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六道口 먹자골목 ‘식도락’ 야행

중국의 수도가 베이징인 것은 모든 사람들이 잘 알고 있지만, 베이징이 둥근 환(環) 모양으로 행정구역이 분할된 계획 도시라는 점은 모르는 이들이 많다.

천안문을 정점으로 1환부터 6환까지 안에서 바깥 쪽으로 둥근 ‘환’이 확대되는 방식으로 구역이 설정돼 있다. 1환은 자금성 성벽 안쪽의 황제의 영역을 일컫고, 2환부터 6환까지의 영역에서 일반 시민들이 거주하는 형태다. 이 모든 것이 1인 당 체제의 공산당의 구역 설정으로 운영되는 것인데, 이번에 찾아간 곳은 도시의 중심으로부터 꽤 먼 곳에 위치한 4환과 5환의 경계 지점에 자리한 리우다코우(六道口, 육도구)다.

지하철 15호선 ‘리우다코우짠’이 지나는 이 곳은 최근 한국인 유학생들과 재중 주재원들 사이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먹자 골목이 인접해 있다. 베이징의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높이 뛰면서, 리우다코우보다 중심지에 조금 더 가까이 있었던 한인 타운 우다코우(五道口, 오도구)에서 바깥 쪽 지역으로 한인들이 조금씩 이사 하고 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탓이다.

물론, 리우다코우 일대라고 해도 방 한 칸짜리 아파트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평균 5000~7000위안(약 90~130만원)의 월세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상식으로 여겨질 정도로 치솟은 부동산 값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조금이나마 반가운 현상이 있다면, 이 지역 곳곳에 한국인들을 위한 ‘한국식당’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가운데 리우다코우에서 베이샤탄(北沙滩)으로 이어지는 동서로 길게 뻗은 대로변에 위치한 ‘먹자골목’은 이 일대에서도 유명한 한식당이 줄 지어 운영 중이다.

① 한식전문 ‘작은 식당’

이름 그대로 테이블 6개의 단출한 규모의 ‘작은 식당’이다. 하지만, 판매하고 있는 메뉴판을 보고나면 이 곳 주인장의 식당 운영 원칙은 결코 작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김찌찌개,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해물탕 등의 찌개류부터 소고기 돌솥밥, 불닭 돌솥밥, 야채 비빔밥 등의 한국식 돌솥밥, 각종 김밥류는 물론 양념치킨, 간장 치킨, 뼈 없는 닭발 등 한국에서 먹었던 우리 음식 대부분을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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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놀라운 것은 우리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이다. 한 두 개의 품목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전문점이라면 당연히 그 맛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나, 대게 수 십여 개의 식단을 운영하는 곳의 것은 맛이 기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의심을 받곤 한다. 하지만, 그 의혹을 떨쳐버릴 수 있을 정도로 정갈하고 깔끔한 우리 맛을 재현했다는 평가다.

필자가 이 곳에서 주로 찾는 식단은 든든한 돈까스 정식과 김밥, 해물 순두부, 육개장 등의 찌개류다. 특히 추운 겨울날이나 고된 일상으로 지친 몸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우리 음식을 맛보기 위해 찾곤 하는데, 더욱 반가운 것은 식당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생의 상당수가 조선족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육개장 한 그릇 주세요’라고 우리말로 주문하고 나면, 한 동안 베이징에서 우리말을 쓸 일이 없어 서운했던 마음도 뜨끈한 국물과 함께 풀어지는 것은 해외에 사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당연한 이치일지도 모른다.

이 곳이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근처 일대에 북경 지질대학교, 공업대학교, 석유대학교, 농업대학교 등 유수의 대학이 인접해 있고, 한류 문화와 한국음식에 대해 관심이 많은 중국 대학생들이 이곳을 성지(聖地)처럼 여기며 찾는 탓이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종종 한국 음식을 한 상 가득 주문한 뒤, 생일을 축하하려는 여대생들을 쉽게 마주할 수 있고, 그 외에도 다양한 동아리 모임을 한국식당에서 하길 좋아하는 대학생들을 확인할 수 있다.
。찾아가시는 방법: 지하철 15호선 ‘리우다코우역(六道口)’ 하차 후 농업대 방향 도보 5분
。가격대:18~70위안(약 3천 5백원~1만 3천원)

② 종합 쇼핑몰, ‘찐마따샤(金码大厦)’

뜨끈한 국물으로 얼었던 속을 풀어냈다면,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거리에 자리한 나이차(奶茶, 중국식 밀크티) 전문점 ‘디엘(DL)’에서 한 잔에 8위안(약 1천 6백원) 짜리 차 한 잔을 손에 들고 이 일대를 구경해야 한다.

먹자 골목에서 도보로 5~10분 거리에 자리한 ‘찐마따샤(金码大厦)’는 이 지역의 명물 쇼핑몰이다. 한국의 동대문 대형 쇼핑몰을 연상케 하는 외관의 이 곳 쇼핑몰에는 1~2층에 조성된 여성 의류와 3층, 4층 등 다양한 상품이 구비돼 있다. 가격적인 면에서도 파격적이다. 대부분의 여성 의류는 100위안부터 500위안까지 다양하지만, 정액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깎는 맛이 있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상인이 처음 제시한 가격에서 50% 정도 할인해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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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4년 전에는 이 곳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질을 의심하고 지나치게 중국 색이 짙다는 혹평을 받아왔으나, 최근에는 한국 디자인을 카피하거나, 한국 디자이너들이 직접 찾아와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품질적인 면에서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이외에도 쇼핑을 마친 후 쇼핑몰 내에 자리한 네일 샵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고 돌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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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3층에는 네일숍이 줄을 이어 운영 중이다. 이 곳을 찾는 고객들 중 상당수가 한국인 유학생, 재중 주재원 등이라는 점에서 한국인을 마주치기 좋은 장소다. 특히 가격적인 면에서 50위안(약 9천원)에 각종 문양을 넣은 네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이 한국인들에게 유독 유명한 이유로 꼽힌다. 한국에서라면 5배 이상의 금액을 요구받을 수 있는 복잡한 문양도 이 곳에서는 100위안이 넘지 않는 금액으로 가능하다.
。찾아가시는 방법: 베이징지하철 15호선 리우다코우역 하차 후 도보 1분
。가격대: 겨울 장갑 10위안, 머플러 20~30위안, 니트류 100위안 이하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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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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