이약, 생테스테프가 그렇다는 나의 2014 보르도 앙 프리뫼르 때 첫인상을 재확인시켜주었다.

2015년에 보르도 우안과 메독 남부가 매우 잘 되었다면 2014년은 날씨가 아주 훌륭한 9월 말을 보냈던(그리고 여름과 -8월 마고의 강우량은 82mm였던 반면 생 줄리앙은 56mm였다- 수확 시기인 10월 10일경 상대적으로 비가 적게 내렸던) 이 세 군데 아펠라시옹이 눈에 띄었다. 이 해에는 수확이 늦었고, 이는 곧 알코올 도수가 적절히 나오고 산도는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이다. 밤 동안 서늘한 날씨에 열매가 익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확이 늦은 경우 앙 프리뫼르에서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유산 발효와 블렌딩 이후 와인이 안정될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확실히 2014는 2005, 2009, 2010과 같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퍼스트 와인과 세컨드 와인 사이에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포도가 일관적으로 좋지 못해 세심한 선별 작업을 거쳤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로 인해 이 빈티지는 소비자의 시각에서 볼 때 매우 흥미롭다고 할 수 있다. 2014 빈티지가 최상급이라고 여겨지지 않기 때문에 가성비, 특히 2015와 비교했을 때 가격 대비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앙 프리뫼르를 건너뛰고 병입된 와인을 구매했을 때 그 가치는 더욱 커진다. 그 2년의 차이가 샤토들이 때로는 현실이 아니라 이미지를 가지고 가격을 매긴다는 사실을 또렷이 보여주는 완벽한 예이기 때문이다.

북부 메독의 일부 샤토들은 2015 와인의 가격을 더 높이 책정했다. 이 해의 전반적인 빈티지 평판이 더 높았기 때문인데, 개인적으로 나는 병입된 와인의 경우 2014 빈티지가 더 낫다고 본다.
그중에서도 특히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한 열 가지 와인을 여기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1등급 와인들은 일단 지면 부족으로 여기에서 소개하지는 않는데, 모두가 훌륭했고 그중에서도 숙성을 통해 가장 발전된 것이 무통 로쉴드와 라투르였다는 것만 짚고 넘어가겠다. 두 와인 모두 정말로 눈부신 와인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이 빈티지는 슈퍼 세컨드 와인이 특히 두드러지는 해다.

제인 앤슨이 뽑은 보르도 와인 10종

 


샤토 몽로즈, 생테스테프, 두지엠 크뤼 클라세, 보르도 2014(Château Montrose, St-Estèphe, 2ème Cru Classé, Bordeaux 2014)


이 빈티지 최고의 와인 자리를 넘보는 또 다른 강력한 도전자다. 으깬 댐슨자두 열매 풍미로 깊고 오동통한 맛을 유지한다. 타닌은 세고 대담하며, 오크 영향력이 뚜렷하지만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입이 이 타닌에 반응을 보이며 와인을 맛본다는 것이 육체적인 활동임을 상기시킨다. 품질이 훌륭한 멋진 와인이다. 97점

 

 

 

 

 

 

샤토 뒤크뤼-보카이유, 생 줄리앙, 두지엠 크뤼 클라세, 보르도 2014(Château Ducru-Beaucaillou, St-Julien, 2ème Cru Classé, Bordeaux 2014)


이 빈티지 최고의 와인 중 하나로, 감초, 흑연, 시가 상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진한 카시스의 층이 겹겹이 느껴진다. 긴장감이 대단하고 억압된 순수한 힘을 지니고 있다. 여운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며 느리고도 천천히 쌓아 올라가 겹겹이 층을 이루어낸다. 97점

 

 

 

 

 

 

 


샤토 프리외레-리신, 마고, 카트리엠 크뤼 클라세, 보르도 2014(Château Prieuré-Lichine, Margaux, 4ème Cru Classé, Bordeaux 2014)


타닌이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유연하고 과일 풍미의 깊이가 잘 뒷받침한다. 잘 숙성되고 우아하게 발전할 것이 분명한 와인이다. 자두와 댐슨 자두, 또렷한 오크 풍미가 잘 만들어져 있고 잠재력이 넘친다. 수평 테이스팅에서 마고 아펠라시옹 중에서도 두드러졌다. 프리외레에 새 셀러를 지은 후 첫 해 와인이다. 95점

 

 

 

 

 

 

샤토 칼롱-세귀르, 생테스테프, 트루아지엠 크뤼 클라세, 보르도 2014(Château Calon-Ségur, St-Estèphe, 3ème Cru Classé, Bordeaux 2014)


