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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드와 함께 하는 월요일, 제 길을 찾고 있는 조지아

앤드루 제퍼드가 트빌리시와 카케티를 재방문했다.

사진: 카케티 지역의 포도밭 / 사진 제공: 조지아 와인 협회

다사다난했던 5년이었다. 2013년 4월 조지아의 첫 방문은 그 나라 와인 생산자들에게 긴장되면서도 흥미진진한 시기와 맞물렸다. 러시아가 2006년 조지아(그리고 몰도바) 와인 수입을 금지하면서 조지아 생산자들에게는 유익한 재앙이 되었다. 하룻밤 사이에 수출 시장의 90%를 잃어버리고 대안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스토리텔링이 도움이 되었다. 조지아의 이야기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것이다. 그리고 세계는 그것을 사랑했다. 지난 5년 사이에 트빌리시에 가기를 꿈꾸지 않는 와인 애호가는 찾기 힘들어졌다.

이곳은 그저 흔한 와인 생산국이 아니다. 오늘날 조지아는 포도나무가 역사상 최초로 재배된 지역이다. 8,0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순수한 와인 잔여물이 발견되면서 고고학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토착 품종들의 놀라운 유산은 물론 독특한 와인 양조 기법도 백만 년 이상 변하지 않고 이어져 오고 있는데, 이것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내추럴 와인 열풍, 그리고 현대적 와인 양조를 막다른 골목으로 인식하는 이들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것으로 입증되었다.

조지아를 찾는 와인 애호가들은 포도나무 덩굴이 교회와 각 지역, 그리고 이 나라의 문화를 한데 엮는,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장관을 만나곤 한다.

2013년 방문에서 처음 만난 사람은 이 나라의 유명 성직자 중 한 명이었는데, 그는 조지아 인들에게 포도나무를 기르고 와인을 만드는 건 “언제나 신에게로 돌아가는 길”과 같고, 전통 크베브리 항아리 속에 담긴 와인의 탄생은 “기도와 같으며”, 그들의 역사가 곧 조지아로 하여금 “신의 포도밭이 되도록” 하였다고 말해주었다. 조지아인이라면 누구나 이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달 초 나는 조지아의 농무환경부 장관 레반 다비타슈빌리를 만났다. 그는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 조지아의 전국와인협회 수장으로 일한 것은 물론 독일인 소유의 슈크만 와이너리를 홍보하기도 했다. 최근까지 조지아 노동력의 절반 이상이 농업에 종사했고, 그중에서도 포도 재배는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심지어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차고나 발코니에서 와인을 만든다. 포도나무 잎과 포도송이 그림이 그래픽 디자인으로, 나무 조각으로, 건축 조각으로 곳곳에서 발견된다. 타마다라고 불리는 조지아의 건배 제의자는 다른 어떤 문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존재인 동시에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다. 보르도의 시테 뒤 뱅에서 처음으로 지난해 ‘초청 와인 지역’ 선정한 곳이 바로 조지아였다.

러시아가 2013년 수입 제한을 푼 뒤 지난 5년은 국가 차원의 발전이 숨 가쁘게 일어났다. 러시아는 조지아 와인을 향한 입맛을 금세 되찾았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와 함께 두 나라가 조지아 와인의 수출량 거의 대부분을 흡수한다. (2016년에는 러시아 혼자서만 수출량의 51%를 가져갔다)하지만 조지아는 유럽연합, 그리고 최근에는 중국과도 자유무역 협정을 맺는 데 성공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단 한 해 만에 두 배로 늘었고 지금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다비타슈빌리 장관은 중국이 현재 세 번째로 큰 수출 대상국이라고 알려주었다. 게다가 미국 지배하의 대서양 무역 존에 맞서 유라시아(중국 영향력 아래의)를 경제 및 교역의 균형추로 만들고자 하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은 조지아에 도움이 될 것은 물론 두 나라 간 경제적 협력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는 조치라면 무엇이든 대체로 조지아에서 환영받는다. (유럽연합에 가입하려던 움직임이 2006년 러시아의 와인 수입 금지 조치로 이어졌다는 시각이 많다)츠힌발리와 아브하지아의 통치권을 빼앗겼던 일은 여전히 트빌리시에서 고통으로 남아 있고, 레반 다비타슈빌리는 러시아와 무역이 다시 시작되긴 했지만 “러시아 점령처럼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우리 러시아 친구들이 이해해야 할 점이기도 하지요.”라고 말했다.

관광과 투자 면에서도 조지아는 이 나라의 음식과 와인, 그밖에도 개방성과 표현의 지적 자유, 반대 의견을 말살시키는 폭압과 반대의 분위기를 사랑하는 러시아인들 말고도 다른 곳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누리고 있다. 이란, 아제르바이잔, 중동의 관광객들이 트빌리시의 새로 지은 카지노와 고급 호텔로 몰리고 있고, 터키와 중국의 사업가들은 조지아에서 기업을 운영하며, 이란은 농업을 시작했다. 서유럽에서도 베를린에 이어 창의성 면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럽다는 조지아의 일렉트로닉 음악계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는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자유롭고 개방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우리의 철학입니다.” 다비타슈빌리의 말이다.

