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인을 수입하는 곳이 어디인가요?”
레스토랑이나 와인샵에서 와인을 추천받을 때 빼놓지 않고 묻는 말이다. 품종, 지역, 생산자까지 꼼꼼히 따진다 해도, 낯선 와인을 선뜻 선택하기에 망설여질 때가 많다. 그럴 때면 마지막으로 와인병을 뒤로 돌려 수입사를 확인한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나름 실패 확률을 줄이는 노하우이다.
많은 이들이 놓치고 있지만, 수입사 확인은 꽤 중요한 와인 선택의 기준이라 생각한다. 국내 수백 개의 수입사 중에서 규모는 작지만,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해당 분야에 있어 최고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곳들이 많다. 특정 국가, 더 나아가 특정 세부 지역의 와인만을 전문적으로 수입하거나, 늘 새로움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을 찾아 선보인다.
수입사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많이 구입하고 많이 마셔보는, 지난한 시행착오 과정을 거쳐야 한다. 어마어마한 시간과 금전적인 비용이 예상되는 그 수고로움을 덜고자, 이번 픽커스 테이블에서는 수입사와 그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 와인을 직접 소개해줄 수입사 관계자를 초대했다.
명절을 앞두고 한창 바쁜 시즌임에도 직접 픽커스 테이블을 찾아준 이들과 함께 대표 와인들을 시음하며 개성 넘치는 수입사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든 정보가 철저히 가려진 블라인드 테이스팅 형식으로 진행되었기에, 의도치 않게 자신들이 수입하는 와인을 찾는 미니 이벤트가 펼쳐지기도 했다. 언제 어디서 만나더라도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수입사를 안다는 것, 당신의 와인 세계가 한 단계 넓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1. 므네투-살롱 ‘레무르테르’ 피노 누아(Menetou-Salon ‘Remoortere’ Pinot Noir) 2017
생산 지역. 프랑스 루아르 밸리 / 품종. 피노 누아 / 수입처. 트레드수드
[떼루아, 그리고 와인 메이커의 철학과 기술을 온전히 담은 순수한 와인]
트레드수드는 규모는 작지만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생산하는 와인 메이커들과 함께합니다. 특히 떼루아와 우리가 사는 지구를 존중하고자 하는 철학을 중시합니다. 이는 최근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종종 오남용되는, 내추럴 와인이라는 트렌드를 쫓기 위함이 아닙니다.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사람과 이를 품는 대지 사이의 신비스러우면서 따뜻한 공생 관계를 중시하는 마음을 담고자 합니다.
맑은 가넷 컬러의 이 와인은 딸기, 라즈베리, 붉은 체리의 섬세한 아로마가 인상적입니다. 신선한 과실 풍미와 산도가 좋은 밸런스를 보여주고, 부드러운 타닌과 피니쉬가 길게 이어져 매력적입니다. 새롭게 부상하는 젊은 와인 메이커, 앙또닌 반 레무르테르의 와인들은 우리 회사의 정체성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을 적용하고 이산화황 사용을 최소화하여, 보다 순수한 와인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이나 아펠라시옹의 클래식한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포도가 생산되는 바로 그 떼루아와 와인 메이커의 철학, 기술, 지식을 온전히 보여주는 와인입니다. – Baurez Jean Paul, 트레드수드 대표
2. 리어존(Liaison) 2016
생산 지역. 독일 바덴 / 품종. 피노 누아 / 수입처. 나루글로벌
[우리가 몰랐던 ‘독일 피노 누아’ 와인의 매력]
나루글로벌은 2003년 설립 이래,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가성비 높은 다양한 와인을 한국 시장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체 리스트 중 30~40%를 차지하는 국가는 독일, 그중에서도 모젤 리슬링을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피노 누아 와인도 많이 수입합니다. 국내 수입사 중에서는 시원한 기후의 떼루아를 잘 표현하는, 리슬링과 피노 누아 리스트를 가장 많이 보유한 업체입니다.
독일은 전 세계 3번째로 피노누아를 많이 생산하는 국가지만, 이를 생소하게 받아들이거나 퀄러티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 이 와인을 통해 훌륭한 독일 피노 누아를 맛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베리류의 상큼함이 코에서 입으로 고스란히 전해지며 일정한 하나의 결을 만듭니다. 산도도 좋아서 한 모금 넘긴 후에도 계속해서 침샘을 자극하죠. 음식과 매칭해도 좋지만, 시간을 두고 와인이 변하는 과정을 음미하기에 좋은 와인입니다. 생산자 엔델레 & 몰은 와인평론가 잰신스 로빈슨이 ‘대단한 컬트 생산자’라고 극찬을 할 정도로 많은 이목을 끌고 있으며, 높은 가심비로 와인업계에서 주목하는 소규모 컬트 와이너리입니다. 바이오다이나믹 농법, 청징과 여과를 거치지 않고 포도 본연의 순수함을 보여주는데 많은 심혈을 기울인 이 와인을 독일을 대표하는 피노 누아로 자신 있게 한국 시장에 소개하고 싶습니다. – 김동훈, 나루글로벌 영업마케팅 과장
3. 마리나 시베틱 몬테풀치아노 다브루쪼(Marina Cvetic Montepulciano d’Abruzzo) 2015
생산 지역. 이탈리아 아브루쪼 / 품종. 몬테풀치아노 / 수입처. 위매드
[고정관념을 단박에 깨버릴 유니크함]
위매드(wemadD)는 ‘We made a DREAM, We mad for wine.’이라는 두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부티크 와인을 셀렉하여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와인 중에서도 피에몬테, 토스카나, 베네토 등 유명한 지역의 클래식한 와인보다는 콜리오, 시칠리아, 에트나, 풀리아, 아브루쪼 등 유니크하고 한국에 새로이 브랜드 빌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위주로 셀렉합니다.