팽팽한 타닌, 훌륭한 품질, 아주 훌륭히 숙성될 것이다. 지금 당장은 그리 풍미가 풍부하지 않다. 타닌 구조는 소박하고, 숯과 카시스가 매우 쫀쫀히 짜인 느낌이다. 그런데 잔 속에서 데워지면서 들장미의 아주 향기로운 냄새를 가볍게 맡을 수 있다. 칼롱은 10년 전 가스크통 가문에서 포도나무를 다시 심은 뒤 그 혜택을 이제부터 보기 시작한 것 같다. 95점

 

 

 

 

 

 

샤토 생-피에르, 생 줄리앙, 카트리엠 크뤼 클라세, 보르도 2014(Château Saint-Pierre, St-Julien, 4ème Cru Classé, Bordeaux 2014)

생 줄리앙에서 올해 좋은 와인을 만들어냈다는 또 다른 증거다. 풍부한 과일 풍미에다가 딱 적절한 시기에 발톱을 감춘 타닌의 진한 맛이 겹겹이 잘 어우러진다. 널찍한 어깨와 오랜 숙성 잠재력을 기대해도 좋다. 감초, 바닐라, 다크 초콜릿 풍미가 오래 지속되다가 다시 한번 씁쓸한 맛이 마지막에 모든 것을 아우른다. 좋고, 큼직하며, 아름답다. 95점

 

 

 

 

 

 

샤토 디상, 마고, 트루아지엠 크뤼 클라세, 보르도 2014(Château d’Issan, Margaux, 3ème Cru Classé, Bordeaux 2014)


아직도 과일 풍미가 주된 것처럼 느껴진다. 숙성이 매우 잘 될 것이다. 높고 팽팽한 타닌, 좋은 산도, 좋은 과일 풍미, 매끄러운 질감이 조금 부족할지 모르나 금방이라도 상자 밖으로 튕겨 나갈 것처럼 묶인 끈을 부르르 떨게 하는 긴장감이 매우 훌륭하다. 아로마는 어두운 과일, 블랙베리, 감초, 타르도 약간 느껴진다. 어리고 야심이 크며, 분명히 전망도 좋다. 함께 나온 다른 와인들보다 타닌의 씹는 맛이 좋다. 94점

 

 

 

 

 

 

샤토 그랑-피 뒤카스, 포이약, 생키엠 크뤼 클라세, 보르도 2014(Château Grand-Puy Ducasse, Pauillac, 5ème Cru Classé, Bordeaux 2014)


포이약의 히트작 중에서 놓치기 쉬운 이 와인에 집중해주기 바란다. 커피와 캐러멜 향에 잘 구운 댐슨 자두 향이 어우러져 2014년에 매우 잘 만들어졌다. 매끄럽고 아주 조금 화려한 건 사실이지만 포이약만의 숯과 카시스 풍미를 잘 전달하고 있다. 숙성도 잘 되겠지만 반드시 오래 보관할 필요는 없다. 품질이 좋고, 전망도 매우 좋으며, 숙성 기간이 중간 정도 되는 좋은 와인이다. 93점

 

 

 

 

 

 

샤토 마키 달렘, 마고, 트루아지엠 크뤼 클라세, 보르도 2014(Château Marquis d’Alesme, Margaux, 3ème Cru Classé, Bordeaux 2014)


깊고 풍부하며, 댐슨 자두, 카시스, 담뱃잎, 흑연 향으로 가득하다. 타닌이 마지막에 강하게 다가오지만 과일 풍미가 끝까지 잘 이어진다. 지금은 조금 무뚝뚝하고 마지막에 살짝 쓴 맛이 돌지만 최근 몇 년 간 많은 투자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 샤토에서 생산한 좋은 품질의 와인이다. 93점

 

 

 

 

 

 

샤토 라퐁-로셰, 생테스테프, 카트리엠 크뤼 클라세, 보르도 2014(Château Lafon-Rochet, St-Estèphe, 4ème Cru Classé, Bordeaux 2014)


훌륭한 깊이와 질감을 갖춘, 다른 와인들 사이에서 두드러지는 와인으로 카시스와 빌베리 풍미가 쫀쫀하고 정밀하다. 오크 풍미는 뚜렷하나 거슬리지 않고, 품질이 뛰어나며, 또 한번 중기에서 장기적으로 많은 즐거움을 가져다줄 와인이다. 93점

 

 

 

 

 

 

 

샤토 코스 라보리, 생테스테프, 생키엠 크뤼 클라세, 보르도 2014(Château Cos Labory, St-Estèphe, 5ème Cru Classé, Bordeaux 2014)


2014년에 북부 메독이 잘했다는 또 다른 증거다. 밀도와 깊이감이 좋고, 카시스 과일 향 아래에 아름다운 꽃향기가 숨어있다. 생테스테프 점토의 엄격함과 힘에 우아함과 섬세함, 복합성을 더했다. 이 샤토에서 만든 진정한 성공작이다. 91점

CREDIT

        • 작성자

          Jane Anson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7.3.2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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