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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드와 함께 하는 월요일. 의구심과 함께 발전하는 가야

앤드루 제퍼드가 가이아 가야와 그녀가 키우는 개 한 마리와 함께 포도원을 둘러보며 가야의 사고방식을 발견한다.

포도밭에서 함께 한 가이아 가야 / 사진 제공: 앤드루 제퍼드

지난 6월 중순, 랑게의 전형적인 따뜻하고 습한 아침에 가이아 가야, 그리고 그녀가 키우는 조그맣고 호기심 많은 강아지 브리스와 함께 에 있는 핵심 포도밭들을 둘러보았다. 가야의 포도 재배 방식은 지난 10년 동안 획기적으로 바뀌었지만 가이아의 통찰력 어린 설명은 세대 변화에 따른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지금 그들은 두 명의 딸(가이아와 그녀의 여동생 로사나)과 그들의 남동생 조반니가 기가 죽을 정도로 성공적이면서도 혁신적이었던 아버지로부터 사업을 물려받는 과정에 있다. 현재 조반니는 뉴욕에서 일하고 있고, 가이아는 스스로를 “대외 문제 담당”, 그리고 여동생 로사나는 “내부 문제 담당”이라고 표현했다.

가이아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1997년 경 지구 온난화로 인해 “포도밭에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열매를 완전히 성숙시키기 위한 랑게 특유의 전통적인 방식은 더 이상 필요가 없어졌다. 열매는 쉽게 익었고 때로는 과도하게 익기도 했다. “포도밭에서 이상한 일들을 일어나고 있었어요. 갑자기 산도와 와인의 음용 가능성을 보존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는 걸 깨달았죠. 그러려면 우리의 작업 방식을 모두 다시 생각해야 했어요.”

가야 포도원의 교차 재배 / 사진 제공: 앤드루 제퍼드

가장 큰 문제점은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포도나무의 힘을 통제하는 것, 두 번째는 토양 침식을 막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토양 내 유기 물질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이아는 바이오다이나믹 재배 방식으로 변경을 바랐다. 그녀가 아버지에게 제안했다. “아버지도 생각해보셨죠. 하지만 ‘아니, 그건 우리가 갈 길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전 크게 실망했습니다. 아버지가 제 꿈을 짓밟은 것이었거든요. 아버지는 ‘다른 무언가를 해야 한다. 너만의 것이 될 수 있는 것. 바이오다이나믹은 다른 사람들이 이미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가이아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깨달은 것이지만 이러한 접근법은 그녀의 아버지가 평생 해온 일의 근본 원칙이었고, 피에몬테의 사고방식과도 일치한다. “대부분의 피에몬테 사람들처럼 우리는 문을 활짝 열고 탁자에 둘러앉아 토론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우리는 모두 꽤 폐쇄적이죠.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일하는 걸 좋아해요.”

그녀의 아버지인 안젤로 가이아는 거의 집착적일 정도로 그랬다. “아버지와 12년 동안 함께 일했어요. 아버지는 항상 자부심이 강했고, 남들과 다르다는 꿈을 지키고 싶어 했죠. 그게 바로 아버지가 매일 제가 하시는 말씀이에요. ‘남들과 달라야 한다.’ 자신을 믿고 자기 방식대로 움직인다는 이런 본능적인 태도를 존경하긴 하지만 앞으로 제가 그렇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자신을 믿는다고 해서 늘 자기만의 방식에 안주한다는 뜻은 아니다. “아버지는 절대 독단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언제나 30퍼센트의 의구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시죠. 자신이 옳다고만 생각하면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요. 아버지는 언제나 좋은 일에서도 나쁜 면을 찾으려고 애써요. 언제나 의구심을 품죠. 그게 아버지의 방식이에요.”

바이오다이나믹 재배 방식에 대한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가이아는 컨설턴트를 고용하자고 제안했다. “아버지의 반응은 바로 ‘안 된다’였어요. 아버지는 컨설턴트를 좋아하지 않았죠. 전혀 낯모르는 그들이 우리 집에 지식을 가져다주기는 하지만 우리 집에서 귀중한 지식을 훔쳐 다른 곳에 퍼뜨린다고 하셨어요.” 아버지와 딸은 “긴 대화를 나눴고, 아버지는 ‘좋다, 컨설턴트를 활용해도 좋지만 다른 와이너리에서는 근무하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사실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아주 재미있는 새로운 시기의 시작이었어요. 다른 생물을 전문으로 한 컨설턴트를 고용했거든요.”

