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일, 와인비전에서 세계적인 와인 기업 ‘잭슨 패밀리 와인즈(Jackson Family Wines)’의 소노마 컬트 와인 ‘아나코타(ANAKOTA)’ 세미나가 열렸다. 베리테(Vérité)를 탄생시킨 최고의 와인 메이커 ‘피에르 세이영(Pierre Seillan)’이 만든 아나코타 와인과 함께 각국 최고의 와인을 비교 테이스팅하는 시간이 준비되었다.

[피에르 세이영]

아나코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석 와인 메이커인 피에르 세이영에서 시작해야 한다. 1950년 프랑스 가스코뉴(Gascony) 지역에서 태어난 피에르는 아르마냑(Armagnac)에 있는 가족 사유지에서 어린 나이부터 보르도 품종을 다루면서 테루아의 필수 요소를 배웠다. 그는 30년에 가까운 시간을 루아르 밸리 및 보르도의 여러 와이너리에서 경력을 쌓았고, 1990년 중반에 잭슨 패밀리 와인즈에 합류한다.

산과 언덕에 조성된 소노마 카운티 포도밭의 잠재력을 발견한 그는 빈야드를 특징지을 수 있는 아주 작은 구획으로 구분하는 마이크로 크뤼(micro cru) 개념을 정립한다. 그리고 1998년, 그는 보르도 스타일의 블렌딩 와인 ‘베리테(Vérité)’를 출시했고, 미국의 새로운 아이코닉 와인의 출현으로 언론 및 비평가 모두로부터 큰 찬사를 받는다.

또한, 그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소노마 밸리의 숨은 보석과도 같은 나이츠 밸리(Knights Valley)의 특별함을 발견하고, 단일 빈야드의 카베르네 소비뇽 단일 품종의 와인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졌다. 그렇게 2001년, 나이츠 밸리의 테루아를 온전히 담은 아나코타의 첫 번째 빈티지가 탄생했다.

[소노마 카운티의 가장 동쪽, 나파 밸리와 접해있는 나이츠 밸리]

테루아에 진심인 피에르 세이영이 그토록 표현하고자 했던 나이츠 밸리는 어떤 지역일까. 이번 세미나를 준비한 피에르-마리 파티유(Pierre-Marie Pattieu) MS의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1983년에 AVA로 지정된 나이츠 밸리는 나파 밸리의 칼리스토가(Calistoga)와 접하고 있으며, 알렉산더 밸리(Alexander Valley) AVA와 마야카마스(Mayacamas) 산맥 사이에 1,000 헥타르에 포도밭이 조성되어 있다.

소노마 카운티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하여 가장 따뜻한 곳 중 하나이지만, 나파보다는 서늘한 지역으로 훌륭한 성장 조건을 가진다. “Moon dust(달의 먼지)”로 알려진 자갈과 화산암(세인트 헬레나 산)이 있는 복합적인 토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배수가 잘되는 토양과 따뜻한 기온, 그리고 높은 일조량 덕분에 최고의 카베르네 소비뇽이 생산되며, 기타 보르도 품종과 샤르도네 및 시라 품종도 잘 재배된다.

[(좌) 헬레나 다코타의 토양 / (우) 헬레나 몬타나의 토양]

2001년에 설립된 아나코타 와이너리는 나이츠 밸리 AVA의 마야카마스 산맥, 세인트 헬레나 산의 서쪽 언덕에 위치한다. 아나코타의 포도밭은 헬레나 다코타 빈야드(Helena Dakota Vineyard)와 헬레나 몬타나 빈야드(Helena Montana Vineyard)에 위치하며, 이 두 포도밭의 고도와 테루아 차이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100% 카베르네 소비뇽을 생산한다.

헬레나 다코타 빈야드는 고도 약 230m, 남동쪽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포도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적갈색의 미사질 양토에 깊이 뿌리내린 큰 포도나무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조금 더 높은 고도(약 300m)의 헬레나 몬타나 빈야드는 황백색의 자갈이 많은 양토가 구성되어 있고, 단단한 토양으로 인해 얕게 뿌리 내린 포도나무가 북동쪽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식재되어 있다.

[준비된 시음 와인들]

이번 비교 테이스팅을 위해 보르도 포이약에 위치한 1855 그랑 크뤼 클라세의 5등급 와이너리인 샤토 린치-바쥬(Château Lynch-Bages) 2017와 이탈리아 슈퍼 투스칸 사시카이아(Sassicaia) 2017, 그리고 나이츠 밸리 AVA에서 생산된 보르도 스타일 블렌딩 와인인 피터 마이클 레 파보(Peter Michael Les Pavots) 2018이 준비되었다.

함께 시음한 아나코타의 와인은 Anakota Helena Dakota(아나코타 헬레나 다코타) 2017, 아나코타 헬레나 몬타나(Anakota Helena Montana) 2017과 2018 빈티지로, 두 포도밭의 떼루아 차이뿐 아니라 빈티지에 따른 변화도 비교해볼 수 있었다.

[오늘 세미나를 진행한 피에르-마리 마티유 MS]

헬레나 다코타 포도밭은 세인트 헬레나(Saint Helena) 산의 서쪽 면,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이어진다. 최대 경사 15도로, 언덕 위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포도의 숙성을 늦춰줘 풍부하고 복합적이며 좋은 밸런스의 와인을 생산한다. 반면, 헬레나 몬타나 포도밭은 해발 950피트에서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이어지며, 구불구불한 언덕과 최대 30도까지 가파르게 기울어져 있다. 배수가 매우 잘되는 단단하고 밀도 높은 자갈이 많은 양토와 서늘한 서풍의 영향으로 검은 과일 풍미, 향신료, 미네랄 및 탄탄한 타닌으로 농축되고 강렬한 와인이 생산된다.

또한 빈티지 차이를 살펴보면, 2017년 성장기는 겨울에 많은 비가 내린 후 봄과 여름에 온난했다. 포도의 산도를 보존하기 위해 일찍 수확이 시작되었고, 우아하고 향긋한 과일 아로마와 프렌치 오크 숙성을 통해 풍성하게 더해진 복합적인 풍미가 좋은 밸런스를 보여준다. 그리고 겨울비로 시작한 2018년 성장 시즌은 시원한 봄 기온에 싹이 트고 꽃이 피는 시기가 길게 이어졌고, 완벽에 가까운 열매를 맺었다. 큰 폭염 없이 따뜻한 낮과 시원한 밤의 이상적인 조건은 가을까지 지속되어 타닌, 당도 및 산도가 고르게 숙성되었다. 전반적으로 더 농축되고 강렬함을 보여주면서도 쥬시한 산미가 잘 뒷받침해주는 좋은 퀄러티로 완성되었다.

이번 세미나는 잭슨 패밀리 와인즈의 아시아 세일즈 디렉터인 엠마 해몬즈(Emma Hammonds)와 박경미 한국 지사장, 그리고 피에르-마리 파티유(Pierre-Marie Pattieu) MS에 의해 진행되었고, 아나코타의 국내 수입처는 신동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