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독은 보르도에서 역사적으로, 품질면으로, 대외적으로 가장 유명한 세부 지역이다. 메독의 오른쪽에는 지롱드강이 흐르고 남서쪽에는 거대한 랑드 숲이 대서양의 습한 기운과 강한 바람을 막아준다. 메독은 위아래로 길게 뻗어있는데, 지롱드강 하류, 즉 메독의 위쪽은 ‘바 메독’ (Bas Medoc)이라고 불리며 지대가 낮은 습지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와인은 레이블에 ‘메독’ 이라고 표기한다. 강 상류이자 메독의 남쪽은 지대가 높고 자갈과 모래 토양 위주이며 와인 레이블에 ‘오 메독’ (Haut Medoc) 이라 표기한다. 보르도를 대표하는 마을인 생테스테프, 포이약, 생 줄리앙, 마고가 전부 오 메독에 위치한다.
메독은 역사적으로 그리 오래된 와인 생산지가 아니다. 17세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보르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지는 메독 남쪽의 그라브(Graves)였다. 그러나 17세기에 네덜란드인들이 메독 지방에 배수 기술을 들여오고 그 결과 습지의 한계가 점차 극복되면서 목초지는 포도 산지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이후 1855년, 메독 와인을 중심으로 그랑 크뤼 클라세가 지정되면서 메독은 보르도 와인을 대표하는 지역이자 전 세계 프리미엄 와인의 메카가 되었다.
메독은 오른쪽의 지롱드강과 서쪽의 랑드 숲의 혜택을 받아 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피해간다. 뿐만 아니라 랑드 숲은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강하고 습한 바람을 막아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독은 해양성 기후의 영향 아래 보르도에서 가장 습하기 때문에 곰팡이 예방이 중요한 이슈이다. 메독의 주요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그리고 소량의 프티 베르도와 말벡이다. 메를로는 습하고 차가운 성질의 토양이 주를 이루는 ‘바 메독’에서 주로 재배되고 카베르네 소비뇽은 더 따뜻하고 배수가 잘되는 자갈 토양의 오 메독에서 재배된다. 해마다 바뀌는 불안정한 날씨 특성상 와인은 항상 블렌딩이며 고가 와인으로 갈수록 카베르네 소비뇽의 비율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