생물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가야 포도밭에 설치한 곤충 호텔 / 사진 제공: 앤드루 제퍼드

포도밭의 변화 대부분은 그렇게 이루어진 일곱 차례의 협력 관계를 통해 나타났다. 생물 다양성이 첫 번째 과제였다. 그 중에서도 소똥 거름과 캘리포니아 산 벌레를 기반으로 한 독특한 퇴비를 만들어냈다. 그런 다음 교차 재배에서 키가 큰 풀을 이용하고, 여러 구획에서 포도나무의 힘을 조절하기 위해 다양한 곡식 작물을 이용했다. 여름에는 포도나무를 최소한만 다듬었고, 사이프러스 나무를 심어 그것이 완전히 자라면 ‘새들을 위한 호텔’로 쓰이게 했다. 또한 합성 화학 약품 대신 곰팡이와 식물 추출물을 사용했다. 그리고 가장 힘이 좋은 나무를 쓰는 것이 아니라 질병이 퍼졌을 때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나무를 선정하는 새로운 방식을 채택했다.

가이아 가야와 아버지의 대화는 한 가지 형태를 띠었다. “우리는 편지로 의사소통을 했어요. 언젠가 아버지와 나 사이에 오간 편지를 책으로 엮어 내야 할까 봐요. 그런데 문제는 아버지가 성미가 급하다는 거예요. 아버지의 사무실에 들어가 할 말을 3분 안에 하지 못하면 다리를 떨면서 곧장 다른 생각에 빠지기 일쑤셨죠. 그래서 아버지에게 긴 편지를 써서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보여줍니다. 아버지는 그것을 읽고 필요한 곳에 줄을 치고 느낌표를 써가며 그 위에 하고 싶은 말을 다 적은 다음, 사흘 후에 함께 만나 회의를 하죠.” 그들은 가족을 위한 채팅방 (“구체적인 규칙은 없어요”)을 따로 가지고 있고 서로에게 다양한 메모를 보낸다.

그러나 이 새 세대는 자신들의 방식으로 배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여준 것 중에 가장 두드러지는 그 증거는 크뤼를 포함해 바르바레스코 와인을 바르바레스코 DOP로 돌려보낸 일일 것이다. 가이아에 따르면 와인을 랑게 이름만으로 판매하기로 한 아버지의 결정(1996년의 일이다)은 남들과 다른 길을 걷고 싶어 하는 그의 열망과 자신의 결정에도 늘 의구심을 품는 습관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 당시 그는 네비올로 품종만으로도 최대한의 토양 표현이 가능하다는 믿음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여러 품종을 블렌딩해도 그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따지고 보면 그것이 가장 오랜 전통이 아니었던가. (여기에서 알자스의 테루아 표현에 대한 장-미셸 데이스의 이론과 유사성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바롤로의 체레퀴오를 매입했을 때 언덕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물이 많은 곳에 바르베라가 심어져 있었고, 지대가 가장 높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는 돌체토가 자라고 있었죠. 이 소수 품종들을 블렌딩해 함께 넣는 걸 고려해야 한다는 게 바로 아버지의 의견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와인생산자협회에 이것을 제안했지만 그들은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생각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생각대로 밀고 나갔다. (사실 이 블렌딩에는 바르베라만 사용되었다.) 그런데 바르바레스코 와인이 다시 DOP로 돌아갔다는 것은 그의 의구심이 처음의 결정을 다시 되돌렸음을 의미한다.

와이너리에서도 진화는 계속된다. 그곳에서는 포도를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이 핵심 관심사다. 이제는 효모 찌꺼기와 접촉 시간이 더 길고 랙킹(찌꺼기 제거와 공기접촉을 위해 와인을 다른 저장통으로 옮기는 것-옮긴이)이 줄었으며, 전보다 덜 구운 오크통을 사용한다. 이렇게 만든 와인은 오크 풍미가 강하지 않다. 바르바레스코의 경우 새 오크통이 단 20퍼센트 쓰이고, 싱글 빈야드 와인은 30-35퍼센트 정도 쓰이며, 2년간 숙성된다.

2013과 2014 바르바레스코 와인을 맛보고 있을 때 안젤로가 들어왔다. 눈빛이 강렬하고, 조금 전투적이며, 여전히 새 프로젝트(“에트나는 아버지의 아이디어이자 낙관론이 담긴 프로젝트죠.” 2017년 4월 발표된 알베르토 그라치와의 합작 투자를 언급하며 가이아가 말했다)에 관여하고 있는 아주 정정한 77세 노인이다. “나는 포도밭과 포도의 품질을 높이려 노력하는 와중에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된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딸아이가 설명했나요? 우리는 그 무엇도 확신하지 않는다고?” 그가 덧붙인 말이다.

