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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전통주 정기구독’

제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전통주 정기구독’

Sunjoo Kim 2020년 10월 21일

필자 주변엔 술 즐기길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과 모임을 할 때면, 그동안 벽장에 꼭꼭 숨겨두었던 술을 싸 들고 온다. 포틀럭 파티처럼. 인원이 많으면 술의 개수가 많아지는 건 물론, 비정상회담이라도 하듯 증류주, 와인, 탁주, 보드카. 국적과 장르를 파괴하는 술이 한 테이블에 모두 모인다.

하루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은 양조장에서 만든 술, 전통주를 가져온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사는 지역에선 쉽게 구할 수 없는 술이라 그 술을 어떻게 구했는지 궁금해졌다.
“이 술이요? 저 매달 술 구독하고 있거든요.”
“술 구독이라고?”

필자가 알고 있는 <구독>이라면 집으로 신문, 잡지와 우유를 정기적으로 배달을 받던 서비스다. 그 이전의 구독은 일주일에 한 번씩 선생님께서 집으로 오셔서 수학과 영어 문제 풀이를 도와주시던, 지긋지긋한 눈높이나 구몬학습. 더 어렸을 땐 아이템플과 일일공부(어렸을 때부터 밀리던 습관은 지금도… 이 자리를 빌려 에디터님께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이게 구독이 아닌가. 술 구독이라니 어떻게 술을 구독할 수 있단 말인가.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필자처럼 술까지 구독한다는 사실에 놀라워하실 수 있겠다. 하지만 구독이라고 자각하지 못했을 뿐 서비스는 진작부터 이용하셨으리라 생각한다. 멜론과 같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같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Over The Top), 밀리의 서재와 같은 책 구독 서비스도 구독에 속하니까. 구독은 월정액(또는 일정액)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익숙해진다.

일정액을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자로부터 제공받는 <구독경제>는 우리 일상의 모든 부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커피, 도시락, 아이스크림, 귀걸이, 면도날, 옷, 과일, 자동차, 명품, 강의.. 상상을 초월한다. 구독경제를 알고 나니, 세상의 많은 애주가를 위한 <술 구독> 서비스가 당연해 보인다.

<전통주 구독>은 일정 금액을 내면 업체가 추천하는 전통주를 매달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업체마다 술 개수, 혜택, 상품 구성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술을 널리 알리고 즐기는 문화를 만들자는 신조로 만들어졌다는 데서 결이 같다.

담화박스 / 사진 출처: 술담화 홈페이지

이달엔 어떤 술을 만날까? ‘담화박스’
‘술과 사람의 담화’라는 뜻의 <술담화>는 다양한 맛과 향을 지닌 전통주를 음미하고 즐기는 문화를 추구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천 종류가 넘는 우리술 중에 전통주 소믈리에가 큐레이션한 테마술 2~4병을 담화박스로 구성한다.

담화박스엔 테마술과 함께 술과 관련된 정보를 담은 스토리 카드 및 랜덤 안주가 들어있다. 어떤 전통주가 올지 모르는 랜덤박스라 배송일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술담화가 큐레이션한 술을 받다 보면 ‘나만의 인생술’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될지도.

월간홈술 / 사진 출처: 배상면주가 제공

홈술닷컴의 ‘월간홈술’
배상면주가에서 런칭한 홈술닷컴에서도 막걸리 구독을 시작했다. 상품은 <느린마을 막걸리> 또는 <느린마을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해물파전, 녹두전, 육전, 김치전 등의 가정간편식(HMR) 안주 세트다.

느린마을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집 근처 마트에 입고되지 않거나 대량으로 막걸리를 쟁여놓는 스타일이라면 정기구독을 추천해 드린다. 정기구독을 선택하면 정가보다 1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며, 본인의 막걸리 소비 주기(?)에 맞춰 1주, 2주, 4주로 자동결제 기간을 선택 가능하다.

이달의 우리술BOX

우리술한잔의 ‘이달의 우리술BOX’
우리술한잔은 지난 9월에 오픈한 새로운 전통주 구독 서비스다. 가장 맛있는 우리술을 소개하고 술에 얽혀 있는 로컬의 이야기를 맛있게 소개하겠다는 포부다.

매달 지역을 선정해 해당 지역에 담긴 역사, 인물, 장소를 소개하는 매거진과 해당 지역 전통주를 배송한다. 지난달 지역은 충남 홍성으로 홍성 출신 김좌진 장군과 한용운 선생의 이야기, ‘별빛드리운못’ 양조장 인터뷰를 매거진에 담았고, 구독술은 ‘별빛드리운못’ 양조장에서 빚은 해(청주), 달(탁주)을 선정하였다.

우리술한잔은 한 양조장의 술 두 종류를 구독술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취향에 맞는 술(탁주, 증류주, 와인 등)을 선택하여 받아볼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경험’에 가치를 둔다. 여행할 때도 현지인 같은 일상이나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체험을 선호하며, 이는 인생의 자양분이 된다고 믿는다. 구독경제는 ‘경험’에 가치를 두는 밀레니얼 세대의 성향에 맞춰 취향을 세분화하고 정교하게 나아가고 있다. 전문가가 큐레이션 한 전통주와 스토리텔링을 제공하는 <전통주 구독>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지지를 받는 이유도 취향을 반영한 즐거움과 새로운 경험을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나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구독, 당신은 자신을 위해 어떤 구독을 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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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joo Kim

철로와 맥주가 있다면 어디든지 가고 싶은 여행자, 지구상의 존재하는 술을 마시기 위해 여행하고 글을 쓰는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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