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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창이 ‘양’의 대창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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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창이 ‘양’의 대창이 아니라고?

김대영 2023년 4월 18일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모르는 내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정확히는 우리가 즐겨 먹는 부위에 대한 이야기다. 곱창, 대창, 막창 등 우리나라의 내장 사랑은 대단하다. 특히 예능,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며 대중적인 사랑은 받고 있는 메뉴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인기와는 다르게 곱창, 대창집에 가서 제대로 알고 먹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메뉴판 꼭대기에 쓰여있는 모듬구이를 시켜 먹으며 어떤 부위를 먹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다른 건 몰라도 지금부터 우리가 즐겨 먹는 내장의 분류와 우리가 쉽게 혼동하고 있는 내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곱창과 대창구이]

다양한 소 내장의 세계

’소‘를 기준으로 내장을 살펴본다. 먼저 소는 반추동물이다. 되새김동물이라고 하는데, 한 번 삼킨 먹이를 다시 게워 내어 씹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이런 반추동물의 특징이라 하면 음식물을 소화하는 ’위‘가 4개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인데, 덕분에 다양한 내장의 이름이 생긴다. 먼저, 소의 1번째 위는 ’양‘이라 한다. 양은 소 내장 중에서도 상당히 고급 부위로 취급한다. 특히 양의 까끌까끌한 부분을 벗겨내 구이에 쓰는 양깃머리는 구이로 즐겨 먹는다. 또 그중에 두꺼운 부분은 ’특양‘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값을 쳐서 판매한다.

[해장국에 들어간 양과 선지]

2번째 위는 벌집양이라 한다. 말 그대로 벌집모양의 내장 부위인데, 식감이 쫄깃하고 좋아 구이 혹은 국밥에 들어가기도 한다. 3번째 위는 ’천엽‘이라 불리는데, 1000장의 잎사귀가 겹쳐진 것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적으로는 소 곱창집에 가면 생간과 함께 기름장에 찍어 먹을 수 있게 준비된다. 일반적으로 다들 혐오스럽게 생겼다고 피하는 부위기도 하다. 솔직히 특별한 맛이 있는 부위는 아니지만 그 특유의 꼬독한 식감이 나름 매력적이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인기 부위다.

[돼지막창]

소막창과 돼지막창

4번째 위는 ’막창‘, ’홍창‘ 이라 불린다. 이름이 무려 두 개인데, 막창이라 불리는 이유는 마지막 ’창‘ 이라는 뜻이고, 홍창은 말 그대로 붉은색을 띠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이들이 헷갈려 하는 재밌는 사실이 있는데, 바로 이 소의 막창과 돼지의 막창을 엄청 헷갈려 한다는 것이다. 헷갈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돼지의 막창은 돼지의 ’위‘가 아닌 ’직장‘ 즉 장의 일부라는 것이다. 그래서 막창구이집을 갈 때는 소막창인지 돼지막창인지 잘 구별해서 가야 한다. 이 둘은 부위도 다르지만, 맛과 매력 또한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 부위다. 기본적으로 소의 막창은 약간 살덩이와 같은 느낌이 강하고 쫄깃한 매력이 있는 부위라면, 돼지의 막창은 동글동글하게 생겨 불판에 바삭하게 구워 먹는 매력이 있는 부위다. 대구에 가서 먹는 막창구이가 바로, 이 돼지막창이다.

[양과 대창]

곱창과 대창

4개의 위를 지나 이제 소장과 대장이 나올 차례 바로 곱창과 대창이다. 사실상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부위들이다. 곱창은 소장이고 대창은 대장이다. 일반적으로 구워 먹는 부위들이지만 곱창전골, 대창전골 같은 기름진 메뉴들 역시 최근엔 인기 있는 메뉴로 잘 판매되기도 해 사실상 부위에 따른 조리 방법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앞서 말한 4개의 위 부위와 비교하자면 소장과 대장이 훨씬 기름진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담백한 위 부위와 장 부위를 한 개씩 묶어서 팔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종종 오해하고 있는 ’양대창‘, ’양곱창‘이다. 진짜 양(동물)의 대창이 아니라 ’양‘과 ’대창‘의 조화로움 때문에 묶어 놓은 메뉴 이름이라 볼 수 있다.

[오소리감투]

돼지곱창은 어떻게 구별할까?

사실 이 구별은 너무 쉽다. 돼지곱창이 훨씬 가격이 싸다. 하지만 그래도 굳이 구별해 본다면 야채곱창이랑 불리는 곱창의 경우를 돼지곱창이라고 보면 된다. 이유가 있는데 돼지곱창은 소곱창과 다르게 냄새가 조금 있어 그냥 소금구이로 먹을 때 돼지의 누린내를 차마 다 잡기 어렵다. 때문에 향이 강한 채소들이나 양념들을 활용해 철판에 볶아 먹는다. 또 알곱창이라는 돼지곱창 메뉴가 있는데 이는 야채곱창에서 야채 양과 당면을 줄여 곱창의 양을 늘린 메뉴라 볼 수 있다. 알곱창이라 불린 이유는 곱창이 열을 받으면 알처럼 동글게 말리는 모양을 보고 알곱창이라고 불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마지막으로 돼지는 반추동물이 아니라 위가 1개인데, 이를 ’오소리감투‘라고 한다. 가끔 국밥집이나 수육집에서 ’오소리감투’ 수육으로 제공되기도 하지만, 순댓집에서 자주 나오는 간, 허파만큼 대중적인 부위는 아니다.

오늘은 이렇게 소와 돼지의 내장에 대해 알아보았다. 우리가 평소에 즐겨 먹는 부위지만 생각보다 모르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 준비했으니, 여러분도 이제 내장을 먹으러 가서 메뉴판을 보고 이해해 보면 내장을 더욱 재밌고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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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음식이야기를 좋아하고 즐깁니다. 음식의 가치를 올바르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팟캐스트 "어차피, 음식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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