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015, 2010, 2009, 2005 빈티지는 스타일, 특징, 가격 면에서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 제인 앤슨이 새로운 수치와 분석을 제공하여 와인을 구매할 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점들을 짚어준다.
나 역시 한몫 보탰겠지만 지금쯤 당신은 아마 최근에 병입된 보르도 2016 와인에 대해 와인상, 언론인, 블로거, 생산자들이 앞다투어 내놓은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에 파묻혀 있을 것이다.
보르도 2016 와인을 앙 프리뫼르로 사지 않은 것이 잘못된 결정인지 걱정하고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구매자의 후회에 사로잡혀 그간 사들인 와인들을 팔아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었을 때, 당신이 지금 관심을 갖고 있는 다른 최고 수준의 최근 빈티지들을 2016 빈티지와 비교 – 스타일뿐 아니라 시장의 관심도 면에서도 – 해보면 좋을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다른 빈티지라면 2005, 2009, 2010, 2015년 정도로 어느 정도 의견이 모일 것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총 13개년 중에서 5개년, “훌륭하다”라고 불릴 자격이 어느 정도 있고, 다른 일반적인 해에 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할 필요가 있는 것들을 말한다.
객관성을 위해 여기 보르도에서 브로커들의 데이터는 물론이고 디캔터의 여러 보고와 보르도 양조 학교에서 얻은 자료도 살펴보았다.
라이벡스에서 광범위한 트렌드와 개별 에스테이트의 2차 시장 성적에 대한 훌륭한 데이터를 제공해주었다. 비록 아래 나온 데이터는 파운드화의 가격 트렌드만 보여주긴 하지만 말이다.
스타일과 날씨 조건
2009년과 2015년, 2010년과 2016년이 자연스럽게 비교될 것이다.
처음 두 해는 따뜻해서 과일 맛이 더 풍부하고, 뒤의 두 해는 더 구조감이 있고, 산도가 높고, 타닌 구조도 강하다.
내가 보기에는 2005가 다섯 개 중에 가장 균형이 잘 잡혀 있다. 물론 병에서 13년을 보냈다는 사실이 이 평가에서 부당한 강점을 더해주긴 하겠지만 말이다.
연도별 주목할 생산자
2005년: 우안과 좌안 모두에서 5성급 빈티지였다. 일관성이 훌륭하고, 많은 와인들이 이제 마시기 좋은 시기에 접어들었다.
열매가 작고, 농축되고, 열매 품질이 좋으며, 상대적으로 서늘한 밤 덕분에 균형이 잘 잡혔다. 이것이야말로 보르도에서 항상 최고의 결과물을 가져다주는 조합이라 할 수 있다. 마고와 포므롤에 주목하자. 크리스찬 무엑스에 1982를 연상시키는 해다.
2009년: 양안 모두 5성급 빈티지인데 우안이 조금 더 낫다. 생테밀리옹, 특히 석회암이 와인의 풍부함을 조금 누그러뜨릴 수 있는 곳에서 훌륭한 와인들이 나왔다. 보르도 2009는 과일로 가득 찬 즐거움이 주를 이루지만 알코올 도수도 일부 높아 15.5도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낮은 산도가 더해져 일부는 효모 문제가 생길 우려가 높았다. 그럼에도 지금부터 몇십 년 동안 기대할 와인이 많다. 물론 2010이나 2016처럼 오래 보관할 가능성은 조금 낮더라도 말이다.
2010년: 양안 모두 5성급으로 진하고, 극적이며, 아직도 극도로 어린 와인들이다. 일광이 좋고 밤에 서늘하여 껍질이 두껍고 강렬하게 농축된 풍미에 대담한 타닌이 만들어졌다. 포이약과 생 줄리앙이 특히 좋은 해였지만 아직 마실 정도가 되려면 갈 길이 멀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2015년: 우안은 별 다섯 개, 좌안은 4.5개다. 생테밀리옹, 포므롤, 마고, 페삭-레오냥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알코올 도수는 일부 와인의 경우 15도까지도 올라가지만 과일 풍미가 진하고, 촉촉하고, 입맛을 돋운다.
