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3개 도시에서 활발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류 전문 유통 업체가 있다. 서로 다른 도시의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으며 가장 막강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기업은 다름 아닌 ‘드리즐리(Drizly, 이하 드리즐리)’. 이미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오프라인 시장 대신 ‘온라인’ 주문 및 배송을 원칙으로 하는 새로운 형식의 시장을 개척, 7월 현재 전 세계 103곳의 도시에서 약 2000 곳의 오프라인 주류 판매 상점과 연계해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원하는 모든 주류를 배달해 주는 곳이다.
더욱이 ‘드리즐리’는 소비자가 주문 후 60분 이내에 배송이 완료될 수 있도록 돕는 초고속 배송 시스템을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 떠오른 그 ‘한 모금’의 전율을 위해 전화 한 통, 애플리케이션 버튼 한 번을 누르는 것으로 원하는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술 한 잔을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초고속 배송 시스템 등장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의 온라인 주류 주문 방식은 아직까지 전면에 나서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로 전자상거래 데이터 분석 업체인 ‘프로피테로(Profitero)’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을 통해 주류를 주문하여 배송받은 미국인의 수는 인구 대비 약 8%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일한 방식으로 식료품을 구매한 이들의 비율이 20% 남짓이었다는 점에서, 주류 구매 시 인터넷 주문 방식을 선호하는 이들의 수는 식료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시장에서의 주류 취급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알코올 판매와 유통을 통제하는 현지의 법규정이 꼽힌다. 실제로 미국의 50개 주에서는 지역별로 상이한 주류법을 규정하여 시행해오고 있다. 더욱이 주류 취급 및 유통에 대해서 만큼은 매우 엄격한 신분 확인 절차가 수반된다는 점에서, 온라인에서의 주류 유통은 현지의 복잡한 법적 절차와 규정 탓에 시장 확장에 고난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에서의 주류 유통을 위해서는 반드시 ‘3개 트랙’ 프로세스를 통해서만 주류 주문 및 판매가 가능하다. 여기서의 ‘3개의 트랙’이란, 첫 번째 트랙이 주류 제조공장에서 완성된 완제품이 포장되는 것이라면, 두 번째 트랙은 해당 완제품이 소매 업체에게 판매 완료되는 것이다. 세 번째 트랙은 소매 업체 구매한 주류 상품을 다시 소비자 각 개인에게 판매하는 행위인데, 온라인 주문 시스템 역시 ‘주류 공장→소매판매업체→소비자 개인’이라는 세 개의 트랙을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주류법이 존재하고 있는 것.
즉, 주류 공장에서 임의로 각 소비자에게 제품을 공급하거나, 주 정부로부터 허가 받은 정식 등록된 ‘주류 판매 허가권’이 없는 소매 업체가 소비자 개인에게 알코올을 판매하는 행위 등의 일체가 모두 ‘불법’인 셈이다.
때문에, 아무리 맛 좋고 저렴한 알코올을 취급하는 주류 공장 또는 도·소매업체라고 할 지라도 오프라인은 물론이고 온라인에서도 소비자와 ‘1대1’ 거래가 불가능한 것이 미국의 주류법의 절대 원칙인 것. 이는 주류 유통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미국 연방 정부의 기본 원칙인 셈인데, 주(州) 마다 서로 상의하게 운영되는 주류법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주 정부가 허가한 소수의 ‘중간 업자’를 통해서만 온라인 주문 및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은 미국 50개 주에서 동일하게 운영하는 제1의 원칙으로 꼽힌다.
이 같은 난공불락의 알코올 유통 지대로 불리는 미국에서 ‘드리즐리’의 성장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12년에 창업, 현재 미국에서만 총 30 개주, 70 곳의 도시에서 성공적인 온라인 술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드리즐리’는 지난 2012년 보스턴 대학교의 동창생이었던 닉 렐라스(Nick Rellas)와 저스틴 로빈슨(Justin Robinson) 두 사람이 공동으로 오프라인 주류 상점 개업을 시작으로 문을 연 이래, 지난해 기준, 난공불락이라 불렸던 미국의 ‘주류 유통업’ 분야에서 연간 4.5% 이상의 판매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해 기준 ‘드리즐리’의 월평균 매출 성장률은 무려 17%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드리즐리’와 온라인 유통 협약을 맺은 주류 업체의 수는 40곳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진 ‘온라인’으로만 주문 배송해오고 있는 ‘드리즐리’가 성공한 대표적인 도시로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하와이 주의 호놀룰루 시 등이 꼽힌다.
