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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난성 시리즈③] 현지인처럼 먹고 마시고 즐기고 살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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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난성 시리즈③] 현지인처럼 먹고 마시고 즐기고 살아보기

임지연 2016년 11월 17일

-현지인의 삶을 꿈꾸다

후난성은 중국에서도 유난히 한류 문화의 열풍이 강하고 지속적으로 일고 있는 지역입니다. 베이징, 상하이 등 일부 대도시에서의 한류가 시들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후난성 만큼은 여전히 그 여세가 강하게 불고 있는 것이죠. 실제로 타 도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한국어 교육 전문 어학원’ 이라는 간판을 단 어학당이 도심 곳곳에 자리하고 있고, 들리는 상점마다 한국에서 수입해온 음식, 옷, 신발 등 필자의 눈에 익숙한 다양한 상품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실제로 한 카페에 들어서자 필자의 한국어로 읖조리는 ‘혼잣말’을 우연히 들은 직원이 “안녕하세요”라며 반가운 우리식 인사를 건네며, 한국 드라마에 대한 깊은 인상 탓에 한국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여직원과 마주치는 경험도 할 수 있었죠.

도시 형태 역시 한국과 매우 유사한데, 타 지역의 도심이 가진 특징이 유난히 크기만 하고 헐 벗은 느낌이 들어 왠지 모르게 회색 빛의 도시를 떠올리게 했다면, 후난이 가진 색은 ‘초록’에 가까운 서울을 떠올리기에 적당합니다.

가로수가 길게 늘어선 것이며, 좁은 도로가 구불구불하게 연결돼 있고 그 위를 연둣빛의 반가운 버스들이 달리는 것도 필자의 고향을 떠올리기에 안성맞춤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이 곳에서 오래 살아보고 싶은 충동적인 마음이 오래도록 지워지지가 않는 탓에 2주간 생활하며 현지인처럼 먹고, 마시고, 잠을 자는 현지식 생활을 체험하였습니다.

그 가운데 값 싸고 저렴한 현지인들이 즐겨먹는 먹거리를 소개합니다.

1. ‘짱’ 맛있어서, 그 이름도 짱짱떡(赞赞德)!

한국식 즉석 떡볶이 전문점 짱짱떡(赞赞德)은 후난성 창사에서 명동으로 불리는 난문에 소재한 젊은이들이 유명 맛집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한류 영향으로 현지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음식으로 과거에는 불고기, 돌솥비빔밥, 삼계탕 등이 인기가 좋았다면, 최근에는 맥주와 치킨을 곁들여 먹는 치맥 열풍과 함께 즉석에서 끓여먹는 ‘즉석떡볶이’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식 레스토랑의 경우 맛은 물론, 실내 인테리어에서도 세련된 외관으로 꾸며놓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곳 역시 젊은이들이 찾아와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좋을 만큼 깔끔한 외관에 눈에 띕니다.

즉석떡볶이는 치즈, 해물, 부대찌개 등 고객이 원하는 맛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공기밥과 김치가 세트로 제공되는 세트가격은 2인 기준 96위안(약 1만 9천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현지 가격으로는 저렴한 비용은 아니지만, 한류 영향 탓에 한국의 맛을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된장찌개, 김치 찌개, 미역국 등을 주 메뉴로 한 점심 특선은 이보다 저렴한 30~50위안(약 5천500원~9천원)에 맛 볼 수 있도록 제공되고 있습니다.

② ‘이찌아샤오츠(一家小吃)’, 현지식 분식 전문점

시간이 없을 때, 배는 고프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출출할 때 찾기 좋은 식당 ‘이찌아샤오츠(一家小吃)’입니다. 현지에서는 분식을 일컫는 ‘샤오츠(小吃)’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으로 뜨거운 돼지고기 육수에 원하는 굵기의 면을 골라 뜨겁게 말아 내어주는 돼지육면(猪肉面)부터, 시안(西安)에서 유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차가운 밀가루 면을 일정하게 잘라 그 위에 각종 향채를 올려 간장에 비벼먹는 ‘량피(凉皮)’가 가장 많이 팔려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아침에는 이 곳을 오가는 직장인들이 바쁜 시간을 내어 쉽게 배를 채울 수 있도록 충칭(重庆) 지역의 특산품이 충칭만두를 뜨겁게 쪄내어 만두 8개 들어있는 한 판에 4~6위안(약 7백원~1천원)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20대 젊은 부부 사장이 운영하는 곳으로, 필자가 이 집에서 가장 좋아한 음식은 흰 쌀 밥을 돼지 기름에 고소하게 볶아낸 ‘딴차오판(蛋炒饭)’으로, 단돈 8위안(약 1천 500원)에 맛볼 수 있습니다. 밥 위에 올려 진 볶은 계란과 각종 야채에 이 집 특유의 간장 소스를 살살 볶아 먹는 맛은 한국에 소재한 유명 중국 요리 집에서 1만원을 훌쩍 넘겨 판매하는 계란 볶음밥과 매우 유사한 맛인데, 그 맛을 이곳에서는 단 돈 8위안에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것이죠. 여행자 신분에 이 만한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곳은 역시 후난성(湖南省) 창사(长沙) 이기에 가능하다는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③ 원하는 반찬 위에 밥을 올린 한 그릇에 10위안, ‘샹요따완차이(湘攸大碗菜)’

반찬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솜씨 좋은 사장님이 운영하는 ‘샹요따완차이(湘攸大碗菜)’는 과거 반찬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에서, 먹고 가고 싶다는 손님들을 위해 마련한 작은 식탁을 모아 문을 연 작은 규모의 식당입니다.

반찬 전문점답게, 수 십여가지에 달하는 반찬 가운데 손님은 원하는 반찬을 1~2가지 고르고, 이때 고른 식단 가운데 한 두 가지를 고르면, 널찍한 접시 위에 고른 반찬과 함께 흰 쌀밥을 내어주는데 이렇게 차려진 한 그릇의 가격은 단돈 10위안(약 1천 8백원)에 불과합니다.


그 양이 얼마나 많은지 남성 고객이 한 그릇을 다 먹고 든든한 배를 두들기기에 적합한 양으로, 필자는 한 그릇을 다 먹지 못하고 남기고 돌아선 아쉬움이 남는 곳입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짭조름한 맛의 반찬은 돼지고기와 고추를 넣고 해물을 넣어 삭혔다는 이 집 특유의 간장으로 조리된 반찬과 선선한 날씨에 눅눅해진 몸을 데우기에 좋은 뜨거운 육수가 곁들여진 미씨엔(米线, 한 그릇에 8~12위안까지 주문하는 고명에 따라 다양함)을 추천합니다.

미씨엔은 중국식 쌀국수로 쌀 가루로 빚어낸 면의 독특한 식감과 밀가루 면이 아닌 쌀 가루로 만들어진 탓에 한 그릇 다 비워낸 뒤에도 속이 불편하지 않다는 게 특징인데, 뜨거운 돌솥에 내어주는 미씨엔 한 그릇은 손님이 바닥을 드러내며 한 그릇을 비울 때 까지 식지 않고 뜨끈한 열을 보존하고 있다는 점도 손님이 끊이지 않고 찾는 이 집만의 특징입니다.

이처럼 중국 현지식당에서 저렴한 비용에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후난성 창사에서는 분명 여행자들이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도 긴 여행을 지속할 수 있으며, 한국의 맛이 그리울 때 즈음이면 한국식 즉석 떡볶이 전문점에서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최적의 여행지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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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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