조지아 와인 생산자들의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같은 전통적인 시장이 낮은 가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고, 중국 역시 쉽게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조지아의 기존 수출 와인 대부분은 병당 2달러가 안 됩니다. 조지아에는 좋지 않은 문제죠.” 트빌비노의 주라브 마르그벨라슈빌리의 말이다.

“많은 이들이 조지아에 연민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마음은 마음일 뿐이죠. 우리의 경쟁자는 와인을 병당 1달러가 안 되는 가격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에게는 대단한 잠재력이 있어요. 하지만 지금과 같은 식으로는 경쟁력을 얻지 못할 겁니다. 일반 수준 제품과 크뤼 수준 제품이 필요하고, 기업은 15%를 크뤼 수준으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무통 로쉴드의 포도밭 관리자 출신으로 샤토 무크라니와 함께 스위스 억만장자 프레데릭 폴센 소유인 조지아와인앤드스피리트(GWS)에서 지난 5년 동안 근무한 필립 레스피 박사의 말이다. 달리 말해, 우크라이나, 러시아, 중국 모두 좋지만, 조지아는 서유럽, 미국, 일본 같은 고품질 시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최근 앨리스 페링(For the Love of Wine: my odyssey through the world’s most ancient wine culture), 미켈 후딘과 다리아 콜로딜리나(Georgia: A guide to the Cradle of Wine), 칼라 카팔보(Tasting Georgia: a food and wine journey in the Caucasus), 매튜 호키와 샤린 탄(Uncorking the Caucasus), 사이먼 울프(Amber Revolution) 등이 조지아 와인에 대해 펴낸 책들을 보면 서유럽에서 광범위한 흥미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고 이 중에는 (특히 카팔보의 책) 훌륭한 것들도 많다. 지금까지 조지아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내추럴 와인 기법으로 만들어지는 소수의 부티크 와인에만 집중되었다. 실제로도 앨리스 페링은 조지아의 ‘현대화’에 맞선 일종의 전투 혹은 캠페인처럼 책을 썼다. 이런 종류의 적대적인 자만심은 국가적으로나 세계적인 와인 소비자들에게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내추럴 와인 옹호자들의 크베브리 와인 스타일의 문화적 도용은 조지아 와인 생산자들 사이에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런 식으로 생산한 와인의 성공률이 들쭉날쭉한 것을 보면 더욱더 그렇다. 크베브리 와인은 모두 잠재적으로 미생물학적인 밀림이자 감각의 교통사고, 꺼림칙함의 축제가 될 수 있다. 항아리를 그야말로 철저하게 닦고, 수확할 때 열매를 세심히 선별하여 세척하고, 양조 관행을 갈고 닦지 않으면 말이다. 물론 때로는 예측 불가능함이 이 스타일 고유의 특징이라고도 말한다. 조지아에서 가장 뛰어난 크베브리 와인메이커 인 기오르기 다키슈빌리에게 그가 만든 와인이 대략적인 특징과 스타일 면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알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대답했다. “불상사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만은 알지요.”

일탈적인 내추럴 와인이 가져온 최근의 문제들로 인해 조지아는 현재 3,000L이상 수출하기로 되어 있는 와인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테이스팅을 하도록 법안을 제정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산화황 함유량이 리터 당 40mg이 되지 않아 매수자 위험 부담 원칙이 적용되는 와인의 경우는 제외다. (이런 와인의 경우에는 그 양이 항상 적기도 하다)

그래도 선진국 시장으로의 판매량은 늘어나고 있고 막스 앤 스펜서 같은 영국 슈퍼마켓이 트빌비노의 크베브리(병당 8파운드라는 훌륭한 가격) 와인을 취급하기로 했다는 건 소비자들이 조지아 와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일 것이다.

막스 앤 스펜서의 웹사이트에서 이 와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확인해보았다. 스토크온트렌트에 사는 45~54세 여성 소비자인 liksey26은 “아주 좋고 흥미로운 와인이고 주황색이에요. 다른 평들은 셰리 같다고 했는데 나는 레드와인과 비슷하다고 하겠어요. 꼭 다시 사게 될 것 같네요.”라고 평했다. 한편 버밍엄에 사는 같은 연령대 소비자 buauka는 “색다른 와인을 원했는데 잘 찾았어요! 시장에 나와 있는 다른 화이트 와인은 색이 연한데 반해 이 와인 색상은 진한 노란색이에요. 내 생각에는 사과 풍미가 좋은데 아주 복합적이기도 해요. 하지만 그것 때문에 조금 무겁게 느껴지기도 해요. 다른 상품평에서는 해산물과 마시기 좋다고 했는데 마늘이 들어간 치킨하고 곁들여도 아주 훌륭했어요. 또 사게 될 것 같아요.”라고 했다. 좋은 테이스팅 노트였다.

한편 일본에서는 조지아 출신 스모 선수 레반 고르가제(이 나라에서는 토치노신이라 불린다)가 1월에 황제배 대회에서 우승함에 따라 언론의 그 어떤 광고보다도 조지아 와인의 매출을 높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두 번째 방문에는 이 나라의 수출량 중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대기업에서 생산한 다양한 와인과 므츠헤타의 와인 연구소에서 토착 품종으로 만든 실험적 와인을 맛보는 데 집중했다. 다음 주에는 이 중 일부 와인의 테이스팅 노트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 작성자

          Andrew Jefford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8.03.26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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