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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먹을거리 탐구 A TO Z : ’ ‘싸게 싸게 더 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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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먹을거리 탐구 A TO Z : ’ ‘싸게 싸게 더 싸게!!’

임지연 2016년 8월 29일

 

중국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중국을 가리켜 더럽고 누추하며 아직도 전 근대적인 사회에 머물러 있는 곳으로 여기거나, 공산주의 일당체제에 갇혀 살아야 하는 가난한 중국 인민들이 사는 곳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중국에 대해 조금 안 다는 사람들은 중국이라는 곳이 더 이상 우리가 알고 있는 과거의 중국에 머물러 있지 않으며, 전 세계 제1의 경제 대국으로 여깁니다. 이들에게 중국은 초고층 빌딩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며, 기름진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사는 곳일 겁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중국은 아주 비싼 음식부터, 생각도 못 할 만큼 저렴함 음식들이 보기 좋게 뒤 섞여 있는, 그들만의 땅이라는 말에 크게 동감합니다.

필자가 알고 있는 중국 역시 마음만 먹으면 맛있는 먹을거리를 얼마든지 싸게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곳’이며, 반대로 비싸고 고급스러운 식당에서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가운데 오늘 지면을 빌어 소개하고자 하는 곳은 주머니 가벼운 이들을 위한 ‘로컬 푸드’ 식당입니다. 하지만, 저렴하다고 해서 그 맛 역시 저렴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섣불리 의심하는 실수를 범할 필요는 없죠. 본래, 어느 지역을 가든 그 곳의 로컬 푸드란 그 지역 사람들에게 영혼의 양식이 되어주는 감사한 ‘소울 푸드’이기 때문입니다.

◇ 베이징 서북쪽 하이디엔취(海淀区) 로컬 푸드 top 3

하이디엔취는 중국 베이징에서도 최고의 명문대학들이 한 곳에 모인 교육 특구 지역입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베이징대학과 칭화대, 런민대는 물론 수도사범대, 어언대, 북경외국어대 등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명문 대학들이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지척의 거리에 대문을 마주하고 있는 경우가 상당하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지역 주민의 40%는 아직은 가난한 대학생들이고, 대부분의 맛집 역시 학생들을 주요 고객으로 한 곳이 많기 때문에 유독 이 지역 일대에는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맛 집이 많고, 각 식당이 판매하는 음식의 가격도 부담 없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 ‘마라(麻辣)’ 맛의 진수 ‘마라탕(麻辣烫)’

 

한 번 맛본 손님은 반드시 ‘뒤 돌아보고 다시 찾아온다’고 불릴 만큼 그 맛이 기막히다 해서 식당 이름이 ‘후이토우커마라탕(回头客麻辣烫, 다시 찾아가는 마라탕집)’입니다.

이른바 ‘아침형 인간’으로 불리는 북방 민족이 살고 있는 베이징의 지역적 특성 상 이 지역 대부분의 식당과 커피 전문점 등이 저녁 8시 이후에는 문을 굳게 걸어 잠그는 것과 다르게, 이곳은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으로, 늦은 시간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다는 것도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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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서울 강남에 자리한 24시간 설렁탕 집이 밤늦도록 손님들의 발길로 불야성을 이루는 것과 유사하게, 이 곳 역시 이른 새벽 출근길에 뜨끈한 국물로 속을 채우려는 손님들을 위해 새벽 4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자오찬(早餐)’이라고 불리는 아침 식사를 함께 판매하고, 이후 시간대에는 주로 마라탕을 운영합니다.

마라탕은 본래 쓰촨(四川) 지역의 유명한 요리인데, 중국 전역 어느 곳을 가더라도 보편화된 음식이죠. 마치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분식으로 떡볶이를 꼽기에 주저함이 없는 것처럼, 중국인들에게 마라탕은 우리의 떡볶이와 유사한 위치에 있는 간편한 음식이죠.

게으른 필자가 주로 찾는 시간은 자오찬 혜택을 받지 못하는(자오찬은 주로 ‘박리다매’ 형식으로 빠르게 많은 손님들에게 싼 가격으로 판매되는 아침식사 세트입니다) 점심 시간대입니다.

그러나, 그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섭섭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1근(500g)에 단도 19위안으로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마라탕 전문적이기 때문이죠. 단언컨대, 소싯적 좀 먹어봤다는 대식가들조차 1인 1근의 양을 다 드시기 힘들 정도로 양이 상당합니다.

