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애호가들의 와인 라이프를 즐겁게 만들어줄 앱 ‘마시자GO’를 소개한다.
상황 1.
유난히 지친 하루를 보낸 날. 시원한 샤르도네 한 모금이 간절하다.
퇴근길 와인 한 병을 사러 마트에 들렀다. 오늘만큼은 모험 없이 딱 내 취향인 와인을 고르고 싶은데, 직원의 안내는 영 미덥지가 않다. 이럴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가이드가 있다면 좋을 텐데.
상황 2.
친구와 함께 와인 리스트가 훌륭하기로 소문난 레스토랑을 방문한 날. 새로운 지역의 와인을 추천받아 한모금 넘기는 순간 나오는 감탄사. ‘어, 이거 무슨 와인이지?’ 그러나 수다를 떨며 한 모금, 두 모금 마시다 보니 취기까지 더해져 처음 느낀 그 느낌은 어느새 가물가물해진다. 이렇게 흐릿해진 와인을 세면 몇 병이 될까. 차곡차곡 기록할 수 있는 저장고가 있다면 좋을 텐데.
와인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만한 상황이 아닐까.
이러한 아쉬움을 느껴본 적 있는 애호가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으니, 새롭게 출시된 와인 앱 ‘마시자GO’다.
마시자GO는 ‘내 손 안의 소믈리에’를 표방하는 앱 답게 유익한 정보가 가득하다.
앱은 크게 두 가지 기능-정보를 제공하는 섹션, 그리고 유저의 아카이브 섹션으로 기록하는 섹션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사용하다 보면 이 두 가지 기능이 잘 연계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럼 앱 곳곳을 하나씩 살펴볼까?
믿고 마셔보라GO
마시자GO는 매일 새로운 와인을 한 병씩 추천해준다. 그동안 수입사의 홍보 마케팅처럼 느껴지는 일괄적인 추천 기사에 질린 사람이라면 시큰둥할 소식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마시자GO의 와인 추천을 지금까지 접해온 평범한 와인 추천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첫 번째는 무엇보다 실용적인 리스트이기 때문. 데일리 와인으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캐주얼한 와인부터, 기분 내고 싶은 날에 어울리는 적당한 가격대의 와인까지 추천의 폭이 넓다. 무엇보다 ‘Wine pick’의 진정한 장점은 확실한 테마에 있다. 캠핑에 가져갈 와인, 장마철의 눅눅함을 날려줄 와인, 가성비 폭풍의 와인 등 주제에 어울리는 와인을 구체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추천해 준다는 것. 예를 들어 ‘르 쁘띠 뮈스까 블랑’은 ‘낭만적인 캠핑을 위한 와인’으로 추천리스트에 올랐는데, 동행자들과 쉐어할 수 있도록 대중적이면서도 캠핑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설명이 함께 쓰여있어 믿음직스럽다.
찾아보라GO
AI를 기반으로 하는 주류 검색 서비스야말로 마시자GO의 가장 핵심적인 서비스일 것이다. 와인 좀 마셔봤다 하는 사람은 한 번쯤 이용해보았을 ‘V’모 앱. 전 세계 애호가들이 사용하는 만큼 아카이빙된 와인의 자료가 방대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한국인 유저로서는 아쉬운 점 또한 컸다. 무엇보다 앱이 미국 중심으로 제작되었다는 것. 그 때문에 와인에서 받은 인상이 섬세하다고 해도 정확한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데에는 한계를 느끼곤 했다. 시트러스, 미네랄, 가벼운… 겨우 단어를 더듬거리는 정도랄까. 반면 마시자GO에서 ‘코노 말보로 소비뇽 블랑’에 대해 한 회원이 남긴 코멘트를 보자. “미세먼지, 장마, 폭염으로 집 밖에 못 나갈 때 리프레쉬를 위한 훌륭한 대안!” 테이스팅 노트에 쓰이는 단어 하나 쓰지 않으면서도 이보다 더 적확하게 이 와인을 표현할 수 있을까? 분명 우리말로 표현할 때만 전할 수 있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얼마냐GO
주류 검색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실 구매가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 이 기능이야말로 마시자GO를 한 달 동안 이용하면서 가장 유용하게 사용한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앱에는 유저들이 실제로 구입한 가격의 최저가와 최고가가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실수를 방지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동시에 대대적인 할인이라고 홍보하면서도 가격은 평소와 똑같은 ‘얌체세일(?)’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겠다(이런 경험, 필자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 참고로 필자는 위에서 언급한 ‘코노 말보로 소비뇽 블랑’이 실구매가가 21,000~33,000원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고 1만 원 중후반대에 판매할 때 사두는 것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야호!
알고 마시자GO
앞서 말한 것처럼 마시자GO의 가장 큰 장점은 유용한 와인 정보를 한국 유저들에게 최적화해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한국 시장만의 정보에서 그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작은 앱을 통해 그야말로 세계 와인 업계의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주류업계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객원기자들이 기고하는 칼럼을 읽을 수 있는 매거진 섹션을 통해서다. 혹시 지금까지 밝혀진 가장 오래된 와인의 산지가 유럽이 아닌 기원전 7000년의 중국의 허난성 지역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가? 이러한 흥미로운 교양 지식부터 파리에서 내추럴 와인을 구입할 수 있는 샵, 특정 시간에만 술을 판매하는 하와이의 독특한 주류 정책 등 현지에서만 알 수 있는 정보가 가득한 읽을거리, 세법개정안으로 인한 주류업계의 영향,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인한 맥주 시장의 변화까지 최신 트렌드도 커버한다.
와인을 마실 때 음식과의 마리아주만큼 중요한 것이 함께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 아닐까? 마시자GO를 통해 와인과 관련한 흥미롭고도 수준 높은 지식을 평소에 찬찬히 쌓아둔다면, 와인을 나누는 자리가 더욱더 즐겁고 깊이 있는 시간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제 막 시작 단계에 들어선 앱인 만큼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앱의 특성상, 아직은 쌓인 데이터의 양이 부족하다는 것.
특히 라벨 인식으로 주류를 검색하는 서비스는 더 많은 데이터베이스가 쌓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당신의 참여가 앱을 더욱 풍성하게 성장시킨다는 이야기.
필자 역시 앞으로 와인을 즐길 때마다 빼놓지 않고 마시자GO에 꾸준히 기록해 놓을 생각이다.
V모 앱을 넘어서는 한국만의 야심 찬 소믈리에 앱을 만드는 데 동참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