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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 나파와는 다른 매력, 소노마 와인을 찾아서!

캘리포니아 – 나파와는 다른 매력, 소노마 와인을 찾아서!

Rachael Lee 2016년 9월 8일

유난히 더운 2016년 여름, 끈적거리는 더위를 밤낮으로 겪다 보니, 캘리포니아의  아침, 저녁 선선하고 시원한 기운이 참 그립다. 습기 없는 상큼한 여름, 지구상 몇 안 되는 지중해성 기후를 가진 곳이 캘리포니아이다.

(지도 1) 지중해성 기후 분포

(지도 1) 지중해성 기후 분포

지중해성 기후 지역이 곧 포도재배 지역과 일치한다는 것, 그리고 그만큼 포도를 재배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가진 지역이 한정적이라는 의미이다.  – 그 유명한 프랑스의 보르도와 부르고뉴는 해양성 기후와 대륙성 기후 지역이지만, 매년 날씨에 따른 작황 차이로 빈티지가 중요한 지역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포도재배 적합지역에도 점점 변화가 있을 거라 하지만, 아직까지는 한여름에도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캘리포니아에 있으면, 이 축복받은 기후에 변화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아니, 언젠가 닥쳐올 “사실”에 대해 믿고 싶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소노마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맑아진다. 탁 트인 전원풍경 (물론 포도밭이 많다), 아담한 타운, 인심 좋고 친절한 사람들. 그러면서 뭔가 우아한 매력이 있는 곳. 이게 내가 가지고 있는 소노마에 대한 기억이다. 

(사진 1) 소노마 (Sonoma) 타운의 거리

(사진 1) 소노마 (Sonoma) 타운의 거리

(사진 2) 힐즈버그 (Healdsburg) 타운의 거리

(사진 2) 힐즈버그 (Healdsburg) 타운의 거리

소노마에 대한 평가는 어쩔 수 없이 사심이 녹아들 수밖에 없는데, 에디터의 타운 방문기는 다음 기사에서 다루기로 하고, 소노마 지역과 와인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소노마는 내륙에 위치한 나파밸리에 비해 서쪽 해안가 가까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입지 때문에 태평양 바다에서 올라오는 아침 안개와 시원한 바람이 포도재배에 최적의 조건이 되어준다. (그래서 캘리포니아의 첫 와이너리는 소노마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나파밸리는 좁은 지역에 와이너리들이 밀집해 있는 반면, 소노마는 비교적 넓은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 레드우드 숲 (Redwood), 러시안 리버 (Russian River), 캘리포니아 코스트 (California Coast), 밸리 (Valley) 등 다양한 지형과 다양한 토양에 포도들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 지역 생산 와인은 캘리포니아 전체 와인 생산량의 6% 정도만 차지, 나파와 비슷한 비중이다.

소노마 카운티 내에는 17개 AVA (American Viticultural Area: 미국 포도재배지역 표시 규정) 가 있으며, 각 AVA의 토양과 지형에 따라 재배하는 주력품종도 다르다.

(지도 2) 소노마 카운티 AVA (American Viticultural Area)

(지도 2) 소노마 카운티 AVA (American Viticultural Area)[출처: WineFolly.com]

 

나파가 카베르네 소비뇽 (Cabernet Sauvignon) 으로 명성을 가지고 있다면, 소노마는 피노누아 (Pinot Noir)와 샤르도네(Chardonnay)로 유명세를 쌓아 나가고 있다. 물론 기후 영향이 크다. 태평양 한류로 인한 서늘한 기후 덕분에 시원한 환경에 적합한 피노누아와 샤르도네가 잘 자라게 된 것이다. 이러한 기후뿐 아니라 밸리 (Valley)가 많은 지형으로 인해 잔당 (Residual sugar)수준이 낮춰진 와인을 소노마에서 많이 만날 수 있다.

(사진 3) 소노마 러시안 리버 밸리 (Russian River Valley) 지역 포도밭

(사진 3) 소노마 러시안 리버 밸리 (Russian River Valley) 지역 포도밭 [출처: Frei Brothers 와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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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 1) 소노마 카운티 와인 품종별 생산비중 [출처: www.Sonomacounty.com]

품종 얘기를 하니, 소노마를 처음 방문했던 때가 생각이 난다.

미국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게 되었을 때, 와인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공부해 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마음속 목표 첫 번째는 미국 와인 산업에 대한 이해 높이기였고, 두 번째는 미국에서 구세계 적인 (내 입맛에 맞는) 피노누아 와인 찾기 였다. 첫 번째는 UC Davis (University of California at Davis)에서의 와인 마케팅 (Wine Marketing) 단기 과정 공부로 어느 정도 해소는 되었으나, 두 번째는 사실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정보검색, 테이스팅 룸 방문, 직접 구매 및 시음 등. 그러다 보니 소노마를 자주 찾게 되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만 건너면 금세 시골풍경이 펼쳐지고, 숨어있는 와이너리들이 많은 곳. 나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소노마의 매력에 난 참 매료되었었다. 

