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저녁 우리는 플럭스 바라는 곳으로 들어섰다. 차고 같기도 하고, 아틀리에 같기도 하고, 바(bar)이지만 어쩐지 식당 같은. 처음에는 조금 혼란스러웠다. 책과 그림, 상자와 병이 마구잡이로 놓여있고, 모든 게 다 있는 것 같으면서도 아무것도 없다니. 하지만 에티켓이라든가 예의범절 같은 스트레스가 없어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이곳의 주인 현수진 씨는 예술, 그중에서도 회화를 공부했는데, 자신의 스튜디오를 바로 개조하면서 요리도 조금 해보기로 했단다. 이곳은 채식 식당이고(고기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내게는 낯선 표현이다), 상호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의 철학은 정해진 메뉴에 얽매이지 않고 그저 주인의 마음 가는 대로, 갖춰진 재료에 따라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맨 처음 맛본 것은 아뮤즈-부셰였다. 전통적인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한 가지 요리 당 15분씩 기다려야 하지만 여기는 한 접시에 모두 담아내어 매우 편리하게 느껴졌다. 비트와 코코넛 크림, 생강 수프는 맛이 아주 좋았다. 풍미의 균형이 잘 잡혀 있었지만 질감은 아주 매끄럽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이 요리의 경우 소금이 부족한 점은 장점이라기보다 단점에 가까웠다고 해야 할까. 토스트에 올린 후무스는 부드러운 질감에 바질 향이 충분히 느껴질 정도로 강해서 좋았다. 구운 할루미 치즈에 쿠민과 파프리카를 곁들인 요리는 놀라웠다.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리브 타프나드(약간 밋밋했다)와 염소 치즈(너무 건조했다)는 기억에 남을 만한 맛을 내지 못했다.
처음 주문한 요리는 구운 오징어를 곁들인 타불리였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맛있었다. 먼저, 주재료는 파슬리와 고수 잎이었다. 그것을 다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세몰리나 씨를 많이 넣어 가짜 타불리로 만들어버리는 식당이 많은데, 플럭스에서는 제대로 된 타블리의 신선함과 중동 고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레몬즙이 상큼한 맛을 높여 주었고, 적후추는 강렬한 풍미를 더했다. 오징어는 부드러운 동시에 단단하여 질기거나 불쾌한 맛이 전혀 없었다. 이 모두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잘 어울렸다.
타불리 다음으로 나온 것은 파프리카 위에 올린 마늘을 곁들인 새우와 아보카도 샐러드였다. 새우는 조금 많이 익혀졌으나 여전히 맛이 좋았고 질기지 않았다. 샐러드는 신선하여 만족스러웠다.
다음으로 나온 것은 얇게 저민 감자 위에 올린 명란(불랑제 스타일)이었는데 겉면은 조금 과하게 익혀져 있었고, 여기에 튀긴 두부와 작게 자른 당근이 곁들여져 있었다. 생선 즙을 적신 감자 냄새를 맡으니 주방에서 보냈던 시간이 떠올랐다. 로즈메리 향이 가벼워 좋았다. 평소 나는 생선 알 요리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비린내가 심하게 느껴지지 않아 마음 편히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간을 조금 더 했거나 다른 향신료를 더 사용했더라면 요리가 기대보다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을 수 있을 텐데_ 하는 마음에 조금 아쉽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맛본 요리는 으깬 감자와 버섯, 레드 와인 소스를 곁들인 콩이었다. 으깬 감자는 뻣뻣하진 않았지만 버터를 조금 더 넣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런데 거기에 과감하게 날 달걀노른자를 위에 얹은 대담성이 마음에 들었다. 렌틸도 약간 들어 있었으나 요리의 맛이나 질감에는 그다지 영향을 주지 못했다. 버섯과 콩(병아리콩과 렌틸)은 내게 기분 좋은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서로 아주 잘 어울렸고, 병아리콩과 렌틸은 너무 무르지 않았으며, 버섯 역시 단단함을 유지했다. 소스는 부드러웠는데 아마도 루를 이용한 것 같았다. 그리고 와인 맛은 지나치게 강하지 않아 좋았다.
