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주요 와인 생산과 수출국인 프랑스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어떠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의 주요 국가가 락다운되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프랑스 내에서 몇 개월간 음식점과 바가 문을 열지 않음으로써 발생한 재고 처리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포도밭 운영과 와인을 만들고 유통하기 위한 전 과정에서 개인 및 의료 기관과는 다른 방식으로 프랑스 와인 업계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와인 업계에 닥친 위기와 대응책을 살펴보겠습니다.
넘치는 와인을 소독용 젤로
프랑스 와이너리는 올해 상반기에 몇 개월간 판매되지 않았던 와인으로 넘치는 재고를 감당할 길이 없습니다. EU 그리고 프랑스 정부는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와인을 소독용 젤이나 에탄올의 원료로 쓸 수 있도록 허가하였습니다. 프랑스 농수산업진흥공사(FranceAgriMer)는 올해 판매되지 않은 와인이 약 3억 리터가량이라 밝혔습니다. 와인 생산자들은 프랑스에서 레스토랑과 바의 영업을 금지했던 시기의 판매 부진은 물론, 주요 수출국의 하나인 미국에서 작년 10월 트럼프 정부가 주도한 프랑스 와인에 대한 25% 보복관세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초기 진압 실패의 압박이 올해 와인 업계의 큰 위기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스파클링 와인 생산자는 특히 매출의 타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2020년 1월에서 4월까지의 판매량인 3600만 병은 전년에 비해 17% 감소된 수량이며, 매출액으로는 245만 유로로 약 20% 감소하였습니다. 프랑스 농수산업진흥공사는 판매되지 않은 3억 리터의 와인 중 2억 리터를 에탄올이나 소독용 젤의 원료로 33개의 증류소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여, 와이너리가 가진 한정된 저장고의 공간을 비우고 올해 수확분에 대한 충분한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와인으로 만든 젤과 에탄올은 손 소독제를 포함한 의료나 미용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고, 증류에 필요한 비용은 EU의 기금으로 충당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농수산업진흥공사는 이 지원의 남용을 막고자 받고 증류된 와인이 증류주로 사용될 수 없다는 조건을 명시했습니다.
부르고뉴 수백 곳의 와이너리는 약 천 병의 그랑 크뤼 그리고 프리미에 크뤼 와인을 포함한 3000병의 와인을 지역 병원에서 일하는 인력에 지원하도록 하였습니다. 부르고뉴는 2016년, 2017년 그리고 2019년 서리와 우박 그리고 가뭄의 피해로 정상적인 수확량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재고 처리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지만,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는 샴페인 지역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기를 제대로 경험하는 중입니다. 작년 동일한 시기에 비해 마이너스 60%의 수출량 급감으로 고심하고 있습니다. 론 지역은 2019년의 빈티지 퀄리티에 자부심을 가지고 이번 지원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의 이러한 와이너리 보조 정책을 따라, 이탈리아는 물론 다른 나라들도 판매되지 않은 와인을 손 소독제로 사용하려는 계획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탈리아는 프랑스에서 허가된 2억 리터 정도의 와인을 수거해 증류할 예정입니다. 스페인은 Gonzalez-Byass 셰리 하우스가 5000리터의 의료 소독용 젤을 이미 생산해 스페인의 가정과 적십자 협회에 전달한 바 있습니다.
와이너리, 외국인 노동자의 부재
EU 내에서의 여행은 여전히 자유롭지 않으며, 프랑스 와이너리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력의 부재 등 앞으로의 예상되는 위기에 대해 와이너리는 매우 고심하고 있습니다. 한 해 프랑스에서 100,000명의 단기 노동 인력이 포도 수확을 위해 투입되며, 그중 많은 인력은 프랑스에 단기간 일하러 오는 외국인입니다. 예를 들어, 부르고뉴에서 수확을 돕고 포도를 수확하는 약 40,000명의 와이너리 인력의 절반은 계절 한정으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라고 합니다.
포마르(Pommard) 지역의 와인 생산자인 Jean-Luc Joillot 씨는 수확 기간 중 약 30명의 인력을 스페인, 루마니아, 불가리아에서 받아왔는데, 날씨에 따라 8월부터 수확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상 바이러스 검사, 관리 등에 대한 우려로 프랑스 내부에서 어떻게 대체 인력을 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다행히 프랑스 정부는 와이너리의 수확을 돕는 단기 농업 인력에 대한 특별한 비자를 제공하는 것을 구상 중이며, 프랑스에 입국한 후 관리, 그들의 거주 시설 등에 대한 조건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변화하는 와인 시장
와인 업계는 대규모 와이너리와 와인샵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온라인 쇼핑, 디지털 환경을 갖추는데 소극적인 편이었지만, 이번 위기를 경험한 후 소비자의 구매 스타일과 편리성을 감안해 온라인 환경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프랑스에서 외부활동이 전면 통제되었던 2개월 동안, 수천 개의 와이너리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곳들이 그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프로방스의 Château Saint-Maur의 Marc Monrose는 지난 4월, 이를 통해 1/3에 해당하는 와인 매출액을 새로운 고객으로부터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Wine Tech의 대표인 Laurent David는 50여 개의 스타트업 기업과 함께 이 변화를 적극적으로 이끌어갑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 동안 디지털 환경에서 와이너리를 포함한 관련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디지털 운영의 기초 정보는 물론 서치 엔진의 활용 극대화 방법, 소비자의 구매 데이터 등을 제공했습니다. Les Grappes이라는 웹사이트는 이러한 테크 기업의 전략과 도움을 잘 발휘한 곳 중 하나로, 다른 웹사이트와 차별화하기 위해 ‘J’aime mon vigneron.(내가 마시는 와인 생산자를 사랑합니다.)’라는 전체적인 테마를 활용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