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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의 독특한 주류 정책] 상점 운영은 24시간이지만, 주류 구매 가능 시간은 엄격히 제한돼 있다?

[하와이의 독특한 주류 정책] 상점 운영은 24시간이지만, 주류 구매 가능 시간은 엄격히 제한돼 있다?

임지연 2019년 7월 15일

[파라다이스 하와이, 독특한 주류 정책]
#시리즈① 상점 운영은 24시간이지만, 주류 구매 가능 시간은 엄격히 제한돼 있다?

얼마 전 마우이 섬(Muai) 주민들은 섬 일대에 포진해 있는 주류 판매 전문 상점의 24시간 주류 판매 정책에 반기를 들고 대규모 가두 시위를 벌여 화제가 됐다. 총 8곳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하와이 주 가운데 유독 깎은 듯 높은 절벽과 365일 쏟아지는 햇살 등으로 유명한 지역이 바로 ‘마우이’다. 한국에서 하와이로 여행을 오는 이들 중 상당수는 와이키키 비치가 있는 오아후 섬(Oahu)과 함께 마우이 섬 투어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자동차 매연과 공장 연기 등 회색의 도시에 익숙한 도시인들에게 쏟아지는 햇살과 깎아 놓은 듯한 절벽의 마우이 섬은 365일 평화롭기만 할 것 같은 청정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바로 이곳, 마우이 섬에서 최근 주민들의 자발적인 가두 시위가 지속, 현지 유력 언론 등에 그대로 노출되는 등 큰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 발생한 집단적인 움직임이었을까?

총 8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하와이 주 / 사진 출처: Wikimedia Commons

◇ Hawaii’s Alcohol Problems &Solutions

주민들이 각자 만든 푯말을 들고 가두시위를 이어간 곳은 마우이 섬에 소재한 정부 기관 밀집 타운이었다. 그리고 성난 주민들이 이 같은 움직임을 통해 요구한 것은 단 하나, 최근 정부에 의해 공고된 마우이 섬 주류 전문 판매소의 24시간 알코올 판매 가능 허가증 발부에 대한 철회였다.

주민들은 당시 가두 시위의 목적으로 로비스트들의 로비에 의해 새롭게 공표된 ‘24시간 주류 판매 신(新)정책’을 철회, 기존의 주류법에 기인해 주류 판매 시간을 밤 11~12시 등으로 제한해 운영할 것을 요구했다.

해당 가두 시위는 수 개월에 걸쳐서 진행됐는데, 주 정부 측은 올 초부터 진행된 시위자들의 요구에 따라 24시간 주류 판매 가능 허가권 발부라는 정부의 공식 입장을 철회하는 것으로 해당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이처럼 미국의 50번째 주인 하와이 주를 포함, 미국은 각 주 정부마다 서로 다른 주류 구매 가능 시간과 정책이 자체적으로 제정 또는 철회되는 방식으로 운영돼 오고 있다. 하와이 주의 경우 ‘하와이 주류법(Hawaii alcohol laws)’에 따라, 주류 판매 허가증을 정부로부터 발급받은 소수의 판매 업소에서만 유일하게 주류 일체를 자유롭게 판매해오고 있다.

주택가에 하나 둘 씩 입점, 운영 중인 주류 취급 전문 상점의 모습

이 역시 매일 밤 11~12시 이후에는 술 구매가 엄격하게 제한되며, 특히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간은 교회 예배가 진행되는 시간대(정오 12시까지)에는 제한적으로 주류 판매 및 구매 일체가 불가한 것이 이 곳의 특징이다.

이들 주류 취급 전문점에서는 와인, 맥주, 럼, 보드카, 데킬라, 스카치 등 주류 일체를 판매해오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대로변에 인접한 주류 취급 전문 상점의 경우 밤 11시까지 주류를 판매할 수 있다. 단, 주류 전문 취급 레스토랑과 바 등에서는 새벽 2시까지 주류 판매가 가능하다. 또, 클럽 등 대형 업소 가운데 정부로부터 일명 ‘카바레 라이센스’를 발급받은 업소에서는 새벽 4시까지 주류 판매가 가능하지만, 이 같은 허가증을 가진 업소는 매우 소수에 불과하다.

장막으로 구분하는 마트의 주류 코너

◇ Do You Know Hawaiian Alcohol Laws?

‘술’에 대한 민감한 현지 분위기는 비단 ‘판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주요하다.

주류를 취급하는 레스토랑, 바, 주류 판매 상점에서 구직자를 선발할 시 반드시 19세 이상이어야 하는 것도 이 곳의 특징이다. 만일의 경우 상점 매니저, 주인 등이 19세 이하의 연령자를 선발할 경우, 이들에게 일명 ‘주류 취급 트레이닝’이라고 불리는 특수한 내용의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우선 제공해야 한다고 주 정부 법은 규정해오고 있다.