이러한 위매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와인으로 이탈리아 아브루쪼를 이끌고 있는 3대 와이너리 중 하나인 마샤렐리의 와인을 준비했습니다. 다크 초콜릿과 말린 레드 과실류, 그리고 은은한 꽃 향이 긴 여운을 남깁니다. 부드러운 타닌과 산도가 훌륭한 조화를 보여주며, 대중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품질 면에서도 매우 뛰어난 와인입니다. 보통 몬테풀치아노 와인은 단순하다는 느낌을 많이 보여주는데, 아브루쪼의 클래식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섬세하게 빚은 이 와인으로 그 고정관념을 단번에 깨버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박주환, 영업마케팅 차장
4. 인끄레둘로(Incredulo) 2010
생산 지역. 스페인 토로 / 품종. 뗌쁘라니오 / 수입처. 비노떼와인
[와인은 맛있고 즐겁게 즐겨야 한다, 올빈 와인도 그러하다.]
2001년에 시작하여 어느덧 20년 가까이 와인 수입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2015년 비노떼와인으로 독립하여, 편하고 즐겁게 마실 수 있는 데일리 와인을 주로 수입합니다. 메인인 스페인을 시작으로 포르투갈,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인 중에서 아직 한국에 소개되지 않았지만 뛰어난 품질의 보석들을 찾아 국내에 소개합니다.
데일리 와인과 함께 10년 이상 숙성되어 지금 마시기에 딱 좋은 올빈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는데, 오늘 추천하는 이 와인으로 설명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블랙 과실과 후추 등의 스파이시함이 강렬하고, 미네랄리티함이 부드러운 타닌과 잘 어우러집니다. 2010 빈티지로 10년이 지났음에도 색, 향, 맛에서 짱짱함이 살아있습니다. 가성비 최고의 올빈 와인이며, 2019 코리아소믈리에와인어워즈에서 금상을 수상한 유일한 스페인 와인입니다. – 김민수, 비노떼와인 대표
5. 섹슈얼 초콜릿(Sexual chocolate) 2016
생산 지역. 미국 캘리포니아 / 품종. 쉬라즈, 진판델 / 수입처. 엘컴퍼니
[도전 정신과 열정, 그리고 독특함을 담아]
수입사에서 14년 정도 근무하다 5년 전 홀로 와인 수입을 시작했습니다. 칠레, 이탈리아, 미국, 스페인 와인을 주로 취급하고 있으며, 최근 호주 와인을 시작하며 리스트를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마실 수 있으면서도 재미를 줄 수 있는 스타일을 찾아 선보이고 있는데요, ‘섹슈얼 초콜릿’이라는 다소 노골적인 이름의 이 와인에서 엘컴퍼니의 정체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름에서 연상되듯 다크 초콜릿의 풍미가 돋보이며, 잘 익은 과실과 이국적인 향신료가 조화롭게 느껴집니다. 입안을 꽉 채우는 풍미들이 실키한 텍스쳐와 잘 어우러집니다. 두 친구가 대학 기숙사에서 우연히 만든 와인이 친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이들은 아예 와인 메이커로 전향을 하게 됩니다. 캘리포니아 나파 지역의 후발 주자로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다소 노골적인 표현과 코믹한 컨텐츠로 마케팅을 펼치며 독특한 컨셉으로 성공했습니다. 물론 품질은 두말할 것 없죠. 현재 8,000 케이스를 생산하여 미국 46개 주와 캐나다, 영국 등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 정승조, 엘컴퍼니 이사
Tip. 각 와인의 자세한 정보 및 모든 패널의 리뷰는 AI 기반 주류 검색 서비스, 마시자GO 앱과 Wine Pick에서 만날 수 있다.
[Pickers’ table이란?] 픽커스 테이블은 소비자가 현재 가장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반영한 주제를 선정하여 격주로 진행되는 시음회이다. 각 주제에 맞춰 선정된 와인을 시음한 패널들의 리뷰는 Wine Pick 기사 컨텐츠와 마시자Go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Wine Pick이란?] 와인 픽은 픽커스 테이블에서 소개된 와인을 매일 하나씩 추천하는 서비스로, 마시자Go를 통해 와인 정보와 소비자의 시음평을 확인하고 예약 서비스를 통해 와인을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