‘드리즐리’의 창업자 닉 렐라스 사장은 “전 세계 100곳이 넘는 도시에서 온라인 주류 유통업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은 우리 회사 내부로는 매우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면서도 “향후 다가오는 주류 시장 전반의 측면에서 분석한다면, 오프라인 시장에서 온라인 시장으로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 중대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창출하고 운영해오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주류를 선택하고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최고의 선택권을 선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거기에 더해, 가격의 투명성과 편의성, 점진적인 비즈니스를 창출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공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이들이 내세우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주문 후 배송 완료까지 불과 60분에 모든 서비스를 완료한다는 점이다. 애플리케이션과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주문과 배송 완료를 1시간 내에 완료할 수 있게 된 것. 이 같은 빠른 배송은 ‘총알 배송’ 시스템이 낯선 미국에서 매우 획기적이며 혁신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규모를 확장하면서, 전 세계 투자 전문 기관으로부터 약 3280만 달러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창업 후 불과 8년 차의 중소업체였던 ‘드리즐리’가 매년 이 같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배경에는 주류 취급 시 엄격한 법규를 적용하는 미국 현지의 분위기를 준수한 것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들 업체가 반드시 준수하는 내부 규정 중 하나는 미국 내 서로 다른 도시에서 상이하게 운영되는 ‘주류법’에 적응하기 위해 드리즐리 측은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배송하는 전 과정에서, 주문자 개인의 신분(ID) 확인에 매우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다.
소비자는 해당 온라인 사이트 최초 가입 시 반드시 본인 사진이 명기된 신분증으로 성인 인증을 받은 후에야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주문 시 각 개인의 실명과 ID, 비밀번호를 확인하며, 배송지에 상품이 도착한 이후 주류를 수령하는 이에 대해서도 택배 기사는 현장에서 수령자 개인의 신분증을 확인해오고 있다. 주문자와 수령자 모두 성인이어야만 해당 주류 상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한 것.
특히 배송지 현장에 도착한 택배 기사는 주류 수령자가 현장에서 소지하고 있는 신분증을 스캔 기기를 활용하여 확인한 후 해당 데이터를 업체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개인 간의 불법적인 거래가 불가능하도록 해오고 있음을 해당 업체 측은 밝혔다.
이는 곧 각 지역마다 상이한 주류법의 한계와 주류 취급 및 유통 시 엄격한 법 적용을 받는 현지의 분위기를 보다 긍정적으로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드리즐리’의 등장과 성장은 지금껏 침체된 미국의 오프라인 주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각 지역에 소재한 도·소매 업체들은 ‘드리즐리’와 파트너쉽 협약을 맺는 방식으로 더 많은 수의 불특정 고객을 유치, 그동안 문제로 지적되어왔던 꾸준한 재고 관리를 긍정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에는 서로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인근에 소재한 소매 업체를 확인하여, 현재 해당 업체가 매장에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제품을 직접 확인 후 ‘드리즐리’를 통해 주문할 수 있도록 업체 측은 공식 홈페이지(retailer.drizly.com)에 생생한 현지 주류 정보를 공유해오고 있다. 물론 모든 정보는 ‘무료’로 제공된다. 소비자는 해당 온라인 사이트 정보를 통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인근의 주류 업체와 해당 업체가 진열해놓고 있는 제품, 가격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한편, ‘드리즐리’는 7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온라인 주류 유통 업체로 꼽히며, 맥주와 와인을 비롯한 각종 주류를 구입할 수 있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 주문 및 유통 등에 관심이 있는 알코올 마니아라면 누구나 해당 업체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가장 ‘핫’한 제품의 종류와 가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하이네켄(Heineken) 미주 지역 CEO 로날드 덴 엘젠(Ronald den Elzen)은 “지난해 기준 자사 맥주 매출의 0.2%이 인터넷 주문을 통해 발생했다”면서 “오는 2021년에는 2.4 %까지 온라인 유통망을 통한 판매율이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