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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초보를 위한 와인 게릴라 특강-2

와인에 이제 막 입문한 초보를 위한 앤드루 제퍼드의 와인 가이드 2부를 읽어보자. 2부는 와인 양조에 관한 것이다.

사진: 앤드루 제퍼드와 함께 총 4부로 이루어진 색다른 와인 가이드를 즐겨보자 / 사진 제공: 앤드루 제퍼드

게릴라(명사): 일반적으로 더 규모가 큰 정규군을 상대로 불규칙한 싸움을 펼치는 소규모 독립적 집단의 일원

게릴라(형용사): 보통 허가 없이 즉석에서 실시하는 행동이나 활동을 뜻함

제2. 양조

 

1. 포도밭은 자연 발생한 게 아니다

포도나무는 그 자체가 게릴라다. 힘이 아니라 교묘한 전술을 통해 생존하기 때문이다. 포도덩굴은 숲과 덩굴 속에서 진화한다. 번식을 위해 씨앗을 퍼뜨리는 새들이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열매를 작게 맺는다. 반면 포도밭은 인간이 만든 것이다. 열매를 수확하려고 일부러 성장을 저해시킨 나무를 막대에 묶고, 필요에 따라 잘라내고, 질병을 물리치기 위해 화학약품을 뿌려(유기농도 그렇다) 단일 재배한다. 자연에서 탄생한 것이라는 말을 믿지 마라. 인류가 사라진다면 포도밭도 곧 그 뒤를 따를 테니 말이다.

 

2.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사진: 2016년 4월, 부르고뉴, 서리가 내린 날 다음 아침. 봉오리를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곳곳에 불을 피워뒀다. / 사진 제공: 프레더릭 빌레/@fredericbillet1/트위터

봄에 깨어나 가을에 잠이 들기 전까지 7~8개월 동안 포도나무에서 벌어지는 일보다 와인 풍미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없다. 각각의 기후에 맞게 품종들이 길러지고, 매년 와인(빈티지)의 품질은 그 7~8개월 동안 날씨가 얼마나 좋았냐 혹은 나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서늘한 기후 지역에서는 따뜻한 빈티지가 좋고, 따뜻한 지역에서는 때로 서늘한 빈티지가 좋을 때도 있다. 게릴라들은 한 가지 법칙만 기억하면 된다.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이 서늘할수록 빈티지 별로 와인 맛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언젠가 와인 전문가가 되고 싶은 꿈이 있다면 기억해두어야 할 법칙이 하나 더 있다. 와인을 오래 보관하려 할수록 빈티지가 중요해진다는 사실이다. 안 좋은 것들은 보관하지 말자.

 

3. 수확-게임 오버

게릴라전에서는 타이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 상대를 급습할 수 있다. 와인을 완벽에 가깝게 만들어야 하는 점에서는 수확 타이밍 또한 매우 중요하다. 물론 이 경우 우리에게 놀라움을 안겨주는 대상은 바로 날씨이긴 하지만 말이다. 와인을 만드는 포도는 두 가지 성숙도를 따진다. 바로 당도 성숙(충분한 알코올을 생산하기 위해)과 풍미 성숙이다. 때로는 두 가지가 함께 가기도 하고 때로는 따로 놀기도 한다. 포도를 수확하기에 가장 좋은 순간은 아마도 풍미 성숙도에 막 이르기 시작한 순간일 것이다. 물론 당도 성숙도가 그리 뒤처지지도, 너무 앞서가지도 않는다는 가정에 따라 말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언제일까? 상황이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불쌍한 와인메이커들에게 동정심을 보내자. 수확 타이밍을 정확히 잡아낸다 하더라도 어차피 소위 전문가들로부터 성숙도에 대해 끊임없이 잔소리와 욕을 듣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4. 포도 다루기

사진: 2017년 8월, 나파 밸리 뭄의 방금 수확한 피노 누아 품종 / 사진 제공: 밥 매클러나한/나파 밸리 빈트너스

살았든 죽었든, 누구나 남들이 우리를 부드럽게 다뤄주길 바란다. 포도도 마찬가지다. 그 사실을 깨달은 지 얼마 되지 않긴 했지만, 그것이 바로 현대 와인 양조자들이 집착하는 대상이다. 저렴한 와인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이 거칠게 다루어졌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부드럽게 다루려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부드럽고 매끄러운 맛(미끈한 화이트부터 풍부한 질감의 레드까지)과 순수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를 통해 와인의 품질을 더욱 명확히 알아볼 수도 있고 말이다.