플럭스에 대해 쓰기로 한 건 주인장인 현수진 씨가 전문 요리사가 아니어서 기본적인 지식이나 요리 기술은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내가 보기에는 솜씨가 아주 훌륭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약점은 간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그녀와 따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다른 콩 종류가 많은데도 많은 요리에 렌틸을 집어넣은 점이 아쉬웠다. 또 한 가지 그녀에게 이야기한 것은 향신료뿐 아니라 신선한 잎과 허브들을 더 첨가해 요리에 아로마와 개성을 더해줄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녀가 내놓는 요리에는 기본적인 재료의 신선함이 살아있었고 이것은 아주 좋은 징조이다. 그녀는 자신이 잘 모르는 요리를 시도하여 좋은 인상을 남기려 애쓰지 않는다. 서로 상충하는 소스와 재료를 한 접시에 올리지도 않는다. 앞으로 조금 시간이 흐르고, 더 많이 읽고, 혹시 기본 요리 과정을 듣는다면 훨씬 더 실력이 좋아져 더욱 전문가다운 요리를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중에 이곳을 다시 한 번 방문하여 그녀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꼭 보고 싶은 마음이다.
* 현재, 플럭스 바를 운영하는 현수진 씨는 유럽여행 중(4/29-5/23일)입니다.
3주간 게스트 호스트가 운영해서 메뉴가 달라진다는 점 이해 바랍니다.
FLUX Eating Bar
On this wenesday evening, we enter Flux Bar, a garage space, an atelier for art, set into a bar and somehow an eaterie. It feels confusing at first, books and painting, boxes and bottles… A meddle of everything and nothing. You feel at ease here, not stress by any kind of conduct or rule to follow in terms of etiquette and manners.
Hyun Sujin study art, mostly painting, and when she transformed her studio into a bar, she decide to try herself in doing some cooking. It is a vegetarian cuisine (A term stranger to me, being a big meat eater…) and as the name of the bar suggest it, the philosophy is not about having any specific menu but just move on with the owner state of mind and the products availble to her.
We were first serve a series of amuse-bouches, all in one plate, which is very convenient rather than to wait 15 minutes beetwen each of them in more classic and high standard restaurants.
The beetroot, coconut cream and ginger soup taste very nice, balance of flavour was good but the texture was not smooth enough. Lack of salt was doing more bad than good for this dish. The Hummus basil on toast had a creamy texture and the basil was strong enough to be felt. The grilled Halloumi cheese with cumin and paprika was surprising has I don’t see many of it around Seoul restaurant. Unfortunatly, along with the olive tapenade (Slightly bland) and the goat cheese (Too dry), it did not gave me much to remember.
Our first dish was a Taboule with grilled squid. I loved it . First of all, the main ingredients were the parsley and coriander leafs. As it is time consuming to chop it, many places prefer to put more semolina seed into it and it soon become an ertzaz (fake) of Taboule. In Flux, I found the freshness and midle-east flavour you are suppose to have. The lemon juice bring a nice acidity and the pink peppercorn a real vibrant kick to your palet.
The squid was tender and firm at the same time. No rubbery texture or unpleasant taste. It went together beyond expectation.
The Taboule was follow by two grilled shrimp with garlic on top of a bell pepper and avocado salad. The shrimp were slightly over cook but still taste nice and not tough to eat. The salad was fresh and satisfactory to my taste.
We were then served cod roe on top of a thin layer of potatoes (Boulangere style) a bit over cooked on the outside ^^ with fry tofu and baby carrots. The smell of the potatoes soaked in the fish juice reminds me a lot of my time in the kitchen, the scent of rosemary was light and . I have never been a big fan of fish eggs but for once, it did not feel too fishy and I dig into the dish with ease. A better seasoning or the addition of others spices will have bring this dish to better heights.
Our last dishes were a mash potatoes and mushrooms and pulces wit red wine sauce. The mash potatoes was not too stiff but lack a bit of butter. I did like the fact that Hyun Sujin had the audacity to put a raw egg yolk on top of it. Some lentils were also present in the dish but without affecting that much the taste and texture of it.
The mushroom and pulses (Chickpeas and lentils…) was a very good surprise too me. It all combine very well and the ingredients were cooked nicely, chickpeas and lentils not being mashy and the mushroom keeping a firm texture. The sauce was creamy enough, I believe the use of a roux to be the cause of that, with the taste of the wine not over powering anything.
We choose to write about the Flux because even through Ms Hyun Sujin is not a cook and might lack of thre basic knowledge and cooking technics, she does cook very well as far as I could see. Her greatest weakness was the lack of a proper seasoning as we discussed with her later on. Also, she put lentils in many of her dishes when there is so many other pulses avalaible around. Another point we talked about was that she can combine more fresh leafs and herbs as well as spices to give more aroma and characters to her dishes. Over all, you find a lot of basic freshness of ingredients in all her preparations and this is a good sign. She does not try to do too much, to impress by practicing a cooking she does not know about. She does not assemble conflicting sauces and ingredients on the plate. With more time, more reading and maybe some cooking classes (Basic ones) I am sure she can improve greatly and brings better and more accomplish dishes. I will definitely follow up on “Flux” and see where it goes from now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