2016년: 좌안은 별 다섯 개, 우안은 4.5개다. 지금까지 테이스팅 결과 포이약, 생테스테프, 생 줄리앙이 농축된 풍미와 강렬한 과일 맛을 보이며 특히 좋았다. 마시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100점 만점짜리 와인들
병입되어 최근에 다시 맛본 이 다섯 개 빈티지 와인들 중 100점을 준 와인들은 다음과 같다.
-샤토 트로타노이 2016(Chateau Trotanoy 2016)
-레오빌 라 카스 2016(Leoville Las Cases 2016)
-라피트 로쉴드 2016(Lafite Rothschild 2016)
-라플뢰르 2015(Lafleur 2015)
-레글리스-클리네 2015(L’Eglise-Clinet 2015)
-마고 2015(Margaux 2015)
-마고 2005(Margaux 2005)
최근 개별 테이스팅에서 샤토 라피트 로쉴드 2005에도 100점을 준 적이 있는데 디캔터의 존 스팀피그는 라플뢰르 2010에 100점을 주었다.
수확 후 거의 10년이 지난 빈티지를 재평가하는 일환으로 앞으로 몇 달 안에 2009 빈티지의 점수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잔 속에서 평균 알코올 도수는 스타일 면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약간의 단서가 된다. 물론 그 자체만으로는 매우 부정확한 도구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 점에서 볼 때 2005 와인은 13.5도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고, 2010과 2016은 서너 와인이 14도에 육박하는 반면, 2009와 2015는 14.5도나 그 이상의 와인이 제법 있다.
100그램당 당도 또한 좋은 평가 기준이 된다. 2009와 2015는 나머지 세 와인보다 높고, 평균 산도는 2009년이 특히 낮았다. 보르도 와인은 주로 여러 품종을 블렌딩하는 경향이 있음을 명심하자.
평균 당도(매년 9월 말 측정)
-2005 – 메를로 244g, 카베르네 소비뇽 222g
-2009 – 메를로 253g, 카베르네 소비뇽 216g
-2010 – 메를로 242g, 카베르네 소비뇽 225g
-2015 – 메를로 264g, 카베르네 소비뇽 247g
-2016 – 메를로 223g 카베르네 소비뇽 246g
평균 산도
-2005 – 메를로 2.9g, 카베르네 소비뇽 4.2g
-2009 – 메를로 3.1g, 카베르네 소비뇽 3.8g
-2010 – 메를로 3g, 카베르네 소비뇽 3.6g
-2015 – 메를로 3g, 카베르네 소비뇽 3.7g
-2016 – 메를로 3g, 카베르네 소비뇽 3.2g
똑똑한 투자: 라이벡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간단 가이드
이 다섯 개 빈티지 중에서 어느 것에 돈을 쓰면 좋을지 고른다면 라이벡스 수치에 따라 보르도 2005가 상당한 차이로 1등을 차지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추적한 와인들의 경우 평균 파운드화 가격이 앙 프리뫼르 때와 2018년 10월 사이에 130.1% 상승했다.
다른 빈티지들을 보더라도 무조건 오래된 와인이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2009 빈티지가 출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평균 가격 상승을 겪었으나 상승폭은 33%로서 2005년에 비하면 크게 낮다.
2015 빈티지 와인들은 앙 프리뫼르 출시 이후 세 번째로 높은 가격 상승을 거쳐, 라이벡스 데이터에 따르면 평균적인 샤토의 퍼스트 와인이 30.3% 올랐다.
최근의 2016 와인은 18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앙 프리뫼르 출시 이후 평균 11.9% 상승을 보였다.
그렇다면 2010 와인이 꼴찌가 되는 셈이다. 이 빈티지는 앙 프리뫼르 출시 이후 평균 6.6%밖에 오르지 않았다. 최소한 파운드화로는 그렇다.
물론 2010 빈티지는 앙 프리뫼르에서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값이 비쌌고, 출시 가격보다 평균 18.7% 떨어진 라피트, 무통, 마고, 라투르(라투르는 2012년에 앙 프리뫼르 시스템을 떠났고 이것은 이번 분석에서 2015와 2016 빈티지에 영향을 미쳤다), 오-브리옹을 포함해 많은 와인이 손실을 보았다.