가이아 2013과 2014 바르바레스코 테이스팅

바르바레스코 2013(Barbaresco 2013)

이 구역의 진정한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는 가야의 100헥타르 상당의 포도밭에는 바르바레스코 DOP 주변으로 최소한 열 개의 서로 다른 구획들이 흩어져 있다. 2013 빈티지는 꽤 훌륭하여 바르바레스코의 복합성과 촉감을 완벽히 드러낸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기에 입안에서 느껴지는 균형과 잘 익은 고전주의, 그리고 매끄러운 우아함이 돋보인다. 93점

바르바레스코 코스타 루시 2013(Barbaresco Costa Russi 2013)

“루시의 언덕”(루시는 전 소유주다)은 바르바레스코 구역 남동부의 주요 크뤼인 롱칼리에테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어 남남서 방향으로 해를 받는다. 가야의 개별 포도밭 와인은 모두 독특한 이름을 갖는데, 이것은 남들과 다르고자 하는 결의의 또 다른 표현이다. 코스타 루시 2013은 바르바레스코에서 일반적으로 잘 나타나지 않는 고기 냄새를 풍기지만 풍미는 그보다 단단하고 강하다. 검은딸기나무 향기가 만족스럽다. 94점

바르바레스코 소리 틸딘 2013(Barbaresco Sorì Tildin 2013)

소리 틸딘(이 이름은 안젤로 가야의 에너지 넘치는 할머니 클로틸드 레이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은 롱칼리에테의 높은 지역에 위치해 있다. 숨이 막힐 정도로 강렬한 자두와 야생 자두, 딱총나무 열매 향기를 품은 이 와인은 아직 어리다. 생기와 에너지가 뛰어나며 여운을 향해 점점 더 단단해진다. 매력적인 틀 안에서 잘 익은 산도가 돋보인다. 잘 판단된 성숙도와 숨겨진 힘을 지닌 훌륭한 와인이다. 96점

바르바레스코 소리 산 로렌조 2013(Barbaresco Sorì San Lorenzo 2013)

이 포도밭(알바 대성당의 수호성인의 이름을 땄다)은 바르바레스코 마을 아래 세콘디네 크뤼 안에 위치해 있으며 과거에는 산 도나토 혹은 코도비야라고 불렸다. 아직은 발달 단계 중 조용한 단계에 있어 지금으로서는 소리 틸딘 2013보다 절제되고 아로마가 덜 표현되어 있다. 입안에서는 능수능란한 농축과 생명력, 빛나는 듯 풍부한 과일 풍미, 균형, 그리고 뚜렷이 느껴지는 탄닌으로 훌륭하다. 95점

바르바레스코 2014(Barbaresco 2014)

바르바레스코의 다른 많은 와인 생산자들과 마찬가지로 가야 가문 역시 2014년의 결과물에 매우 흡족해 한다. 그 주된 이유는 바롤로에 1200mm에 달하는 비가 내린 반면 바르바레스코의 강우량은 평균에 가까운 정도(750mm)로 그쳤기 때문이다. 9월부터 11월까지의 마지막 시즌 역시 매우 날씨가 좋았다. 이 와인은 2013에 비해 스타일 면에서 아로마가 조금 건조하지만 크랜베리, 석류, 붉은색 디저트 사과 같은 붉은 과일 풍미가 좋다. 조화롭고, 균형 잡혔으며, 여운이 길다. 91점

바르바레스코 코스타 루시 2014(Barbaresco Costa Russi 2014)

코스타 루시 와인은 바르바레스코와 비교해 라즈베리 풍미와 꽃향기를 더 느낄 수 있다. 따뜻하고, 톡 쏘고, 밝고, 날카로운 이 와인에서 향기와 풍미의 향연이 벌어진다. 신선한 중간 풍미를 거쳐 여운에 가까워질수록 만족스럽게 채워진다. 92점

바르바레스코 소리 틸딘 2014(Barbaresco Sorì Tildin 2014)

위의 두 와인보다 아로마 면에서 훨씬 더 풍성하고, 붉은 과일 말고도 스파이스와 민트를 느낄 수 있다. 입안에서는 촉촉함과 우아함이 합쳐진다. 과일 풍미 뒤에 꽃의 복합성을 느낄 수 있고, 여운은 2014 빈티지에서 기대하지 못한 매력이 드러난다. 94점

바르바레스코 소리 산 로렌조 2014(Barbaresco Sorì San Lorenzo 2014)

다른 와인보다 오크가 조금 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과일 풍미도 훌륭한, 세련된 향기를 뿜는다. 입안에서는 2014 빈티지 네 가지 중 유일하게 붉은 과일이 검은 과일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활기와 에너지를 간직하고 있다. 스파이스, 향, 그리고 깎아놓은 듯 세련된 탄닌이 그림을 완성한다. 95점

 

 

 

CREDIT

        • 작성자

          Andrew Jefford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7.9.18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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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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