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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와인 소비 키워드, 큐비 와인(Qubi Wine)

프랑스 와인 소비 키워드, 큐비 와인(Qubi Wine)

Eva Moon 2020년 7월 28일

바쁜 업무로 짧게 식사를 끝내야 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그리고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 끼니때마다 테이블에 놓인 와인 잔은 자연스러운 프랑스식 식사의 한 부분입니다. 와인잔과 와인병이 나란히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장면을 상상해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실제 프랑스인의 테이블엔 작은 와인 잔만 올라와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많은 가정에서 큐비 와인이라 불리는 대용량 BIB(Bag in Box) 와인을 구입해 매번 새로운 병을 여는 대신 필요한 양만큼 잔으로 와인을 소비하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마트의 큐비 와인 코너

프랑스인들이 즐겨 구입하고 소비하는 큐비 와인은 놀랍게도 프랑스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스틸 와인의 4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10년간 그 비율이 많이 증가했는데요, 프랑스 농림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49퍼센트의 큐비 와인은 IGP 등급, 27퍼센트는 테이블 와인 등급인 VSIG, 그리고 25퍼센트는 AOP가 차지하고 있으며, AOP 등급 중에서도 발레 뒤 론(Vallée du Rhône)과 보르도 출신의 와인이 그 절반 이상이라고 합니다.

와인병이 보이지 않지만 와인을 즐기는 식탁

큐비 와인, 어떻게 생겨났을까?
프랑스는 물론 다양한 와인 산지와 소비국에서 2000년 이후 큐비 와인 생산에 있어 괄목할만한 기술 발전을 이루었고, 유통과 소비 채널의 다양화도 꾀하였습니다. 큐비 와인이 가진 큰 장점들, 견고하고 실용적이며 경제적이며 환경적인 장점 덕택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큐비 와인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소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큐비 와인의 사이즈는 2ℓ에서 10ℓ까지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와인을 따를 수 있는 탭이 붙어있으며, 와인이 담긴 플라스틱 백을 브랜드 혹은 생산 지역과 등급의 정보를 담은 종이박스에 넣어 판매합니다. 큐비 와인의 시초는 미국의 나사(NASA)에서 무중력 환경에서 액체를 담는 실험이었지만, 1960년대 호주인들에 의해 와인 포장 방법의 하나로 개발했으며, 북유럽에서 해당 타입의 와인 용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큐비 와인 용기, 와인의 저장에 괜찮은가, 그리고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칠까?
많은 와인 생산자들은 오늘날도 큐비 와인이 와인의 신선한 맛과 아로마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던집니다. 유리병과 달리 큐비 와인의 와인 백은 탭을 통해 나가는 와인의 양만큼 공기로부터 와인의 접촉을 충분히 막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최초 와인을 탭으로 내보낸 후 8주는 어떠한 와인의 손상 없이 보관할 수 있다고 합니다. 힘이 넘치는 메독 와인의 경우 4개월까지도 생생하게 캐릭터를 유지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큐비 와인이 일반 병에 담긴 와인보다 좋은 이유는 코르크를 쓰지 않기에 코르크의 오염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큐비 와인의 단점도 있습니다. 젊고 과실 향이 넘치는 와인의 보관이 용이하고 오픈 후 꽤 긴 시간 동안의 소비하는데도 문제없지만, 병 숙성에서 기대할 수 있는 와인의 발전을 큐비 와인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프랑스 마트에 진열된 로제 큐비 와인

실용적이고 환경친화적이며 경제적인 큐비 와인
보관이 용이하고 물리적인 파손에 강하며 한 잔, 한 잔을 따를 때마다 와인이 줄어드는 것을 덜 걱정해도 되는 큐비 와인은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유리병에 담긴 와인은 전 과정에서 무게, 파손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자연스레 수반되며 와인의 서비스, 운송이나 보관 등의 전 과정에 걸쳐 비용이나 노력을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큐비 와인은 그보다 더 여유롭고 캐주얼하며 경제적인 장점을 가집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유리병에 비해 큐비 와인을 구성하는 박스나 폴리에틸렌의 재활용이 더 용이하고 용기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적어 운송비용 그리고 탄소발자국의 줄일 수 있기도 합니다.

큐비와인, 어떻게 따르고 마시면 될까?
포일을 제거하고 코르크를 제거할 와인 오프너나 기술이 필요 없기에, 큐비 와인의 사용법은 이보다 더 단순할 수 없습니다. 용기에 붙어있는 탭을 여닫는 것으로 와인 한잔을 마시기 위한 과정은 끝입니다. 다만 일반적인 와인병에 담긴 와인처럼 각각의 와인에 맞는 온도를 냉장고나 저장고에서 맞추는 것은 필수입니다. 와인을 최초로 따른 후 2개월간 문제없이 원하는 양을 소비할 수 있으나, 개인의 와인 소비량과 스타일에 맞추어 용량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최초 오픈 후 저장 기간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5-10ℓ의 대용량보다 2-3ℓ의 큐비 와인을 구입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프랑스 파리, 마레 지구에 위치한 프리미엄 큐비 와인 전문 BiBoViNo 매장

소비자를 강하게 유혹하는 큐비 와인의 저렴한 가격
큐비 와인을 판매하는 유통채널과 소비자는 큐비 와인의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형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큐비 와인의 평균 가격은 리터당 2.75유로로, 일반적인 750ml 병 와인의 평균 가격이 리터당 6.12 유로인 것에 비하면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그래서 대형 마트에선 판매되는 병 와인에 비해 마진율을 더 크게 가져가는 경향도 있다고 합니다.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은 로제 와인은 큐비 와인의 판매량 중 42퍼센트나 차지합니다. 아페리티프로 쉽고 가볍게 여러 사람이 모여 마시는 와인으로 포지셔닝 되어, 특히 큐비 와인 형태의 소비가 더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사람 네 명 중 한 명은 큐비 와인을 주기적으로 구입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매 끼니 와인을 소비하는 인구가 많은 50세 이상의 연령층은 큐비 와인의 80퍼센트 이상의 양을 구입합니다. 하지만 패키징과 환경의 상관 관계에 대한 고민을 하는 젊은 층의 큐비 와인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생산자와 와인의 정보를 자세히 BiBoViNo의  웹 카탈로그 / 사진 출처 : BiBoViNo 의 웹사이트

큐비 와인, 합리적인 와인의 이미지를 넘어 프리미엄으로
프랑스 전 지역에 와인 샵을 운영하는 브랜드 비보비노(BiBoViNo)는 100퍼센트 큐비 와인 만을 진열하고 판매합니다. 저렴하고 편안한 소비의 이미지가 주축이였던 큐비 와인의 백에 유명 산지의 인정받는 생산자의 와인을 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디자인을 더해 큐비 와인의 이미지를 바꾸어 가고 있습니다. 좋은 와인을 합리적인 양으로 건강하게 음식과 함께 소비하는 경향이 전 세계에 퍼지고 있고, 한국에서도 와인을 마시는 문화가 일상의 큰 부분으로 자리 잡으면 잔으로 소비할 수 있는 큐비 와인이 슈퍼마켓이나 마트와 같은 일상 와인 채널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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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 Moon

파리 거주 Wine & Food Curator 음식과 술을 통해 세계를 여행하고, 한국과 프랑스에 멋진 음식과 술,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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