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은 와인에 대해 양면적인 태도를 보였던 프랑스 대통령의 대를 끊을 것인가? 선거 운동 도중 선보인 새로운 국가 원수의 블라인드 테이스팅 동영상은 그가 이전 세 명의 대통령보다는 최소한 와인의 기초는 잘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제 프랑스에 와인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대통령이 탄생했을까? 마크롱과 국민전선의 르펜은 선거 운동 당시 둘 다 와인메이커들의 표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마크롱은 상대와 달리 프랑스 와인 유산에 대한 지식을 직접 선보였다. 경선 당시 프랑스 잡지 「테르 드 뱅(Terre de Vins)」에서 동영상 시리즈물을 제작했는데, 거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이 블라인드 테이스팅 기술을 뽐내며 “와인은 프랑스의 외교관”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마크롱은 보르도 화이트 와인과 코토 덱 상 프로방스 로제를 정확히 가려냈다. 하지만 샤토 파프-클레망 2005에서는 작은 실수를 저지른다. 그것이 페삭 레오냥이 아니라 포이약 와인이라고 한 것이다. 또 다른 동영상에서 마크롱은 “나는 ‘와인은 항산화제’라고 믿는 조부모님 밑에서 자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이 르 펜에게 표를 던졌던 와인메이커들에게 호소하려면, 그리고 최근 사랑을 못 받았다고 투덜거리는 와인 업계에서 지지자들과 기권자들의 도움을 받으려면 앞으로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6월에 치러질 프랑스 의회 선거는 그에 대한 신뢰를 가늠할 흥미로운 첫 번째 시험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의 다른 프랑스 대통령들은 어땠는가?
프랑수아 올랑드가 와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와인을 즐긴다고 말한 적은 분명히 있다. 대통령을 위해 14,000여 병의 와인을 갖추고 있는 엘리제 궁의 셀러마스터 비르지니 루티는 각종 저녁 식사와 행사에 어떤 와인을 쓸지 결정하는 전권이 자신에게 위임되어 있다고 AFP 통신에 밝힌 바 있다. 2014년 미국을 방문한 그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와인으로 건배하는, 조금은 아리송한 동영상이 있다. 올랑드가 잔을 들긴 하지만 와인을 거의 입술에도 대지 않고 그대로 오바마 곁의 쟁반에 내려놓고는, 오바마가 와인 맛이 어떠냐고 묻자 ‘좋다’고 대답하며 안심하라는 듯 오바마의 팔을 꼭 쥐었다 놓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그래도 올랑드는 보르도의 시테 뒤 뱅 와인 박물관을 열긴 했다.
니콜라 사르코지는 아마도 지난 20여 년 동안 와인메이커들에게 가장 큰 불쾌함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그는 대통령 임기 기간 동안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런 바른 생활적 태도는 일부 논평가들에게 ‘비애국적’이라고 매도되기도 했다.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와인을 입에 넣었다가 뱉었을 것이다.” 제라르 베르트랑의 와인메이커 뱅상 샤를로가 2007년 로이터 통신에 한 말이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은 파리 시장 당시 고급 와인으로 가득 채운 셀러를 마련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와인보다 맥주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몇 년 전 한 외교 관련인은 시라크가 한 공식 행사에서 벡스 맥주만 마셨다고 알려왔으나, 그가 코로나 맥주를 좋아한다는 말도 있다.
1981년부터 1985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던 프랑수아 미테랑은 보르도의 샤토 오-마르뷔제 와인을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경제 정책 또한 일부 생산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디캔터에서도 자기 집에 있는 수영장을 ‘미테랑 풀’로 부르는 랑그독 루시용의 한 생산자를 알고 있다. 정부의 재정 지원 덕에 그 수영장을 지을 수 있었기에 풀장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작성자
Laura Seal
번역자
Sehee Koo
작성일자
2017.5.9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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