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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바 Talk] 와인 테이스팅 능력 기르기 2

[와인바 Talk] 와인 테이스팅 능력 기르기 2

Emma Yang 2021년 3월 8일

스물일곱 번째 와인바 Talk, 와인 테이스팅 능력 기르기 2

오늘 와인을 한잔 마시고 며칠 후에 다른 와인을 마신 후, 그 두 와인을 비교해서 생각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 와인은 시각, 미각, 후각을 통해 마시는 술이기 때문에 이 감각들을 잘 느낀 후에 뇌에서 오랫동안 기억 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와인을 한번 테이스팅 한다고 해서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시중에 ‘뇌새김’이라는 반복적 훈련으로 언어를 공부하는 법을 광고하기도 하는데, 와인 테이스팅에서도 이런 ‘뇌새김’이 필요하다.

와인은 ‘비교 테이스팅’을 통해 와인을 판단하고 스토리를 만들어냄으로써 머릿속에서 오랫동안 기억하게 할 수 있다. 와인을 공부하고 싶고 또 와인을 잘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필자는 이 비교 테이스팅을 자주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필자도 와인 공부를 할 때 거의 매일 이 훈련을 했다. 적게는 두 가지에서 많게는 다섯 가지 정도로 하고, 소믈리에 대회를 준비할 때에는 열 가지 이상의 와인으로 비교 테이스팅을 했었다.

[여러 가지 와인을 비교 테이스팅하면서 머릿속에 오래 기억할 수 있어야 테이스팅 능력이 향상된다.]

비교 테이스팅할 때는 주제를 정하는 일을 제일 먼저 한다. 주제는 크게 와인의 품종, 국가, 지역, 생산자, 빈티지, 와인의 스타일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늘의 대주제는 ‘품종’이고, 소주제가 ‘칠레의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와인이라고 가정해보자.

칠레의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의 특징이 어떤지, 어떤 맛이 공통으로 느껴지는지 알고 싶으면, 서로 다른 생산자의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 여러 병을 사서 동시에 비교 테이스팅한다. 이때 되도록 와인의 빈티지도 같은 것으로 통일한다.
예시: ①국가: 칠레 ②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100% ③생산자: A, B, C 혹은 그 이상 ④빈티지: 2018

품종만을 놓고 비교를 원한다면, 같은 국가의 같은 빈티지, 같은 생산자 혹은 같은 브랜드의 와인에서 품종만 다른 와인들을 여러 병 놓고 비교하는 것이 좋다. 같은 생산자가 각 포도 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마셔보며 품종의 차이를 느껴볼 수 있다.
예시: ①국가: 미국 ②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피노 누아, 메를로, 진판델 ③생산자: A ④빈티지: 통일하면 좋지만 어려우면 2~3년 근처로

[같은 생산자의 다른 포도 품종 와인을 동시에 비교 테이스팅하면, 포도 품종에 따른 특징과 그 차이를 확인해보기 좋다.]

품종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또 다른 비교 테이스팅은 한 품종이 각각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피노 누아(Pinot Noir) 포도 품종이 각 국가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알고 싶다면 피노 누아 품종을 잘 만드는 프랑스나 뉴질랜드 등의 피노 누아 와인을 사서 비교하면 된다.
예시: ①국가: 프랑스, 미국, 뉴질랜드 혹은 그 이상 ②품종: 피노 누아 ③생산자: 와인을 잘 만드는 생산자면 누구든 ④빈티지: 통일하면 좋지만 어려우면 2~3년 근처로

기후와 토양 등 여러 요인이 결합한 ‘떼루아(terroir)’가 보여주는 특색이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포도 품종도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 특징을 나타낸다. 또한 같은 국가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기후가 매우 다르고, 일부 국가의 경우 지역별로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되는 품종이 정해져 있는 때도 있어서 지역에 대해 공부를 해둔다면 지역에 따른 흥미로운 비교 테이스팅의 주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여러 와인을 비교 테이스팅하는 것만큼 와인을 잘 판단할 방법은 없다.]

마지막으로 빈티지에 따른 비교 테이스팅인데, 이를 통해 같은 와인이 빈티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하여 그 와인의 시음 적정 빈티지를 확인해 볼 수도 있고, 또는 같은 빈티지의 다른 생산자의 와인을 비교해 보며 그해의 와인 작황이 전반적으로 어떠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볼 수도 있다. 좋은 빈티지와 그렇지 못한 빈티지에서 와인이 보여주는 퍼포먼스의 차이를 비교 테이스팅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와인이 여러 해를 걸쳐 숙성되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롭다.
예시 1: ①국가: 프랑스 ②지역: 보르도 ③생산자: A ④빈티지: 2008, 2009, 2010, 2011, 2012
예시 2: ①국가: 프랑스 ②지역 및 등급: 보르도 그랑 크뤼 클라세(Bordeaux Grand Cru Classé) ③생산자: 다수 ④빈티지: 2015로 통일

위의 예시1은 와인의 빈티지를 위부터 아래까지 마셔본다고 하여 흔히 수직적 테이스팅, 혹은 버티컬 테이스팅(vertical tasting)이라고 하는데, 빈티지를 빠짐없이 순서대로 마실 필요는 없고 중간에 몇 개의 빈티지를 빼고 마셔도 크게 상관은 없다. 예시2는 수평적 테이스팅, 혹은 호리잔틀 테이스팅(horizontal tasting)이라고 하며, 해마다 국내에서도 크게 개최되는 보르도 그랑 크뤼 테이스팅 행사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행사는 그해에 판매 예정인 와인을 선보이는 자리인데, 같은 빈티지의 수많은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비교 테이스팅하여 그해의 포도 작황과 각 와인의 품질을 평가 할 수 있다.

[같은 로제 와인이더라도 어떤 포도 품종을 썼는지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흥미로운 비교 테이스팅이 될 수 있다.]

가격의 차이에 따른 와인 비교 테이스팅, 양조 방법의 차이에 따른 스파클링 와인 비교 테이스팅, 포도 품종의 차이에 따른 로제 와인의 맛에 관한 테이스팅 등 비교 테이스팅의 주제는 무궁무진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

여러 가지 흥미 있는 주제를 정해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그 리스트에 맞는 와인을 구매하여 비교 테이스팅하면서 자신만의 테이스팅 노트로 정리하다 보면, 테이스팅한 와인의 느낌과 생각을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되고, 나아가 머릿속에서 자신만의 와인 지도를 그릴 수 있게 된다. 비교 테이스팅은 여러 와인의 향과 맛을 바로 비교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와인을 잘 알지 못하는 초심자들에게도 와인 간의 차이를 바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단점이 있다. 혼자서 와인을 두 병 이상 소비해야 한다는 것과 그만큼 와인 구매 시 많은 금액이 든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와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모여 같이 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러 명이 같이 테이스팅을 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보완해가면서 실력을 향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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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Yang

모두가 와인을 쉽고 재밌게 마시는 그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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