(사진 4) 헨젤 와이너리 (Hanzell Winery) 포도밭 풍광

(사진 4) 헨젤 와이너리 (Hanzell Winery) 포도밭 풍광

(사진 5) 헨젤 와이너리 (Hanzell Winery) 와인 저장창고

(사진 5) 헨젤 와이너리 (Hanzell Winery) 와인 저장창고

1950 년대부터 생산된 와인들이 연도별로 저장되어 있다. 멤버들에게만 판매한다 하여 올드 빈티지 와인은 구매하지 못했다.

6. Oakville Grocery Pinot Noir

(사진 6) Oakville Grocery Pinot Noir

7. Oakville Grocery_Chardonnay

(사진 7) Oakville Grocery_Chardonnay

지난번 기사에도 소개했던 오크빌 그로서리 (Oakville Grocery)는 나파와 소노마에 2개 지점을 가지고 있다. 힐즈버그 지점에는 주로 소노마 와인을 취급하는데, 대표품종인 피노누아와 샤도네이 와인섹션에는 보기 쉽게 그려둔 지도와, 와인병에 가격과 테이스팅 노트를 간략히 기재해 두어 와인쇼핑에 도움을 주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소노마에는 약 400여 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소규모 가족경영 와이너리나 부티끄 와이너리도 많이 있으며, 방문도 예약제로만 가능한 곳이 많다. 세련되고, 항상 북적이는 나파와는 달리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쉽게 얘기하자면 ‘시골’ 스러운 곳. 하지만, 정제되지 않은 소박함과 어우러진 우아함이 있다. 국내에 소개된 소노마의 피노누아 와인은 하트포드 (Hartford), 키슬러 (Kistler), 윌리엄 셀럼 (Williams Selyem)과 같은 프리미엄 급 와인이 많은데, 현지에서는 부담 없는 가격에도 우아한 피노누아 와인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사진 8) 키슬러 (Kistler) 와이너리

(사진 8) 키슬러 (Kistler) 와이너리

소노마는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 기반을 처음 마련한 역사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Birthplace of California’s modern wine industry” – 캘리포니아 와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거스톤 하라즈시 경 (Count Agoston Haraszthy)이 1857년 세운 부에나 비스타 (Buena Vista)가 미국의 첫 와이너리이다. 1861년, 하라즈시 경은 캘리포니아 의회로부터 유럽의 포도품종과 재배법에 대한 연구를 위임 받아 유럽파견을 가, 그다음 해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 등지에서 우수한 포도 묘목 십만 그루 이상을 소노마에 들여오기도 했다. 이 역사적 사건에 대해 파고들자면 얘기가 너무 길어지겠지만, 그 유명한 필록세라 대재앙의 원인을 제공한 분이라는 걸 언급 안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그렇다 해도 결과적으로는 전 세계 와인산업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신 거고, 유럽품종 도입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결국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된 변화의 시작이었던 거 같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지나 북쪽으로 좀 더 달리다 보면, 어느새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 넓은 평지와 경작지가 보인다.  101번 도로를 따라 약 30 분 정도 거리에 페탈루마 (Petaluma)라는 소도시가 있고, 여기가 소노마 카운티의 시작점이다. 동쪽으로는 소노마 (Sonoma), 글렌 엘렌  (Glen Ellen)이 있고, 북쪽으로는 산타로사 (Santa Rosa), 세바스토폴 (Sebastopol), 힐즈버그 (Healdsburg) 등의 소도시가 소노마 카운티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타운이다.  (지도 2 참조)

소노마의 타운들은 시골 도시이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함께 간직하고 있다. 각 타운마다 작지만 아기자기한 호텔과 식당, 여유있는 카페, 곳곳에 숨어있는 테이스팅 룸, 갤러리 등이 있다.  갤러리에서는 보통 로컬 아티스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 현지 작가의 작품이라 해도 상당한 수준을 접할 수 있다. 테이스팅 룸에서는 와인샵이나 수퍼마켓에서 판매되지 않는 소노마 현지 와인들을 만날 수 있고, 포도재배나 와인 양조에 대한 철학과 스토리도 풍부하게 들을 수 있어 보다 여유 있게 와인을 즐기고 이해할 수 있다.

소노마 타운과 힐즈버그는 다음 기사에서 사진과 함께 소개해 보고자 한다. 좋은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와인 때문이 아니더라도 꼭 가 볼 만한 아름다운 타운이기에.    

(사진 9) 힐즈버그 (Healdsburg) 타운 내 갤러리 거리

(사진 9) 힐즈버그 (Healdsburg) 타운 내 갤러리 거리

(사진 10) 소노마 (Sonoma) 타운 내 Sojourn Tasting Room

(사진 10) 소노마 (Sonoma) 타운 내 Sojourn Tasting Room

(사진 11) 서점 앞 “Drinking the Finest Wines Creates the Finest Memories”

(사진 11) 서점 앞 “Drinking the Finest Wines Creates the Finest Mem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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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ael Lee

Life, world, contemplation, and talk through a glass of wine 여행과 예술을 사랑하는 프리랜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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