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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섬 하와이도 못 피한 ‘코로나19’, 대규모 맥주 축제 전면 취소

꿈의 섬 하와이도 못 피한 ‘코로나19’, 대규모 맥주 축제 전면 취소

임지연 2020년 3월 25일

하와이는 매달 눈에 띄는 축제들로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와이키키 해변과 가까워질수록 거리마다 무료로 배포되는 현지 관광안내도를 만날 수 있는데, ‘이달의 행사’처럼 매달 개최될 예정인 주요 축제 목록이 일목요연하게 요약되어 여행자들에게 제공된다.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는 물론이고 일부 안내서에는 우리말로 적힌 안내문까지 게재된 덕분에 하와이가 처음인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요긴하게 활용된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적힌 무료 관광안내서는 주요 관광지역의 한 블록마다 배치된 무료 신문 가판대를 통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리고 이 무료 안내서의 가장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것은 이달의 축제 행사 목록이다. 푸른 바다와 그보다 더 파란 하와이의 하늘을 감상하는 것만큼 매력적이고 다채로운 축제들이 오직 여행자들을 위해서 수십 년째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 행사들은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의 뙤약볕과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스콜성 폭우에도 불구하고 단 한 차례도 중단되지 않고 개최가 이어져 왔다는 점이 특징이다. 심지어 지난 2011년 쓰나미 폭풍이 하와이 섬을 덮쳤을 당시에도 이 축제는 중단없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최근 무서운 속도로 전염이 가속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하와이에서 개최를 앞뒀던 모든 축제들이 하나둘씩 취소 소식을 알리고 있다. 실제로 하와이주 내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수는 매일 크게 증가 추세다. 23일(현지 시각) 기준 총 7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날을 기준으로 데이비드 이게(David Ige) 하와이 주지사는 하와이 모든 섬에 대해서 주민 이동 금지령을 발부했다. 현지 주민은 물론이고 여행자들 역시 오는 4월 30일까지 법률이 정하는 사유가 아니라면 외출이 금지된 셈이다. 주민들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사실상의 섬 봉쇄 정책이라는 반응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하와이 현지의 다채로운 페스티벌이 전면 취소됐다.

매년 평균 1천만 명에 달하는 여행자들이 찾아오는 관광업 기반의 하와이가 이동 금지령이라는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중 다수가 여행업에 종사하는 가이드와 이들과 접촉한 섬 외부에서 찾아온 여행자였다는 점이 주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다양한 국가와 대륙에서 찾아오는 여행자를 차단하고 태평양 한가운데에 놓인 하와이 섬의 감염자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것으로 현지 주민들은 해석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섬 내의 각종 행사와 다채로운 축제의 중단을 알린 시작은 이달 중순 개최가 계획됐던 ‘Kona Brewers Festival’이였다. 매년 3월 이 일대에서 열리는 맥주 축제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행사로 기대를 모았던 ‘Kona Brewers Festival’이 올해 행사 전면 취소 소식을 알리면서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자아낸 것.

하와이에서 개최를 앞뒀던 대규모 페스티벌이 일제히 취소 소식을 알렸다. / 사진 출처: ’코나 브루어스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그도 그럴 것이 따뜻한 봄을 알리는 매년 3~4월을 대표하는 축제가 바로 ‘Kona Brewers Festival’이기 때문이다. 하와이는 물론이고 미국 대륙 본토에서 물 건너온 약 100여 가지의 다채로운 종류의 맥주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기에 그 아쉬움이 배가 되는 분위기다. 하와이에서 개최되는 다수의 주류 축제가 있지만, 하와이에서 생산되는 특산 맥주를 소개하는 것이 현지 축제의 분위기였다면, ‘Kona Brewers Festival’에서 만큼은 대륙 본토에서 생산된 더 다양한 맛의 제품을 시음할 기회가 마련돼 있었다. 때문에 이 축제는 매년 빅아일랜드 섬의 코나 지역에서 9회, 오아후 섬의 호놀룰루 시에서 두 차례 연거푸 진행되는 역사 깊은 행사로 자리 잡아 왔다.

하지만 행사 주최 측은 이달 초 공식 홈페이지(konabrewersfestival.com)를 통해 행사 취소 소식을 안내했다. 이들은 해당 공고문을 통해 ‘하와이 커뮤니티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오고 있는 중요 행사를 취소하겠다는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행사에 참석하는 수만 명에 달하는 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코나 브루어스 페스티벌에 참여한 이들의 수는 약 6만 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취소 결정된 ‘코나 브루어스 페스티벌’ / 사진 출처: ‘코나 브루어스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이로 인해 약 600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과 그동안 축제 참가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주류를 대륙에서 공수해왔던 업체 측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코나 브루어스 축제가 이 시기 개최되는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라는 점에서 페스티벌 일체가 전면 취소되면서 행사 장소였던 빅아일랜드 코나와 호놀룰루 축제 관계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는 목소리다.

특히 이 시기 축제 참가를 위해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여행자들을 위한 호텔 안내, 렌터카 전문 업체, 인근 레스토랑 등은 큰 경제적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코로나19 확산이 하와이 현지의 기반 산업인 관광업을 크게 위축, 모든 사회활동과 기능이 줄줄이 멈추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다만, 개최 관계자는 “다음 축제가 오는 2021년 개최될지 여부는 미정인 상태”라면서 “코로나 확산 상태가 잠잠해지는 등의 상황 변화에 따라 추후 안내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세계 최대 훌라 페스티벌인 ‘모나크 축제’ 역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행사 개최를 전면 취소한 바 있다. 올해로 57회째의 메리 모나크 축제는 매년 빅 아일랜드 힐로(Hilo)에서 개최, 이때 맞춰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훌라 마니아들이 힐로를 방문하곤 했다. 하지만 해당 축제 역시 개최 일정을 전면 취소, 향후 추가 안내가 있을 때까지 축제 개최 여부가 미정인 상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하와이주에 소재한 모든 상점과 레스토랑, 커피숍 등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

한편, 하와이대 경제연구소(University of Hawaii Economic Research Organization)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올해 관광객 수가 7% 이상 감소, 현지 근로자 6천여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최근 하와이 소매협회(Retail Merchants of Hawaii)의 티나 야마키(Tina Yamaki) 회장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비접촉을 선호하는 소비 성향이 반영, 현지 여행 업체와 소매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하와이주 하원은 최근 바이러스 감염증이 하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대비하기 위해 특별위원회(Select Committee)를 신설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마련에 총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특히 데이비드 이게 주지사는 주 정부가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앞장 설 것이라는 입장을 공개, 수천 명에 달하는 실직자 실업 수당을 현실화하는 등의 추가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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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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