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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바 Talk] 토커씨의 레스토랑 이용기

[와인바 Talk] 토커씨의 레스토랑 이용기

Emma Yang 2021년 8월 25일

서른여덟 번째 와인바 Talk, 토커씨의 레스토랑 이용기

‘와인바 토크’ 이번 이야기는 와인을 좋아하는 가상의 인물 ‘토커’씨가 와인을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 살펴보며 그동안 와인바 토크에서 다루었던 전반적인 내용을 다시 한번 이야기 형식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토커씨는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레스토랑에서 부인과 함께 저녁을 즐기기로 했다. 먼저 요즘 인기 있다는 레스토랑을 검색했다. 음식과 레스토랑의 분위기 등을 사진을 통해 확인한 뒤 마음에 드는 곳에 예약 전화를 걸었다. 노을을 볼 수 있는 창가 좌석으로 예약을 원했지만 역시 인기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2주 전에 연락을 했는데도 원하는 좌석은 예약이 꽉 차 있었다. 일단 다른 자리로 예약을 한 뒤 다른 예약이 취소되면 창가 자리로 옮겨 달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결혼기념일 당일에 아내는 일이 있어 조금 늦는다고 연락이 왔다. 토커씨는 늦지 않도록 먼저 레스토랑에 도착해 웨이터에게 자리를 안내받았다. 다행히도 다른 손님의 예약이 취소되었는지 요청한 대로 창가 자리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웨이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아내를 기다리는 동안 먼저 식전주 한 잔을 주문했다. 식전주로 샴페인(Champagne)을 마시고 싶었지만, 오늘 레스토랑에는 이탈리아의 프로세코(Prosecco)만 준비가 되어있다고 했다. 프로세코도 충분히 부드러운 기포와 청량한 과일 맛, 그리고 깔끔한 산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늘같이 더운 날에도 아주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프로세코 한 잔을 마시며 기다리다 보니 약속 시각보다 10분 늦게 토커씨의 아내가 도착했다. 토커씨의 아내는 식전주보다는 시원한 물 한 잔이 좋다고 한다. 웨이터가 메뉴를 전해주고 오늘의 디너 코스와 특선 메뉴를 설명해준다.

토커씨 부부는 5코스로 되어 있는 디너 코스를 선택했다. 에피타이저인 설탕과 소금 등에 절인 그라브락스 연어 샐러드를 시작으로 완두콩 수프, 신선한 해산물을 이용한 오일 딸리아뗄레 파스타, 그리고 메인으로 드라이 에이징(dry aging)한 티본 스테이크(T-bone steak), 마지막 디저트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퐁당 오 쇼콜라(fondant au chocolat)가 나올 예정이다. 웨이터는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의 굽기 정도를 물어보았다. 토커씨의 아내는 미디엄 레어(medium-rare), 토커씨는 레어(rare)로 주문했다.

음식 주문을 마친 토커씨 부부는 음식과 함께 곁들일 와인도 주문했다. 평상시에 와인을 자주 즐기던 토커씨 부부이지만 처음 방문한 레스토랑의 와인 메뉴를 잘 알지 못했기에 소믈리에의 추천을 받기로 했다. 에피타이저와 파스타에 함께 즐길 화이트 와인 한 병과 메인 요리와 즐길 레드 와인 한 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와인을 추천받기 전에 토커씨 부부가 좋아하는 와인 취향과 가격 예산에 대해 소믈리에에게 언질을 주었다. 소믈리에는 에피타이저와 파스타에 함께 마실 화이트 와인으로 상큼한 산도가 우아하고 부드럽게 표현된 프랑스 루아르(Loire) 지방의 상세르(Sancerre)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2017년 빈티지와 드라이 에이징해 진한 고기 냄새를 뽐내는 스테이크에는 미국 나파 밸리(Napa Valley)의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2015년 빈티지를 추천해주었다.

토커씨 부부가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소믈리에가 다가와 조금 전 주문한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확인시켜주었다. 소믈리에는 와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한 후 마시기 딱 좋게 칠링(chilling)된 화이트 와인을 멋진 소믈리에 나이프로 오픈했다. 깔끔하게 오픈된 와인을 토커씨에게 테이스팅을 시켜준 뒤 와인에 알맞은 화이트 와인 전용 잔에 따라 주었다. 레드 와인도 함께 오픈하여 다시 토커씨에게 테이스팅을 부탁한 뒤 디캔팅(decanting)의 여부를 물어보았다. 토커씨는 잘 몰라서 소믈리에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물었고, 소믈리에는 양해를 구한 뒤 와인 상태 확인을 위해 테이스팅을 조금 했다. 소믈리에는 와인이 지금 마시기에 조금 강하기 때문에 디캔팅을 추천한다고 했다. 토커씨의 동의를 받고 소믈리에는 능숙하게 디캔팅을 진행하였다. 디캔팅 된 레드 와인은 메인 코스를 먹기 전까지 그대로 놔두며 산소와 만나는 브리딩(breathing) 과정을 거치게 된다.

[와인 디캔팅]

소믈리에가 돌아간 뒤 첫 번째 음식이 서비스되었다. 토커씨는 가장 바깥쪽에 있는 작은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하여 와인과 함께 샐러드를 즐겼다. 레스토랑에 가면 이 커틀러리(cutlery) 때문에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가장 바깥쪽부터 시작하여 안쪽으로 준비된 커틀러리를 사용하는 것이 순서이다. 화이트 와인과 파스타까지 즐기고 나자 이번에는 소믈리에가 돌아와 디캔터(decanter)에 있는 레드 와인을 서비스해 주었다. 식사하는 잠깐 사이 디캔팅 된 와인은 훨씬 더 부드럽고 풍부한 향을 보여주고 있었다. 스테이크가 서비스되고 토커씨 부부는 와인과 함께 즐거운 식사를 했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가 훌륭해 더욱더 맛있는 식사가 되었다.

음식과 와인을 함께 먹다 보니 양이 많았는지 와인이 조금 남았다. 토커씨 부부는 이 남은 와인을 포장해 집에 가져가서 마실 예정이다. 남은 와인이 빨리 산화되지 않도록 예전에 구매해 뒀던 와인 세이버(wine saver)를 사용하여 며칠간 와인을 보관해 마실 것이다. 즐거운 식사 자리가 마무리된 뒤 토커씨 부부는 레스토랑에서 맛본 와인이 마음에 들어 선물용 와인 한 병을 소믈리에에게 추천받아 구매했다. 이 와인은 집에 있는 작은 와인 셀러에 보관한 후 지인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토커씨 부부는 기분 좋게 레스토랑을 떠나 집으로 돌아왔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레스토랑에서의 매너나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 등으로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를 부담스러워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그러한 매너들이 많이 간소화되기도 했고, 레스토랑들 역시 딱딱한 예의에서 벗어나 손님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와인바 토크의 무대가 되었던 와인바 ‘프롬스더와인하우스’]

필자는 [와인바 토크]를 통해 1년 반 정도의 시간 동안 와인은 어렵지 않다, 와인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고 이야기해왔다. 지난 10여 년간 손님과 대면하며 받아온 질문 중 가장 많이 들어온 이야기들을 쓰다 보니, 독자들이 와인에 대해 가장 궁금해하던 부분을 이야기했다고 자부한다. 와인에 대하여 가장 기초적일 수도 있지만 잘못 알려져 있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서 쓰려고 노력했고, 또 그 안에서 조금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하였다. 잎으로도 종종 와인바 토크가 여러분의 와인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남기며 와인바 토크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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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Yang

모두가 와인을 쉽고 재밌게 마시는 그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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