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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아노 산드로네의 오너, 바르바라 산드로네와의 인터뷰

루치아노 산드로네의 오너, 바르바라 산드로네와의 인터뷰

Olivia Cho 2024년 5월 30일

이탈리아 피에몬테에 위치한 루치아노 산드로네는 40년 이상 이어져 오고 있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이다. 설립자 루치아노 산드로네는 1977년 바롤로의 크루 칸누비(Cannubi)를 매입하여 다음 해인 1987년 첫 수확을 하였다. 양조장이 없어 어린 남동생 루카와 함께 부모님의 집 차고에서 첫 와인을 만들었다. 바롤로의 전통을 준수하되, 끊임없는 실험과 개선을 통해 그의 경험과 철학이 담긴 1,500병의 바롤로 ‘칸누비 보스끼스(Cannubi Boschis)’를 만들어냈다.

와이너리 설립자, 루치아노 산드로네

루치아노 산드로네 와이너리

이 와인은 1982년 이탈리아의 우수한 와이너리를 발굴하여 수출 배급하는 회사인 ‘마르크 데 그라치아(Marc de Grazia)’에 전량 판매되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과 스위스로 수출을 하며 국제적인 발돋움을 했다. 루치아노는 2023년 1월 타계하였지만 여전히 루치아노의 동생 루카가 모든 포도밭을 책임지고 있고, 현재는 1997년 합류한 루치아노의 딸, 바르바라가 모든 행정과 홍보, 교육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9년 만에 방한한 바르바라 산드로네와의 인터뷰를 통해 루치아노 산드로네 와이너리에 대해 알아보았다.

루치아노 산드로네 와이너리의 현 오너, 바르바라 산드로네

Q. 루치아노 산드로네가 지닌 와인 철학은 무엇이며, 이는 와이너리의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와이너리의 설립자이자 와인 메이커인 루치아노 산드로네는 바롤로 라 모라(La Morra) 지역 출신으로, 훌륭한 사람이자 개성 넘치는 아버지였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저에게 겸손과 존중을 가르쳤습니다. 오늘날 이러한 가치는 저뿐만 아니라 그가 늘 생산해 온 와인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우리 와인은 너무 과하지 않으면서도 돋보이는 겸손함을 지닙니다. 와인 그 자체와 와인이 만들어진 지역에 대한 표현을 할 뿐이죠. 이렇게 우아한 독특함을 자랑합니다. 또한 우리 와인은 이 지역의 전통적인 포도밭 농사 방식에 따라 재배한 포도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지역과 전통에 대한 존경을 포함합니다. 최종적으로 산드로네 와인만의 명확한 발자취를 표현하는 독보적인 와인이 만들어집니다.

루치아노 산드로네 와이너리

Q. 루치아노 산드로네 와이너리의 떼루아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이 와인의 스타일에 어떻게 반영되나요?
우리 지역 땅의 특징은 석회질 이회토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점토와 탄산칼슘으로 구성된 퇴적암과 일부 사암(sandstone)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지역은 온화한 대륙성 기후로, 여름과 가을이 길어 최고 품질의 포도를 생산하기에 아주 적합합니다. 네비올로 품종이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에 뿌리박고 있죠. 이러한 환경에 더불어 우리의 영혼, 사랑, 그리고 열정으로 정말 특별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와이너리의 주요 포도 재배 지역인 랑가와 로에로

Q. 최근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와이너리에서는 어떤 전략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아주 좋은 포인트네요! 예측하기 힘든 날씨 및 기후 변화와 그에 따른 도전 과제가 아주 중요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2022년은 무덥고 강렬한 햇빛에 비가 거의 오지 않아 걱정이 많았습니다. 돌체토 포도의 신선함을 최대한 지키기 위해 보통 수확 시기보다 무려 약 25일 일찍 포도를 수확했죠. 또한 강렬한 햇빛으로부터 포도 열매를 지키기 위해 그물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와인 양조업자들은 양질의 포도를 보호하고 유지하기 위해 점점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와인의 원료는 포도이고, 포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를 맞으며 자라고 익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지역에서는 이미 자연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관행을 실천하며, 생태계를 위협하는 화학 물질 사용 자제를 향한 움직임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Q. 루치아노 산드로네 와이너리는 왜 네비올로, 바르베라, 돌체토 세 가지 포도 품종에 집중하게 되었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통을 유지하고 지역 토착 품종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돌체토, 바르베라, 네비올로는 모두 바롤로 와인 산지인 랑가(Langa) 지역의 아름다운 언덕에서 자생하는 세 가지 토착 포도 품종입니다. 대자연이 이미 파라다이스를 선물해 주었는데 굳이 다른 와인을 만들 필요가 없죠. 게다가 이 세 가지 포도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아요.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 재배되는 경우, 결코 이곳의 와인과 같은 방식으로 표현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 포도들이 이 지역에서 제공해 주는 풍미를 마음껏 즐겨보세요.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네비올로, 루치아노 산드로네가 발견한 네비올로의 클론 품종인 비테 탈린, 돌체토, 바르베라

Q. 전통적인 와인 메이킹 방법과 현대 기술을 어떻게 조화롭게 결합하고 계신가요?
균형(balance)은 우리의 핵심입니다. 세상은 멈추지 않고 인간도 멈추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탐구하고, 실험하고, 또 배우죠.
어떤 분야에서는 속도가 항상 최우선입니다. 하지만 농업은 다릅니다. 농업에서 식물의 뿌리는 미래의 건강한 식물을 위한 기초이며, 와인 제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통은 계획의 뿌리이자 기반이며, 그다음 와인 메이커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와인 스타일이 달라집니다.

