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와인과 각종 주류, 관련 기사를 검색하세요.

맛 vs 맛, 입 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중국식 ‘매운맛’ 향연

Eat

맛 vs 맛, 입 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중국식 ‘매운맛’ 향연

임지연 2018년 8월 22일

중국 요리, 중식, 중화요리 등 중국 전통 음식을 지칭하는 단어가 다양한 만큼, 중국 요리의 맛도 매우 다채롭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중식당에서 판매하는 자장면이나 짬뽕, 탕수육 같은 기름에 볶거나 튀긴 음식도 있지만, 그 외에도 뜨거운 김에 찌거나 육수에 넣어 익혀 먹는 방식의 요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누군가가 중국 음식이라면 왠지 ‘기름에 볶거나 튀긴 느끼한 것이 아니냐’며 편견을 드러내는 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중.알.못(중국요리를 알지 못하는)’ 그에게 본때를 보여줄 만큼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맛을 가진 중국 요리를 소개한다.

지금 바로, 중국 각 지역을 대표하는 ‘매운맛 대(vs) 매운맛’의 향연 속으로 들어가보자.

후난을 대표하는 동궈(铜锅)
매운 정도 ★★★★☆

중국을 대표하는 매운맛의 본고장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오는 곳은 단연 후난성이다. 덥고 습한 기후 탓에 일찍이 매운 음식이 발달했다고 알려진 이곳의 대표 매운 음식은 ‘훠궈(火锅)’다. 그리고 후난에서 유독 유명한 이 지역 식으로 만들어진 ‘훠궈’를 ‘동궈’라고 부른다. 뜨거운 육수에 신선하게 선별된 갖은 재료를 익혀 먹는 한국식 ‘샤브샤브’와 가장 유사하지만, 입안이 얼얼하도록 매운 ‘빨간’ 육수와 다양한 소스가 발달했다는 점이 후난식 ‘동궈’가 가진 특징이다. 뜨거운 탕에 원하는 재료를 마음껏 익혀 먹는 요리라면 단연 쓰촨의 충칭이 으뜸이라고 꼽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매운맛의 ‘동궈’를 최고로 뽑기에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다. 더욱이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의 입맛에는 적은 양의 탕이 자작하게 나오는 후난의 ‘동궈’가 제격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일반 냄비보다 단단한 두께의 돌솥이 오랜 시간 맛을 보존해준다 / 사진 제공: 임지연

국물이 자작하게 나오는 후난식 샤브샤브가 바로 ‘동궈’다 / 사진 제공: 임지연

실제로 필자가 후난을 좋아가게 된 계기 역시 후난식 매운맛 때문이다. 왠지 모르게 어딘가 허전했던 해외 생활의 한 부분이 음식으로 인한 방황이었는데,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적합하다는 후난 차이를 맛보고 나서부터는 한층 중국에서의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하면 후난지역 음식의 매력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후난식 ‘동궈’의 매운맛을 돋보이게 하는 매력 포인트는 바로 하얗게 고아낸 돼지 뼈 육수에 몸에 좋다는 한약 재료, 그리고 빨간 고추씨 기름을 넣어 만든 육수가 이른바 ‘홍탕(紅湯)’이다.

물론 매운 음식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의 위해 ‘칭탕(淸湯)’이라고 불리는 고추씨 기름이 첨가되지 않은 육수도 함께 제공된다. ‘하프 앤(&) 하프’로 두 가지 맛의 육수를 같은 가격에 모두 주문할 수 있는 셈이다.

매운맛의 정도도 ‘뿌라(不辣,안 매운맛), 웨이라(微辣,조금 매운맛), 종라(中辣 중간 매운맛), 특라(特辣, 최고 매운맛)’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후난성 본토에서 나고 자란 ‘후난런(湖南人)’의 경우 대부분 ‘특라’, ‘종라’ 맛의 ‘동궈’를 즐긴다. 외국에서 여행 온 외국인 여행자 가운데 소싯적 매운 요리를 즐긴다고 자부하는 이들에게 필자가 추천하고 싶은 매운맛 정도는 ‘종라’다.

