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연 맥주 또는 스모크드 비어(Smoked Beer)로 불리는 이 맥주는 훈연 베이컨 같은 냄새가 맥주에서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바로 이 맛은 맥아를 훈연할 때 나타나는데, 이러한 기법을 통해 구워진 맥아는 어두운 색상을 띠며 훈연의 캐릭터가 묻어나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맥아 굽는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거의 모든 맥주에서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였기에 어두운 외관과 훈연의 맛이 기본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후, 맥아 굽는 기술이 발전하여 훈연의 풍미가 없을 뿐 아니라 밝은 색상의 맥아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의 모든 양조장에서는 훈연의 맛을 배제한 맥주를 생산했지만, 독일의 ‘밤베르크(Bamberg)’ 지방은 자기들의 고전 방식을 유지한 맥주를 지속해서 생산했습니다. 이 맥주를 ‘라우흐비어(Rauchbeer)’라 부르는데, 이는 독일어로 ‘Smoke Beer’를 뜻하는 말입니다.
이런 라우흐비어는 페일 라거나 바이젠처럼 특정한 스타일의 이름이 아닌 훈연 맥주를 아우르는 말로 기존의 스타일에 훈연의 맥주를 사용하면 라우흐비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바이젠은 밀맥주지만 사용되는 맥아를 훈연하여 사용한다면 라우흐비어 타입의 바이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독일에서 생산되는 맥주임을 감안하기에 독일의 스타일에 기반하여 많이 생산됩니다.
위에 설명해 드린 타입의 맥주 외에도 미국에서는 이런 훈연 맥아를 이용한 다양한 맥주들을 출시하는데 그중 흑맥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때로는 ‘브라운 에일’과 같은 짙은 맥아의 캐릭터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훈연의 맥주는 바비큐 한 고기나 텍사스식으로 훈연 된 고기 요리에 페어링을 추천해드리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요리인 숯불에 구워진 삼겹살과 먹으면 훨씬 풍부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이제 대표적인 훈연 맥주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독일 밤베르크에 위치한 슐렌케를라(Schlenkerla) 양조장은 훈연 맥주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브루어리로 국내에서도 자주 수입되어 많이 알려진 맥주입니다. 훈연의 캐릭터를 이용하여 다양한 맥주를 생산하고 있으니 종류별로 구매해서 시음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메르젠(Marzen)은 토스티함과 약간의 캐러멜의 풍미가 나타나는 고소한 라거 맥주로 과거 옥토버페스트에서 사용되었던 맥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맥주 베이스에 훈연의 맥아 캐릭터가 더해져 고소한 베이컨의 훈연 맛이 나타나는 것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다른 스타일에 비해 메르젠은 복잡한 풍미를 내는 맥주는 아니기 때문에 훈연의 맛에 집중하여 마실 수 있습니다. 이 맥주는 장작에 구운 통닭처럼 불에 구워낸 닭요리와 드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슐렌케를라 바이젠(Schlenkerla Weizen)
슐렌케를라에서 생산하는 바이젠 스타일의 맥주로, 바이젠 맥주에서 나타나는 바나나, 정향, 탁함과 부드러움은 그대로 나타나며, 여기에 훈연의 풍미가 더해진 맥주라 할 수 있습니다. 메르젠 맥주보다는 훈연의 캐릭터가 강하게 나타나지는 않아 오히려 접근성은 좋을 수 있습니다
이런 맥주는 ‘바나나 크림 브륄레’나 바나나를 토치로 구워 먹을 때 같이 드시면 더욱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뽀할라 암체어 디텍티브(Pohjala Armchair Detective)
뽀할라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이 맥주는 임페리얼 발틱 포터(Imperial Baltic Porter)의 초콜릿, 커피, 캐러멜의 캐릭터에 훈연의 맛과 코냑 배럴의 풍미가 더해져 복잡하고 진득한 맛을 냅니다. 그 외에도 바닐라 시럽 등을 이용하여 부가물의 풍미도 나타나는데 모든 것들이 밸런스 있게 잘 나타나는 것이 가장 매력적인 맥주입니다.
이러한 맥주는 초콜릿이나 디저트류와 같이 마시면 좋고, 코냑 배럴에 숙성된 맥주가 궁금하다면 꼭 드셔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