바르바라 산드로네와 루카 산드로네

Q. 현재 와이너리가 위치한 지역에서 주목할 만한 와인 제조 기법이나 소비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일부 극단적인 모더니스트 와인 메이커들이 점점 전통적인 기법으로 돌아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와인 제조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균형 잡힌 작업과 제조가 이 지역 와인 생산자들의 일반적인 철학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한국에서 유통되는 루치아노 산드로네 와인에 대한 소개와 잘 어울리는 음식 페어링을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 돌체토 달바(Dolcetto d’Alba):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와인입니다. 일상적인 식사에 곁들이기 좋은 와인으로, 우리 지역에서는 모든 식탁에 돌체토 와인 한 병이 항상 있을 정도예요. 신선하고 과실미가 좋습니다. 쥬시한 붉은 체리 향과 풍미가 인상적이죠. 실제로 어제 두부김치 등 한식과 페어링해 봤는데요. 한식과도 정말 잘 어울리더군요! 어느 음식과도 튀지 않고 잘 어울리는 다재다능한 와인입니다.
– 바르베라 달바(Barbera d’Alba): 돌체토와 함께 이 지역에서 가장 친숙한 와인입니다. 블랙 체리, 자두, 스파이스 등의 아로마가 특징적으로, 부드럽고 산뜻한 산미로 인해 여름철 바비큐, 매콤한 아시아 및 인도 요리와 찰떡궁합을 자랑합니다. 진정한 파티 와인이라고 볼 수 있죠!
네비올로 달바 발마지오레(Nebbiolo d’Alba VALMAGGIORE): 이 와인은 위 두 와인과는 다른 느낌을 선사합니다. 여러분을 진정한 네비올로의 세계, 특히 바롤로와 가까이에 있는 경이로운 와인 지역인 로에로(Roero) 지역으로 안내해 줄 와인이죠. 로에로의 모래 토양은 이 와인에 순수함과 우아함을 불어넣습니다. 라즈베리, 딸기, 석류 등 신선한 붉은 베리류 뉘앙스가 느껴지고, 실키하고 부드러운 타닌이 오래도록 지속됩니다. 생선은 무조건 화이트 와인과 어울린다는 편견을 깨줄 만한 와인이예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겨 보세요.
– 바롤로 르 비녜(Barolo LE VIGNE): 바롤로는 예로부터 왕의 와인, 그리고 와인의 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역사가 그렇게 말하고 있고, 저는 그것이 모두 사실이라고 확신합니다. 바롤로 지역에서 재배된 네비올로 포도로 만든 와인을 바롤로라고 부르는데, 탄탄한 타닌과 코끝을 자극하는 은은한 스파이시한 향을 가진 견고한 구조의 와인입니다.
구체적으로 LE VIGNE는 여성스럽고 꽃향기가 가득한 매혹적인 와인입니다. 그 이유는 포도밭이 고지대에 위치하여 수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 바롤로 알레스테(Barolo ALESTE): 바롤로 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한 칸누비(Cannubi) 지역의 풍요로움과 우아함에 경의를 표하는 바롤로 와인입니다. 최적의 토양과 기후 조건, 여러 차례의 수확을 통해 독특한 개성을 지닌 와인을 탄생시켰습니다.
– 바롤로 비테 탈린(Barolo VITE TALIN): 이 와인은 클론 셀렉션으로 놀랄만한 스토리를 지녔습니다. 1987년 ’탈린(Talin)’이라는 별명을 지닌 나탈레(Natale)라는 농부가 젊은 시절 루치아노에게 정성스레 가꾸어놓은 자신의 땅을 임대해 주었는데요. 이듬해 루치아노는 조금 특이한 나무를 하나 발견합니다. 조금 이상하지만 독특한 캐릭터를 지닌 이 종류에 대한 호기심이 그를 자극했고, 이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실험을 통해 이 품종의 가능성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2017년 DNA 테스트를 통해 이 품종이 네비올로 품종의 새로운 클론임이 증명되었습니다.
호기심 많은 와인 메이커인 루치아노가 무려 25년 동안 끊임없는 노력 끝에 탄생시킨 와인이 바로 비테 탈린이죠. ‘비테(VITE)’는 포도나무를 뜻하는 이탈리아어이고, ‘탈린(Talin)’은 젊은 루치아노의 능력과 인내심, 겸손한 와인 제조 기술을 믿었던 포도밭의 원로 소유주 탈린을 기념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와인은 전통적인 피에몬테 전체 요리, 절인 고기 및 숙성 치즈와 같이 구조적이고 풍부한 풍미를 지닌 요리와 가장 잘 어울립니다.

루치아노 산드로네의 와인들

Q. 한국의 와인 애호가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와인에 관심 가져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탈리아에서 와인은 항상 술보다는 진정한 음식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알맞은 균형은 항상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와인을 즐기는 것은 우리의 미각뿐만 아니라 영혼에 순수하고 진정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또한 친구들을 더 가깝게 만들고, 사람들과 더 많이 교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죠.
그러니 여러분, 나이와 국적에 상관없이 좋아하는 와인을 즐기세요. 와인의 문은 활짝 열려있습니다. 지인들과 함께 좋아하는 음식을 곁들여 즐겨보세요. 그리고 당신이 마시는 와인 한 잔 뒤에는 이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와인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질 거예요.

위 인터뷰는 5월 28일 서울 소피텔 앰버서더 호텔에서 진행된 루치아노 산드로네 와이너리의 와인 프리뷰 시음 행사 후 진행되었다.

* 해당 기사는 플롯매거진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원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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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ia Cho

flexible mind, joyful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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