특히 56개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사는 중국이라는 점에서 이 식당에서도 ‘동궈’에 들어갈 다양한 종류를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채소와 육류 외에 마지막으로 ‘콴펀(宽粉)’이라고 불리는 넓적한 크기의 쫀득쫀득한 식감을 가진 면(고구마를 주재료로 만든 후난식 당면)이나 라면, 두꺼운 국수, 떡 사리 등을 추가할 수 있다. 물론 주문한 재료의 종류와 무게 등에 따라서 비용은 차등 부과된다.

고구마를 주재료로 만든 후난식 당면, 돼지 뇌, 옥수수와 각종 사리

필자가 주로 찾았던 동궈 전문점의 가장 독특한 식재료는 ‘돼지 뇌’다. 주문 후 손님상에 내어져나올 때의 충격적인 비주얼에 한번 놀라고, 다 익힌 뒤 숟가락으로 가지런히 떠서 한 입 넣었을 때의 부드러운 맛에 두 번 놀란다는 그 맛이다. 단돈 9위안(약 1800원)에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빼놓지 말고 꼭 드셔보시길 추천한다. 뜨겁게 끓인 동궈 육수에 형체 그대로 제공된 돼지 뇌를 그대로 넣어 익혀 먹는 방식이다.

돼지 뇌를 조리한 후의 모습

푸딩과 같은 식감이지만, 그보다 단단하고 고소한 맛을 맛보길 위해서는 용기를 가져보자. 현지인들이 즐기는 요리라면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용기 있는 자만이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 예상 가격대: 2인 기준 79~109위안대(약 1만 5천 원~1만 8천 원)

오감을 자극하는 오묘한 맛 ‘윈난 차이’
매운 정도 ★★★☆

중국 서부 지방에 속한 ‘윈난(云南)’ 지역 요리의 특징은 기름지지 않은 담백한 매운맛이다.

더욱이 서부 내륙 지역 기후 특성상 여름에는 40도 넘는 더위와 한겨울에는 영하 10도를 아우르는 추위 탓에 이 같은 단점을 이겨내고자 매운 요리가 발달했다는 점이 이 지역 요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때문에 주로 마늘과 파, 고추 등 매운맛을 내는 재료를 사용한 요리를 즐겨 먹는 것이 윈난 지역의 특징이다.

매운맛이 담백하면 얼마나 담백할 수 있느냐고 의문을 가지는 이들에게 마늘과 파 등을 우려낸 ’채수’를 활용한 윈난의 매운맛을 소개한다.

베이징 도심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차화메이즈(THE LADY OF THE CAMELLIAS, ( 茶花妹子云南餐厅)’는 대표적인 ‘윈난 차이’ 프랜차이즈점으로 손꼽힌다.

원난 음식 전문점 ‘차화메이즈’

주로 외국인 여행자나 유학생, 주재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명성을 얻은 식당이다. 깨끗한 외관과 윈난성을 떠올리기에 좋은 아늑한 분위기의 인테리어에 한 번 감동하고, 담백한 매운맛에 두 번 감동한다는 이 집의 주요리는 ‘소고기 찹쌀 탕’, ’감자 채 볶음’, ’연잎밥’ 등이다.

식당 밖으로는 번호표를 들고 기다리는 긴 행렬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긴 줄을 서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하고서라도 한 번쯤 이 집의 윈난 차이를 맛보길 추천한다.

이 집의 또 다른 특징은 베이징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 지역 전통 음료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베이징에서만 판매되는 베이빙양 / 사진 제공: 임지연

한국인에게 익숙한 음료 ‘환타’와 매우 비슷한 향을 가졌지만, 이 역시 베이징에서만 판매되는 음료라는 점에서 잊지 말고 주문해보자.

마오타이주로 대표되는 독한 술 대신 음료와 차를 자주 즐기는 중국인의 식음료 문화상 ‘베이빙양(北冰洋)’은 10~20대 젊은이들의 식탁에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인 갈증 해소 음료이기 때문이다.

가격은 6위안 남짓. 베이징에서만큼은 ‘환타’나 ‘콜라’ 대신 ‘베이빙양’이 제격이다.

#예상 가격대: 1인당 50~60위안대(9천 원~1만 2천 원)

Tags:
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 1

You Might also Like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