상점에 들어가면, 가게 왼쪽에 자리한 커다란 ‘볼’에 집게로 원하는 식재료를 담아, 무게에 따라 금액을 지불하고 의자에 앉아 기다리면, 이윽고 식당 점원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결제한 영수증에 게재된 번호표를 불러주는데, 이때 각 손님은 자신의 커다란 그릇에 마장, 라찌아오(중국식 향신료 중 하나, 맵고 알싸하게 톡 쏘는 맛이 일품), 고추기름 3개의 양념 가운데 원하는 양념을 골라 담아오면 식사를 위한 준비가 끝난 셈이죠.

이제 자리에 앉아 후루룩 후루룩 소리 내 가며 마라탕 맛집이라고 소문난 이곳의 마라한 맛을 깊게 음미하시면 됩니다.

 

-가격표-

※마라탕 1근(500g) 당 19위안(약 3400원)
※탄탄면 12위안(약 2100원)
※쌀국수 15위안(약 2700원)
※우육면 15위안(약 2700원)


 

△ 베이징 서남문(西南門) 돌솥밥 명가 ‘꾸이린미펀(桂林米粉)’

한여름에 뜬금없이 무슨 뜨거운 돌솥밥 타령이냐고 핀잔을 주는 이가 있다면, 일단 맛을 한번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은 집입니다.

광동식(广东式)뜨거운 돌솥 위에 고슬고슬한 밥을 올리고, 그 위에 또다시 얇게 저민 베이컨을 아낌없이 올려내는데 그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죠.


별거 없어 보이는 돌솥밥 외관과는 다르게 고소한 밥에 간장 소스가 뿌려져 있는데, 이곳에서만 17년을 장사했다는 사장님이 직접 담가 만드는 해물 간장 소스가 이 집 맛의 비법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밥 밑바닥까지 고소하게 먹을 수 있도록 돌솥 가장 아래에는 고소한 버터가 발라져 나오는데, 그 위에 올린 짭조름한 베이컨과의 궁합이 얼마나 좋은지, 한입 가득 물고 있으면 무더운 더위에 이만한 보양식이 없는 듯 여겨집니다.

실제로 필자는 최근 40도에 육박하는 베이징에서 몹쓸 여름 감기를 오래 앓아누웠는데, 이런 필자를 불쌍하게 여긴 지인이 가장 먹고 싶은 식당이 어디냐며 데려가 주겠노라 했을 당시에도 이 집을 떠올려 찾아갔을 만큼 몸보신에도 그만입니다.

-가격표-
※돌솥밥 17위안(약 3000원)
※돌솥 우동 or 돌솥볶음 우동 12~16위안(약 2100~2800원)
※돌솥 쌀국수 12~17위안(약 2100~3000원)

 

△ 學 食

‘이렇게 싸고 맛있는 곳이 또 어디에 있을까’라며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곳은 대학 캠퍼스 내부에 자리한 학생 식당들입니다.

본래 학생 때는 주머니가 가벼운 탓에 학식으로 배를 채우고, 나이가 들어서는 추억을 먹는 맛에 학생 식당을 찾는다는 것이 필자의 오랜 생각이었죠.

실제로 한국에서 대학 생활을 했던 필자는 졸업 후 추억의 식당 밥맛이 한동안 그리웠던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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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베이징 대학의 학식은 싸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맛도 일품이죠. 단돈 4위안(약 720원)에 이토록 고슬고슬하게 볶아낸 야채 계란볶음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딱한 곳 베이징 대학 뿐 일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학교 내에는 총 8곳의 크고 작은 규모의 학생 식당이 있는데,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전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다는 점에서, 중식은 물론 양식, 한식, 일식, 인도식, 아랍전통음식점 등 다양한 식당이 운영 중입니다.

때문에 골라 먹는 맛도 제법 쏠쏠한데, 필자가 특별히 자주 찾는 곳은 서문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자리한 철판볶음밥 전문점입니다.

철판 볶음밥 종류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야채계란볶음밥은 그 가운데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뜨끈한 국물을 함께 내어주는데 닭고기를 오래 우려낸 맛이 구수하고, 간장과 계란을 달달 볶아, 잘게 썬 오이와 당근, 파 등을 뜨거운 불에 단시간에 볶아냈기에, 후후 불어가며 먹는 그 맛에 은근한 불 맛까지 더해져 풍부한 풍미를 느낄 수 있죠.

이곳 식당을 주로 찾는 이들은 혼자 사는 싱글족과 인근 지역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식당 좌석이 벽 쪽을 향해 자리해 있다는 점에서 혼자 온 식당 고객들이 서로에 대한 시선의 불편을 느끼지 않고 든든한 한 끼를 먹고 돌아갈 수 있다는 점도 좋습니다.

 

-가격표-
※야채계란볶음밥 4위안(약 720원)
※치킨(닭다리)+야채계란볶음밥 10위안(약 1800원)
※안심or등심 구이+야채계란볶음밥 12위안(약 2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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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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