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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와인의 눈부신 성장 – 오가닉 와인이란?

친환경 와인의 눈부신 성장 – 오가닉 와인이란?

Monica S Lee 2016년 3월 19일

2015년 5월, 지난봄 다녀왔던 프랑스 부르고뉴 와이너리. 그곳에서 생산자들과 가장 많이 이야기했던 주제는 ‘친환경 농법’이었다. 바이오다이내믹(Biodynamic), 오가닉(Organic), 내추럴 와인(natural Wine), 루뜨레조네(Lutte Raisonnée) 등 서로 다른 친환경 농법과 양조방식이 있지만, 소비자는 헷갈린다. 정의가 정확하지 않고, 규제도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비자 이해가 부족한데, 판매자는 ‘친환경 와인’ 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니, 소비자의 혼란은 가중된다.

소비자의 확실한 이해를 돕기 위해 ‘친환경 와인’을 주제로 총 4편의 연재 글을 쓴다. 1편은 급성장하는 친환경 와인 시장과 오가닉 와인의 정의, 2편은 전 세계적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바이오다이내믹 농법, 3편은 내추럴 와인과 아황산염, 4편은 친환경 와인의 명암(明暗)이 주제다.

친환경 와인의 눈부신 성장

친환경 와인이 와인 시장의 주류(主流)는 아니다. 하지만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와인시장 모두, 2016년 ‘친환경 와인’ 성장이 두 자릿수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 친환경 와인은 2012년 4억 유로, 한화 5,400억 원의 가치를 지녔다. 2011년에 비해 15% 성장했고, 2010년과 비교해 28% 성장했다. 독일은 2012년 2억 유로, 한화 2,600억 원의 가치를 보였다. 2011년에 비해 14%, 2010년에 비해 28% 상승한 숫자였다. 친환경 와인이 유럽 와인 시장 전체의 6%를 점유하고 있고, 유럽 포도밭 중 오가닉 농법을 사용하는 포도밭은 늘고 있다. 요컨대, 친환경 와인이 늘고 있는 것이다. <아래 그래프 참조>

graph

문제는 규제와 가이드라인이다. 친환경 와인은 매년 늘고 있지만, 규제는 그 인기를 쫓아가지 못한다. 너도나도 ‘친환경 와인’을 홍보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각자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다.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은 다양한 친환경 와인 중, ’오가닉 와인(Organic Wine)’의 정의를 알아보려고 한다.

오가닉 와인이란?

오가닉 와인은 쉽게 말해 오가닉 농법으로 만든 와인이다. 기존에는 농약을 사용했다면, 오가닉 농법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친환경 비료와 거름을 쓴다. 친환경 비료는 직접 농장에서 만들거나, 외부업체에서 제품을 구매해 쓸 수 있다. 양조방식에도 규제가 있다. 병입 전 첨가물을 금지하거나, 아황산염 첨가 기준을 두는 방식이다. 환경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 토양을 비옥하게 해 건강한 포도와 와인을 만들어내는 게 목적이다.

‘오가닉 와인’은 국가마다 인증 방식이 다르다. 바꿔 말해, 국가가 직접 ‘오가닉 와인’을 인증하는 것이다. 민간 기업도 있지만, 국가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아야지만 ‘오가닉 와인’이란 말을 쓸 수 있다. 미국은 USDA(미국 농업부)가 만든 NOP 가이드라인에 따라 오가닉 와인을 인증한다. 유럽은 EU 법규가 오가닉 와인을 정의하고 인증 로고를 부여한다. 사실상 미국은 2002년, 유럽은 2012년 통일된 가이드라인이 생겼다. 생각보다 역사가 짧은 것이다. 흔히 보는 ECOCERT와 AB 인증 로고는 민간 인증업체다. 필수사항이 아니다. ’오가닉 와인’은 반드시 국가 인증을 받아야 하며, 미국과 유럽을 포함, 칠레, 호주, 남아공 등 와인을 생산하는 국가는 모두 인증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왼쪽 유럽 EU 오가닉 로고, 오른쪽 미국 USDA 오가닉 로고

왼쪽 유럽 EU 오가닉 로고, 오른쪽 미국 USDA 오가닉 로고

그러므로 유럽이나 미국에서 만든 ‘오가닉 와인’이라고 한다면 위의 로고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오가닉 로고를 확인할 수 없는 와인이 훨씬 많은 실정이다. 오히려 민간 인증 로고가 더 공신력을 갖기도 한다. 다행히 지금이라도 통일된 규제가 생겼지만, 여전히 소비자는 혼란스럽다.

첫 번째, ’오가닉 와인(organic wine)’과 ‘오가닉 포도로 만든 와인(wine made from organic grapes)’의 차이다. 미국은 2002년, 유럽은 2012년 규제가 생기기 전까지 병에는 오직 ‘오가닉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고만 표기할 수 있었다. 그래서 현재 두 가지 용어가 혼재한다. 프랑스의 경우, ‘오가닉 포도로 만든 와인’이 ‘오가닉 와인’에 비해 규제가 적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었다. 미국은 지금까지도 USDA에서 ‘오가닉 포도로 만든 와인’과 ‘오가닉 와인’ 두 가지를 인증한다. 전자는 70%의 오가닉 재료만으로도 인증을 받을 수 있고, 후자는 95% 이상 오가닉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전자는 아황산염(sulfites)을 100ppm까지 넣을 수 있지만, 후자는 전혀 넣을 수 없다. 엄연히 다른 뜻을 가진 단어다.

나라별로 오가닉 와인에 대한 규제가 다르다는 점 또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해서 협의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둘 사이의 간극은 크다. 가장 큰 차이점은 아황산염(sulfites) 기준이다. 미국 ‘오가닉 와인’은 아황산염을 전혀 첨가할 수 없지만, 프랑스는 레드와인 100ppm, 화이트와 로제와인 150ppm까지 넣을 수 있다. 프랑스의 오가닉 와인이 미국 기준으로는 오가닉 와인이 아닌 셈이다.

오가닉 와인은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규제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와 국가 간 협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친환경 와인’ 혹은 ‘오가닉 와인’ 만을 홍보하는 것은 친환경 와인에 대한 안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오가닉 와인’이 기존 와인보다 얼마나 더 맛있고, 훌륭하며, 의미가 있는지 논의를 하기 전에 ‘오가닉 와인’의 정의부터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는 적어도 국가 인증 로고만 확인한다면 ‘화학적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고’, ‘물리적 개입이 최소화된 와인’을 골라낼 수는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오가닉 와인’이란 단어로 과대광고를 하는 경우, 인증 시스템을 근거로 적절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과거와 다르게 오가닉 와인은, 이제 국가의 인증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1. Malgorzata Pink,“THE SUSTAINABLE WINE MARKET IN EUROPE – INTRODUCTION TO A MARKET TREND AND ITS ISSUES”, University of Agriculture in Krakow, 2015,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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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ica S Lee

WSET Diploma candidate, 香港거주. 바다와 와인을 사랑하는 프리랜서 기고가. La 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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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라임워터 2018년 1월 14일

    오타 아닌지 문의 드립니다~
    Lutte Rasionnée -> Lutte Raisonnée

    응답
    1. Decanter Column 2018년 1월 22일

      라임워터님, 감사합니다!

  2. John Yoo 2020년 6월 10일

    와 엄청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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