그런데 2009 1등급 와인들은 그보다 더 심해서 앙 프리뫼르 가격보다 평균 25% 하락을 보였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은 2011년 중반부터 지금까지 고급 와인 시장이 추락을 거듭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조금 회복이 되긴 했으나 위의 수치들을 보면 와인 가격이 시장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에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확실하다.
라이벡스가 분류한 것을 보면 이 다섯 개 빈티지를 통틀어 가장 좋은 실적을 보인 것은 앙 프리뫼르 출시 이후 120.7% 평균 가격 상승을 보인 세컨드 와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다음으로는 ‘1등급 와인’들 중 우안이 53.3%, 좌안이 38.4% 가격이 올랐다.
1등급 와인은 다섯 개 빈티지를 모두 합쳐 10.2%의 평균 상승을 보였다.
스위트 와인인 소테른과 바르삭은 전반적인 하락을 보인 유일한 범주로서 다섯 개 빈티지의 평균 가격이 출시 가격 대비 22.3% 떨어졌다.
개별 에스테이트 중 일관성 있는 고실적은?
라이벡스에 따르면 다섯 개 빈티지에서 가장 높은 가격 상승을 보여준 와인은 프티 무통으로 출시 이후 평균 상승률 206%였고, 2위는 177.2% 오른 카루아드 드 라피트(Carruades de Lafite)다.
르 팽이 116.2%로 바로 그다음이었고, 파비용 루즈(Pavillon Rouge)가 106.8%, 그다음은 100.6% 오른 카름 오 브리옹(Carmes Haut-Brion)이었다.
가격이 최고로 많이 오른 열 개 와인 중에서 “평범한 일반인”도 살 수 있는 다른 와인들로는 클로 푸르테(Clos Fourtet, 평균 95.9%), 스미스 오 라피트(Smith Haut Lafitte, 93.3%), 베이슈벨(Beychevelle, 89%)이 있고, 라 플뢰르 페트뤼스(La Fleur Petrus)와 카농(Canon)이 각각 11위와 12위를 차지하며 바로 따라붙었다.
샤토와 함께 개별 빈티지를 살펴보면 출시 이후 가격 상승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 중에서 총 9개 자리를 차지한 것이 2005 빈티지다.
1위는 카루아드 드 라피트로서 런던에서 열두 병 한 상자당 410파운드로 출시되었다가 최근에는 3,000파운드가 넘어 무려 632% 상승을 보였다.
프티 무통은 2005년과 2009년에 2위와 9위를 차지했고, 세컨드 와인이 아닌 것 중에 가장 크게 상승한 와인은 열두 병 들이 한 상자에 278파운드에 출시되어 최근 2,000파운드까지 오른 베이슈벨 2005다.
미래 가치는?
이 빈티지들은 여기에서부터 어떻게 발전할까?
2005 빈티지의 가격이 매우 크게 오르긴 했지만 여기서 더 오르지 않는다면 놀랄 일이 될 것이다. 이들 와인이 극도로 잘 구조 잡혀 있고 희소성이 계속해서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2005 와인들은 2016의 현재 가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2009의 미래 가치에 대해서도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와인 그 자체는 2010만큼 지속되는 힘이 크지 않겠지만 – 산도가 낮은 것을 기억하는가? – 지금 바로 마시기 좋다는 사실로 인해 많은 이들이 지금 와인을 열고 있고, 이것은 다시 시장에 이제 곧 얼마 남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또한 가치를 생각할 때에는 단순히 빈티지뿐 아니라 각 에스테이트의 가격 이력에 대해서도 따져보아야 한다.
2016 빈티지 가격이 최근 2005의 출시 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곳들이 몇몇 있었다. 예를 들어 샤토 파프 클레망은 2005년에 영국 시장에 한 상자를 850파운드에 출시했고 2016년은 790파운드였다. 그리고 현재 파프 클레망 2005의 가격은 1,650파운드 정도다.
그렇다면 이것은 에스테이트가 구매자의 투자 이득을 위해 약간의 여지를 남겨둔 것인가? 물론 우리가 알아낼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누군가가 그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