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와인과 각종 주류, 관련 기사를 검색하세요.

오즈 클라크. 캘리포니아에서 균형 찾기

오즈 클라크가 캘리포니아 와인의 변화에 대해 적는다.

캘리포니아 와인과 균형

이 ‘균형’이라는 키워드는 캘리포니아에서 계속 화두가 될 전망이다. 와인 작가 존 보네가 ‘새로운 캘리포니아’를 다룬 책을 냈고, 소믈리에 라자트 파르는 ‘균형의 추구’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는데, 이 캠페인은 너무나 성공적인 나머지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 지난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한 최종 테이스팅을 마지막으로 해산해야 했다. 왜 그토록 성공적이었던 걸까? 바로 신경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균형을 옹호하며 나선 사람들이 이들이 처음도 아니다. 캐시 코리슨은 나파에 있는 자신의 와이너리에서 이미 30년 가까이 ‘균형’을 실천해오고 있다. 1980년대부터 35년 동안이나 균형을 외쳐온 오 봉 클리마의 짐 클렌드넌은 새로이 깃발을 흔들며 나타난 사람들이 균형이라는 아이디어가 마치 자기들 것인 양 주장하고 다니는 현실에 조금 발끈 한 듯하다.

하지만 그와 코리슨이 “그것 봐. 내가 누누이 얘기했잖아”라고 투덜대도 대중이 자신들의 얘기에 귀 기울여줄 거라고 확신할 수 있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부터다.

물론 딱히 새로 발견한 진실도 아니다. 그것보다는 뭐랄까 대안적인 시각이 드디어 들어줄 사람들이 생기면서 생명을 얻게 된 것 같다. 아직까지 균형을 외치는 사람들은 거의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에만 집중하고 있다. 메를로와 카베르네 소비뇽이야말로 새로운 시각과 생각을 요한다고 말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문제는 캘리포니아 카베르네 소비뇽이 시장을 확실히 확보한 상황이고 변화의 필요성을 가장 느끼지 못하는데 반해, 피노 누아는 소믈리에를 비롯해, 유행에 민감한, 와인에 대해서 가장 수다스러운 무리들이 가장 사랑하는 품종이라는 점이다.

그런데도 캘리포니아 사방에서 변화의 조짐이 느껴지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 그곳을 방문했을 때 나파에서조차 새로운 시각을 반기는 분위기를 느꼈고 그것은 너무나도 신선하게 와 닿았다.

신선하다라. 그렇다. 요즘 카베르네 소비뇽 생산자들은 ‘신선하다’는 말을 잘 쓴다. 지난 20년 동안에는 그런 표현을 접한 기억이 별로 없다. 트렐리스 (포도 덩굴이 타고 올라가게 만든 울타리-옮긴이) 방식도 포도나무를 햇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형태로 바뀌고 있다. 좀 더 서늘한 산에 위치한 포도원들이 전보다 더 많이 조명 받고,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그린’이라는 말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레드 와인에서도 말이다. 카베르네 소비뇽의 진하고 풍성한 느낌을 살려 와인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실버 오크의 네이트 와이즈도 캘리포니아 카베르네 소비뇽의 경우 “조금 ‘그린’한 (덜 익은 듯한 느낌이 있은) 것은 좋은 것이다”라고 말했고,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뿐만이 아니다.

이런 분위기는 분명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되는 카베르네 소비뇽의 스타일에, 특히 나파에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기존에 영향력을 발휘했던 와인 평론가들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도 매우 중요하다. 그들은 여전히 묵직하고 농후한 와인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있지만 그런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소노마의 한 생산자가 말했듯 “소믈리에들이 소리 모아 내는 의견을 무시하기 힘들어졌다.” 그건 소셜 미디어의 광분으로, 그로 인해 느끼는 은연중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판단은 직접 내려야 한다는, 너무나도 반가운, 성숙한 주관까지. 거기에다 밀레니엄 세대의 힘찬 행진이 더해지면 이런 변화는 잠깐 들끓는데 그치지 않는 ‘진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균형만이 아니다. 그건 이런 움직임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균형과는 별개로 우리를 흥분시키고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와인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와인들은 알코올 도수가 낮은 경우도 있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며, 길들여지지 않은 듯한 매혹적인 향기나 풍미의 와인으로 타닌이나 산도가 조금 튄다 하더라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키워드는 ‘흥분’과 ‘감동’이다.

따지고 보면 균형은 원하기만 하면 실험실에서 조제해낼 수 있다. 그러나 설레고 흥분되는 맛을 얻으려면 흥분과 감동이 존재하는 포도원이 먼저 필요하다. 캘리포니아에는 그런 포도원이 가득하다. 그저 ‘설렘과 흥분’의 정의가 바뀌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나파의 오크빌이나 러더포드 같은 부지의 ‘완벽한’ 구획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있다. 하지만 요즘 떠오르고 있는 스타들은 대중이나 대형 와인 생산자들이 너무 까다롭고 어렵다며 배척한 곳들이다. 잘 익은 포도를 꾸준히 생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대기업들이 포기한 땅들 말이다.

급진적 성향의 생산자 아르노-로버츠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여러 포도원 부지를 가지고 작업합니다. 알코올 도수 13%를 넘기기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게 바로 우리가 원하는 겁니다.”

아르노-로버츠와 윈드 갭은 정말이지 급진적이라서 전에는 아무도 원치 않았던 포도 품종들을 구하려 애쓰고, 태평양 연안을 따라 안개와 바람을 무릅쓰며 풍미가 최대치에 이르렀을 때 알코올이 12%밖에 되지 않는 ‘특별한’ 부지를 찾아내,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우리 마음속 가장 원초적인 무언가를 자극하는 맛의 와인을 만든다.

그런 와인이 반드시 균형 잡힌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 스타일을 논하는 자리에서 그런 와인은 언제나 떠들썩한 아웃사이더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여기 있으며 한동안은 그럴 예정이다.

CREDIT

        • 작성자

          Oz Clarke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7.1.14

        • 원문기사

          링크바로가기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Tags:

You Might also Like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