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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풍당당’, 트렌드 바꾼 그녀들

‘女풍당당’, 트렌드 바꾼 그녀들

임지연 2020년 10월 19일

여성들의 음주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 주류 소비 트렌드가 그녀들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여성 소비자들이 주류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주류 업계의 큰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그녀들의 움직임에 따라 주류 시장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가장 눈에 띄는 주류 시장의 변화는 과거 도수 높은 ‘센 술’이 주류 시장을 이끄는 중심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보다 감각적이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한 번에 부담 없는 양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용량, 저도수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소확행, 혼술, 홈술 등의 분위기가 유행하면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보다 감각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 같은 주류 시장 변혁 중심에는 단연 그녀들이 있다. 일명 ‘그녀의 경제’로 불리며 세계 주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여성 소비자의 등장이 그것인데, 다양한 RTD 제품은 물론이고 소용량 와인 등의 매출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 업계에서의 여성 소비자의 등장은 이미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하게 지속돼 왔다.

지난 2017년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에도 이미 여성의 음주율은 크게 상승한 반면 남성의 음주율은 소폭 감소하는 현상이 발견된 바 있다. 당시 남성 소비자의 경우 2010년 77.8%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세로 돌아섰던 반면, 여성 소비자는 2012년 이후 5년간 매년 상승해 지난 2017년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50% 선을 넘어섰던 바 있다.

특히 지난 2005년 대비 주류 시장에서의 여성 소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지난 2005년 여성의 월간 음주율은 37%이었던데 반해 2017년 기준 50.5%로 크게 올라섰는데, 이는 같은 기간 남성의 월간 음주율이 72.6%에서 74%로 단 1.4% 상승하는데 그쳤던 것과 비교해 놀라운 수치 변화인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더해 이듬해였던 지난 2018년,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주류 시장을 이끄는 미래의 최신 트렌드로 혼술과 소용량, 수제 맥주, 그리고 가성비 좋은 술과 홈술 등을 꼽은 바 있다.

달달하면서도 부드러운 맛과 향을 가진 주류의 등장이 눈에 띈다. 미국 하와이 주 대형 마트 주류 매장에 진열된 제품들

이런 신(新) 트렌드를 이끄는 여성 소비자들의 경우, 오랜 기간 동안 주류 시장의 큰손이었던 남성 소비자들 대비 1회 평균 음주량이 적고 저도수 주류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특징을 가졌다. 실제로 특히 여성 소비자들의 경우 1회 음주량은 5잔에 그친다는 점에서 남성 소비자들과 비교해 약 2잔 이상 적게 즐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곧 여성 소비자들의 경우 주류를 즐기는 이유가 단순한 음주, 폭음보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맛 좋은 술을 가성비 있게 즐기려는 이들이 많다는 것으로 풀이 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주류 소비 트렌드에서 25~44세 여성들은 혼술, 즐기는 술, 분위기 좋은 주점을 자신의 주류 음용 형태로 꼽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이유 탓에 주류업계도 알코올 소비자의 큰 손으로 떠오른 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소용량·저도수 제품을 적극 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같은 여성 소비자들의 등장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전 세계 주류 트렌드를 이끌며 초대형 시장으로 불리는 중국도 역시 최근 여성 소비자들의 등장으로 민감한 시장 변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최대 규모의 경제 전문 매거진 ‘CBNData’는 ‘2020년 중국청년주류트렌드보고서’를 공개, 지난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세대들 가운데서도 유독 여성 소비자들이 주류 시장의 트렌드를 이끄는 ‘큰손’으로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중국 역사상 최초로 알코올 구매자 중 여성 소비자의 증가 속도가 남성의 것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시기 중국 여성들의 개인 가처분 소득의 규모가 빠르게 증가, 여가에 대한 여성의 욕구 표출 등에 대한 관심이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주류 시장 역시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트렌드 이동 현상이 대거 발견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 시기 중국 주류 시장에서는 기존의 ‘마오타이주(茅台酒,)’로 대표되는 바이주(白酒) 등에 대한 소비 대신 달콤한 맛과 향을 가진 와인, 샴페인, 과일주 등이 주류 시장을 이끄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다만, 40~50대 이상 세대에서는 여전히 기존의 바이주에 대한 소비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 소재의 대형 주류 전문 매장을 가득 채운 다양한 브랜드의 주류들

중국 주류시장을 이끄는 또 다른 눈에 띄는 트렌드는 단연 ‘건강한 음주 문화’다. 이것 역시 적당한 양의 음주와 건강한 음주 문화를 선호하는 1990~1995년대 출생 여성 소비자들이 주류 트렌드를 이끄는 큰 손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해당 보고서는 분석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20대 여성 소비자들의 경우 적당량의 알코올 섭취를 통해 일상에서의 피곤과 지루함 등의 부정적 감정을 이겨내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적당량 섭취한 알코올은 자기 치유와 사회생활, 안정적인 정신 건강 등에 도움이 된다고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낮은 도수의 알코올과 적당량의 술을 섭취하는 것을 선호하며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알코올과 음료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우스갯소리가 등장했을 정도다.

이 같은 낮은 도수 알코올에 대한 선호는 곧 주류 시장에서의 과일주, 와인, 칵테일 등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또, 과거 50~60도에 이르는 높은 도수의 바이주 역시 여성 소비자들을 겨냥해 20도 내외의 낮은 도수의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중국 주류 시장에서는 과일주로 불리는 달달한 맛의 낮은 도수 알코올의 판매량이 지난 2018년 대비 약 12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파인애플, 딸기, 복숭아, 장미 등 다채로운 술의 등장에 대해 해당 보고서는 이 같은 달달한 맛의 낮은 도수의 알코올 판매량 증가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하와이 주 소재의 와인 및 주류 전문 취급 매장의 모습. 다양한 맛의 와인과 주류가 진열장을 가득 채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성들이 주도하는 주류 시장의 분위기는 미국에서도 쉽게 감지되고 있다. 특히 여성 소비자들이 가진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주류 트렌드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건강과 환경을 생각한 술’을 표방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미국 ’21씨즈(Seeds) 데킬라’에서는 오이와 할라페뇨, 히비스커스, 자몽 등 과일주를 출시, 인공 향료를 기피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풀 세일(Full Sail) 사에서는 기존의 맥주 생산에 소요됐던 물 소비량을 감축하기 위한 방책으로 기존의 6∼8대 1로 사용했던 물의 양을 3대 1로 줄인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또, 이들은 맥주 생산 후 남은 곡물을 지역 농가에 무료로 제공해 가축 식용에 재활용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 멕시코의 패트론 실버에서는 현지에서 생산되는 멕시코산 커피와 프리미엄 데킬라를 결합한 새로운 맛의 술을 출시했다. 또, 약 29유로(약 4만 원)대의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와인 제조 역사와 맛 등의 내용이 담긴 정보와 함께 와인 시음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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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 logan@winevisi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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