 

5. 첨가물

와인에 들어가는 첨가물은 단 하나다. 와인을 깨끗이 유지하고 보존시켜주는 약간의 황 성분. 그걸 첨가하지 않으면(요즘은 그걸 넣지 말라고 고집하는 새로운 전문가 집단이 생겨났다) 와인에 결함이 생길 수도 있고 사과주 같은 냄새가 날 수도 있다. 설사 이런 문제점들을 교묘히 피해갔다 하더라도 황이 전혀 첨가되지 않은 와인은 이른 시일 내에 마셔야 한다는 문제가 남는다. 효모를 넣지 않아도 되지만(대부분의 와이너리에는 공기 중에 효모가 떠다닌다) 효모를 첨가한다면 언제나 더 예측 가능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이 밖의 다른 첨가물(대략 200개 첨가물이 허용되어 있다)을 넣는다는 건 실패를 인정하는 것과 같다. 날씨로 인한 실패, 장소로 인한 실패, 포도나무 재배나 양조의 실패 등. 때로는 첨가물이 꼭 필요하기도 하지만 너무 과도하게 사용하면 와인 맛이 날카롭거나, 과하게 강하거나, 심심하거나, 공장에서 생산된 맛 등이 날 수 있다. 라벨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첨가물을 반드시 공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직 우리가 이기지 못한 전쟁이기도 하다)

 

6. 진정시키기

사진: 피숑 콩테스 드 라랑드에서 2013 빈티지를 위해 새로 장만한 양조 시설

새로 만든 와인은 제멋대로인 동시에 이해하기 힘들어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려고 와인을 어디에 넣느냐 역시 와인 풍미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어리고 신선한 매력을 갖춘 와인을 만들려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가 가장 좋다. 나무 맛없이 약간 부드럽고 둥근 와인을 만들려면 오래된 오크로 된 큰 통을 선택하라. 작은 오크통은 제아무리 힘이 좋고 강렬한 와인도 1, 2년 정도면 진정시킬 수 있지만 새 나무로 만들었다면 와인뿐 아니라 그 나무 맛과 향을 느끼게 된다. 과거에는 진흙으로 만들어 구운 항아리나 암포라 항아리를 썼었는데 그것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때 목표는 순수함과 중립적인 맛이다.

 

7. 마개 

와인 병은 무엇으로 막는가? 상한 코르크는 와인 맛을 죽인다. 신속한 소비를 위한 와인이나 과일 풍미가 중요한 와인의 경우에는 스크루 캡이 가장 좋다. 이것은 게릴라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코르크 스크루를 잊기 쉬우니 말이다. 유리로 만든 코르크 역시 단기 보관에 적합한 동시에 매력적이기도 하다. 병 숙성시켜야 하는 화이트 와인은 ‘디암’이라고 부르는 세척 코르크가 좋고, 훌륭한 레드 와인은 고품질 자연 코르크 마개가 좋다. 한편 이에 대한 소위 전문가들의 의견은 모두 다 다르고 때로는 격하게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8. 거기에 시간을 더해라

사진: 무통 로쉴드 배럴 보관실

아니어도 된다. 대부분이 그렇다. 대부분 와인은 오늘 밤 당장 마셔도 된다. (게릴라들에게 좋지 않은가) 그중에서도 좋은 품질의 와인은 더 오래 숙성시킬 수 있으나 크게 변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풍미가 최고 수준에 이르려면 10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을 통해 거의 기적적으로 변화는 와인은 그중에서도 극소수(전체의 1%도 되지 않는다)에 불과하다. 어떤 것들이냐고? 너무 비싸 당신이 살 수 없는 것들이 그렇다. 와인 숙성은 전문가 수준에 속하는 주제이기도 하고, 생산자들 사이에는 자기 와인의 숙성에 대해 과도한 자부심 같은 것 – “모두가 우리 와인을 너무 급하게 마셔요” – 이 존재하기도 한다. 물론 그들은 그래도 된다. 좋은 시설의 셀러에 충분한 재고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 게릴라들의 현실은 다르다. 와인을 제대로 보관하지도 못하고 너무 오래 가지고 있다가 망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시간은 잊어라. 최소한 엄청난 부자가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일단은 어리고, 신선하고, 활기 가득한 와인을 즐겨라.

 

9. 우리 집에 있는 와인

미안한 일이지만 게릴라 야영지는 와인을 보관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와인은 동굴이나 우물처럼 축축하고, 춥고, 어두운 곳을 좋아하니 말이다. 와인을 보관하고 싶은데 지하 감옥이 딸린 성(아니면 지하 셀러가 있는 아름답고 오래된 저택)을 살 수 없다면 와인 냉장고를 사라.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포기하는 게 좋다.

 

10. 건강한 게릴라

사진: 런던 중심부에서 열린 테이스팅 행사에서 와인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 사진 제공: 캐스 로/디캔터

소위 전문가들은 때로 와인에 알코올이 하나도 함유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말하지만 게릴라들은 그 향기와 풍미뿐 아니라 알코올 때문에 와인을 즐긴다. 알코올이야말로 밤에 야영지에서 우리의 기운을 북돋고 즐거움을 안겨주는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각자의 몸(덩치가 작을수록 적게 마셔야 한다)과 나이(나이가 들수록 적게), 정신 상태(살기가 힘들수록 적게)에 맞게 마시는 것이다. 명심하라. 황을 비롯한 첨가물보다 훨씬 더 당신 몸에 해로운 것이 바로 과도한 양의 알코올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CREDIT

        • 작성자

          Andrew Jefford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7.8.14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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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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