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광활한 대륙인 탓일까, 중국에서는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전통 음식들이 줄을 잇습니다. 식당마다 간판에는 어김없이 주인장의 출신 고향이 명기돼 있어, 어느 지역에서든 원하는 각 지역 토속 음식을 맛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예컨대 ‘호남 가정식’, ‘북경 라오자장면’, ‘홍콩식 레스토랑’이라고 간판을 붙여놓는 식이죠.
이 중 단언컨대,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지역 음식은 ‘후난성’ 전통 음식이 꼽힙니다. 매콤한 맛에 익숙한 한국인들이 식사 때마다 입맛을 돋우는 후난성 특유의 고추 향이 첨가된 음식에 매료되는 것이죠.
특히, 후난성 지역 시민들이 먹는 ‘매운향’은 우리 식 매운 향과 매우 유사한데, 실제로 중국에서의 매운맛은 입안을 얼얼하게 하는 마라(麻辣)한 매운맛 일색인 반면, 후난성 음식 만큼은 우리의 매운 향과 가까운 짜고 매운 맛이라는 점에서 한국인들에게 유독 인기가 높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의 입맛을 저격한 후난성(湖南省)을 직접 찾아가, 지역 특색의 음식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중식과 서양식을 동시에 맛볼 수 있어 인기가 높은 레스토랑입니다. 지난 2001년 창사에 처음 문을 연 이후, 후난성 일대에서 약 19곳의 분점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얻은 곳이죠.
특히 세련된 외관 만큼이나 젊은 세대 또는 지역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유독 인기가 좋은 곳으로, 영문명으로는 ‘JONO’ 불립니다. 식사류 가격대는 30~100위안, 디저트류는 20위안 수준으로 다양하고, 좌석마다 칸막이가 설치돼 있어 조용한 만남을 가지기에도 최고의 레스토랑이라는 평가는 받고 있습니다.
이달 초 후난성에서 진행된 인터뷰 관련 통역 업무로 해당 지역을 찾았을 때, 지인들은 망설임 없이 이곳을 이 지역 최고의 맛집으로 평가한 바 있습니다.
이유는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세련된 외관이 한 몫을 담당했으며, 인근에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이 지역 최고의 번화가인 ‘난먼(南門)’ 일대가 조성돼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식사 후 지인들과 함께 산책하기에도 좋은 탓에 결혼 적령기 2030대 젊은이들이 맞선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예약 후 방문한다는 것이죠.
이곳에서 판매되는 전통 식사 가운데 후난성 전통 음식의 으뜸은 ‘샹차이(湘菜)’가 꼽힙니다. 샹차이는 발음 상 우리에게 ‘고수풀’로 알려진 향초 샹차이(香菜)와 동일하지만, 사실상 이 곳에서는 후난성 전통 음식 전반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됩니다.
특히 샹차이의 대표적 음식으로는 ‘둬쟈오위터우(剁椒鱼头)’라고 불리는 생선 요리가 꼽힙니다. ‘어두육미’라는 말처럼 생선 대가리 윗부분만 잘라 간장에 조리한 음식으로, 후난성 특유의 짭조름하고 매콤한 맛이 밥반찬으로 일품입니다.
더욱이 이 지역 특산물인 빨간 고추를 ‘총총’ 썰어 넣은 탓에 고기를 다 발라먹은 뒤, 남은 국물에 고슬고슬한 흰 쌀 밥을 비벼 한 입 크게 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충분한 맛의 향연은 맛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을 만큼 ‘맛이 좋다’고 표현됩니다.
때문에 결혼식 내 피로연에서도 빼놓지 않고 대접 되는 음식 중 하나인데, 생선 대가리 부분만 반 토막 조리되어 판매되는 가격은 40위안(약 8,000원), 한 마리 모두 조리된 요리는 80위안(약 1만 6천 원)으로 저렴한 수준입니다.
이와 함께 또 한 가지 지역 특색 음식으로 꼽히는 또 다른 샹차이는 소고기와 빨간 고추를 함께 넣고 간장으로 맛을 내 조린 요리 ‘훙쟈오라뉴러우(紅椒腊牛肉)’가 꼽힙니다.
홍쟈오라뉴러우 역시 매운맛이 특징으로, 현지에서는 미퐌(米饭)이라 불리는 흰 쌀밥과 함께 먹기에 제격인 음식입니다.
소고기가 들어갔다는 점에서 레스토랑에서는 비교적 고가인 50위안 선에서 판매가 되는데, 실제 가정식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일반 식당에서는 10위안 남짓한 가격에 맛 보실 수 있는 지역 특색 음식입니다.
특히 흰 쌀 밥 위에 홍쟈오라뉴러우와 낭낭한 맛의 중국식 김치를 담아낸 덮밥은 15위안 선에서 맛보실 수 있으니, 후난성 현지에서 저렴한 가격에 맛좋은 음식을 맛보며 긴 여행을 즐기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실제로 후난성 창사(长沙) 일대는 중국에서도 유명한 곡창지대로, 중국 타 지역과 비교해 비교적 발달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물가만큼은 매우 저렴한 지역으로 손꼽힙니다. 덕분에 과거 일제 치하 중 독립 운동을 하던 독립 운동가들의 상당수가 창사의 저렴한 물가를 활용, 이 지역 일대에서 독립운동을 지속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죠. 때문에 현재 창사의 명동이라 불리는 ‘남먼’ 주변에는 김구 선생이 이끌었던 대한민국임시정부 창사활동 구지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증명해 줍니다.
이 같은 이유 탓에, 역사에 대한 관심이 깊은 한국인 여행자 중 상당수는 창사활동구지를 찾기 위해 이 지역을 방문하시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저렴한 가격에 지역 최고의 맛을 경험하고, 역사적 사실까지 온전히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사는 두말할 것 없이 중국 최고의 지역임에 틀림이 없는데요, 실제로 허난성, 산둥성, 산시성 등 창사보다 개발 및 발달이 늦게 진행된 일부 지역의 물가보다 창사의 물가는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먹고, 마시고, 잠을 잘 수 있는 음식과 거주지 비용이 저렴하다는 면에서 여행지로는 분명 최고의 지역입니다.
→찾아가시는 방법
·중국 후난성 창사지하철 1호선 난먼(南門)역 또는 황씽광창(黄兴广场) 역에서 런민씨루(人民西路), 런민종루(人民中路) 방향으로 도보 15분. 통정국제대호텔(通程國際大酒店) 인근 1층.
·주소: 长沙市雨花区韶山路453号
·예약문의: +86 0731-89827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