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사람들은 참 친절하다. 이민을 목적으로 온 사람들이든, 신혼여행을 목적으로 온 이들이들 누구나 그 목적과 무관하게 하와이에 발을 디딘 후 첫 느낌은 현지인들이 보여준 환대에 대한 놀라움이다. 거리에서는 자동차보단 보행자가 먼저라는 인식이 상식처럼 만연하고, 설령 빨간 신호등에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어느 운전자 하나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다들 그저 보행자가 지나가기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서로 미소를 짓고 인사를 나누는데, 하와이 현지인들이 보여주는 친절과 미소는 사시사철 온화한 날씨와 더불어 이곳에 정착하고 싶어하는 대표적인 이유로 꼽힐 정도다. 누군가는 이들의 미소에 대해 관광업을 주요 산업으로 가진 섬이라는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대도시에서의 생활보다 비교적 느리게 흘러가는 섬에서의 생활 방식에서 비롯된 온화한 성격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이 같은 온화한 성격의 현지인들은 매주 크고 작은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을 운영하는 것으로 현지 경제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하와이 경제의 특징 중 하나다.
해외 자본이나 미국 대륙에서 정착한 대형 프랜차이즈 마켓보다 집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와 과일, 각종 옷가지와 악세서리 등을 가지고 나와 판매하는 마켓을 선호하는 것이 현지인들의 특징인 셈이다. 이는 외부에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하와이 현지 문화를 보존하고 대륙의 거대 자본으로부터 토착 기업을 지키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런 이유 덕분에 하와이의 크고 작은 8곳의 섬에서는 매주 한 두 차례씩 크고 작은 파머스 마켓이 문을 연다.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판매되는 상품과 비교해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크게 저렴한 것이 파머스 마켓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마켓은 시간과 장소의 한계 탓에 정해진 시간 내에 판매 후 문을 닫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로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1시까지 단 두 시간 동안 ‘반짝’ 문을 여는 형식이다. 때문에 이 시간을 이용해 방문하지 못한 고객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다른 대형 마트를 이용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오아후(Oahu) 호놀룰루시(HONOLULU) 중심에 365일, 오전 10시~오후 8시까지 문을 여는 상설 파머스 마켓이 생겨나 화제다.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안의 자본이 투자된 ‘오하나 할레 마켓플레이스(OHANA HALE MARKETPLACE)’가 바로 그 주인공. 아시안이 주인공인 상설 파머스 마켓이라는 점에서 이곳에서 판매 중인 대부분의 먹거리는 한국, 중국, 일본 등을 대표하는 전통 음식도 쉽게 눈에 띈다.
그리고 이들 각종 아시안 전통 음식들 가운데 눈에 띄는 또 하나의 명물 아이스크림은 베지테리안들을 위한 ‘비건 아이스크림’이 꼽힌다.
고기는 물론 유제품도 먹지 않는 비건(vegan)들을 위한 아이스크림 전문 판매점이다.
최근 들어와 동물보호와 환경 인식, 또는 건강을 위해 식물성 식품 섭취를 늘리려는 이들이 이곳의 주요 고객이지만, 꼭 ‘비건’이 아니더라도 이곳에서 판매 중인 코코넛 아이스크림 맛의 명성을 듣고 찾아오는 고객들도 상당하다.
또, 필자처럼 그저 호기심에 ‘비건 아이스크림’ 맛을 기웃대는 이들의 수도 적지 않다. 현지 거주민이 직접 집에서 제조한 수제 아이스크림이자, ‘비건’이라는 트렌드 덕분에 상점 문을 본격적으로 연 지 불과 2개월 만에 이 일대의 ‘핫’한 ‘인싸’ 아이스크림 전문점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비건 음식은 건강하고 윤리적이며, 환경 오염도 막을 수 있고, 품질도 좋다’는 인식이 일반인 사이에서도 높아지는 추세 덕분이다.
실제로 비건 푸드 시장에서는 유제품 대안 식품의 성장이 눈에 띈다는 시장조사기관의 연구 결과도 최근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미국의 유제품 대안 식품의 매출은 지난 2017년 같은 동기 대비 약 5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기준 유럽 일대에서는 ‘비거니즘’에 대한 트윗 수가 무려 2천만 건에 달한 것을 지적,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대전망 2019’(The World in 2019)에서 2019년은 ‘비건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세계 주요 언론사와 각 분야 전문가들은 채식 열풍이 일시적 유행에 머무르지 않고, 주류 생활양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유제품 대안 식품의 성장은 곧 비건 아이스크림이나 케이크, 초콜릿 등 디저트의 개발로 이어지는 분위기인데, 고기는 물론 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인 ‘vegan’이 하와이 현지에서도 매우 ‘핫’ 한 아이템이 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이곳, 오하나 할레 마켓 플레이스에 입점, 판매 중인 비건 아이스크림은 일반 대형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들어진 공산품과 비교했을 때 그 맛이나 식감이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호응이 높다.
그 비결은 하와이 현지에서 공수한 코코넛 열매와 바나나, 셀러리, 토마토, 화이트 와인 식초에 최종적으로 코코넛 밀크를 혼합한 것으로, 입안에 넣는 즉시 ‘사르르’ 녹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열대 과일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코코넛의 고소함과 망고의 상큼함 등이 잘 어우러진 맛이라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무엇보다 열대 과일이 듬뿍 담겼다는 점에서 비타민A가 풍부하다.
지나치게 달지 않은 적당한 단맛 덕분에 이곳을 찾은 고객들에게 ‘기분 좋은 단맛’, ‘중독성 강한 단맛’이라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여기에 아이스크림 특유의 시원한 맛까지 더해지면서 마지막 한 스푼까지 ‘깔끔함’을 갖췄다는 극찬이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비건 아이스크림은 콘, 컵(4달러), 슬러쉬(5달러)에 맛볼 수 있고, 주인장이 직접 내려주는 ‘진한’ 블랙커피 한 잔을 1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세금 포함 가격이다. 팁(TIP)은 없다.
불과 2개월 전 문을 연 상설 파머스 마켓 ‘오하나 할레 마켓 플레이스’는 아직까지 현지의 맛 평가 플랫폼 ‘옐프(YELP)’에도 등장하지 않은 ‘핫’한 곳이다.
하지만, 현지인이 직접 운영하는 소형 업체들이 줄을 잇는 이곳에서 대형 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짜 하와이를 만나 볼 수 있다.
333 Ward Ave
Ste 3
Honolulu, HI 96814
Kaka’ako
Phone number (808) 797-2001
영업시간: 10:00~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