물론 이 경우는 단기간 아르바이트 생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때문에 현지에서 주류를 취급하는 업소, 상점, 레스토랑 등의 소유자와 매니저 등은 주류를 판매할 때와 마찬가지로 아르바이트 생 고용 시에도 구직자의 연령을 고려하는 문제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또 한 가지 특징은 22세 이상자에 대해서만 주류를 판매해오고 있는 것 역시 하와이 주류법에 기인한다. 이 부분에서 흥미로운 점 한 가지는 22세 이하의 연령자에게 가족들이 술을 권하는 경우에도 그 장소에 따라 법적인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가족들이 함께 공원, 수영장, 해안가 등에서 기분 전환 겸 술 한 잔을 곁들일 경우, 22세 이하의 자녀에게 부모님이 술을 한 잔 권하는 경우에도 법적인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현지 주 법상 공원, 수영장, 바닷가 등의 공공장소에서 22세 이하의 자녀와 알코올을 섭취할 경우 이는 명백한 불법 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 명의 소유의 자동차와 트럭 등 실내에서의 주류 취급도 마찬가지로 불법으로 취급된다는 주목해야 할 점이다. 개인 소유의 자산 등에 대해 매우 민감할 정도로 자산에 대한 인정 범위가 뚜렷한 미국에서 조차 22세 이하의 자녀와 자신 명의의 자동차 내에 동석한 채로 함께 주류를 섭취할 경우, 이 역시 불법 사례로 취급해오고 있는 셈이다.

주류 및 담배 취급 업소에 적힌 경고문. 해당 경고문에서는 위조 신분증을 남용한 자에 대해서는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는 안내문이 적혀 있다.

이 같은 주류에 대한 판매 및 구매에 대한 예민한 사회적 분위기 탓에, 주류 판매 상점에서는 알코올 판매 시 반드시 신분증을 요구,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수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국인일 경우 개인 ID 카드, 외국인에게는 여권 등의 공식적인 신분증을 요구한다. 유학생일 경우 학생증으로 신분증을 대신하고자 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 때에도 반드시 ‘여권’ 등 보다 공식적인 신분증을 요구받는 사례가 상당하다.

연간 1천만 명에 이르는 여행자들을 기반으로 한 현지 경제 산업 구조에도 불구하고, 치안 등의 목적을 위해 주류 판매 및 구입에 대한 제한 정책은 매우 엄격하게 시행되는 것이 하와이 주 정부의 특성이었던 셈이다.

더욱이 만일의 경우 본인 명의가 아닌 타인의 ID 카드(신분증)을 무단으로 남용해 주류를 구매하다 적발될 경우에도 엄격한 처벌을 강행해오고 있다. 하와이 주 정부는 이 같은 불법 사례에 대해 타인의 신분증을 무단 사용한 구매자는 물론이고, 본인인지 여부를 확실하게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판매자에게도 처벌을 동시에 해오고 있는 것. 실제로 불법적인 방식으로 알코올을 구매, 섭취한 이에 대해서는 적게는 150달러에서 많게는 1000달러까지 벌금을 부과해오고 있다.

주류 구입을 원하는 고객에게 개인 신분증을 요구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주류를 취급하는 각 상점마다 부착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주류 판매자에 대한 처벌 강도다. 주류 구매자의 경우 해당 벌금을 납부하는 것 등으로 1회적인 처벌을 감수하면 그만이지만, 판매업소 측은 최소 180일 동안 주류 판매 업소 운영 자체가 정지되는 강력한 처벌이 뒤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정부 운영 상 불법적인 주류 구매자보다 판매 업소에 더 많은 책임을 부과, 사회적으로 주류 취급 업소 자체에서 알코올 판매에 대한 정화 작용을 기대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오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더욱이 해당 주류 취급 업소 측에 대해서는 최소 180일 영업 정지 처분 외에도 법적으로 영업 정지 처분 일수에 대한 ‘최대 일수’ 제한을 하지 않는 것으로 사실상 180일 이상의 영업을 할 수 없다는 무거운 부담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하다.

원하는 알코올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직원의 안내를 받으라는 내용의 안내문구가 부착된 주류 판매소의 모습

이처럼, 멀리서 보기에는 지구상 현존하는 가장 자유롭고 낭만적인 분위기의 하와이 섬은 사실상 주류 취급만큼은 세상 어느 곳보다 더 엄격한 법적 처벌 수위와 민감한 사회적 분위기가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와이로 여행 온 상당수 여행자들은 이 같은 현지 주류 정책을 인지하지 못한 탓에 와이키키 비치(Waikiki beach)와 알라모아나 비치(Alamoana beach), 그리고 오픈카 내에서의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들이키려는 상상을 현실화 하려는 시도 탓에 각종 벌금형에 처해지는 경우도 상당하다. 더욱이 일부의 경우지만, 벌금형을 넘어 여행지에서의 긴 밤을 술 한 잔으로 위로하기 위해 마신 알코올 탓에 만취 후 공공장소에서 물의를 일으킨 한국 여행객의 사례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특히 외국 국적의 여행자에 대해서는 현지 알코올 법 위반 혐의로 5회 이상 경고를 받을 경우, 그 국적을 불문하고 30일 이상의 구금형이 내려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구금형을 받은 이의 경우 동시에 현지 커뮤니티에서 약 24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 명령을 이수해야만 한다. 단, 구금형을 선고 받은 경우 그 사안에 따라 보석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자유를 얻을 수 있지만, 이 경우 보석금의 규모는 500달러에서 최대 2500달러 이상으로 높아진다.

이 같은 현지의 민감한 주류 정책을 인지한다면, 한국에서 하와이까지 약 10시간에 걸친 비행을 통해 찾은 하와이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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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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