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제퍼드가 쥐라, 헤레즈, 토카이의 와인 양조 기법을 비교해본다.
쥐라의 모든 것은 놀랍고도 기상천외하다. 그곳의 와인 축제 페르세 뒤 뱅 존(1997년에 시작)은 프랑스 와인 업계에서 글래스턴베리나 우드스톡 축제와 가장 비슷한 존재가 되었다. 한 마디로 전설적인 행사라서 그곳에 참석한 것만으로 앞으로 와인을 마시는 여생 동안 자랑스레 뽐낼 수 있는 것이 된다.
이유는 몰라도 지난 20년 동안 6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2월 첫째 주말마다 폐렴에 걸릴 위험을 무릅쓰고 날카롭고 톡 쏘는 맛의 화이트 와인과 연한 색 레드 와인을 한 모금씩 맛보기 위해 알프스 산맥 아래 서늘한 언덕에 자리한 셀러들 앞에서 한 시간씩 추위에 떨며 줄을 섰다. 이 행사의 인기가 너무 높아져(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에서 인기 최고의 와인 축제였다) 올해는 방문객의 수를 25,000명으로 줄여야 했고, 행사도 입장권 소지자에 한해 제한을 두었다. 2017년 봄의 끔찍했던 서리 끝에 일부 쥐라 생산자들은 정상 생산량의 90%까지 손실을 보았고 이 지역을 전체로 놓고 보면 손해가 절반에 이르러, 새롭게 주목받는 페르세도 앞으로 한동안은 고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혁신도 있었다. 올해의 축제와 함께(에투알 마을에서 열렸다) ‘뱅 드 부왈’, 즉 뱅 존(노란 와인)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일에 덮인’ 와인에 관한 학술 토론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운 좋게 토론회에 참석한 나는 쥐라 출신의 발표자들 말고도 에키포 나바조스의 헤수스 바르킨과 에두아르도 오헤다, 윌리엄스 앤드 험버트의 파올라 메디나, 같은 이름의 토카이 회사 창립자인 사무엘 티논 등을 만났다.
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피노나 만자니야 셰리 통을 들여다보거나, 뱅 존 캐스크 속을 살펴보거나, 일부 드라이 샤모로드니 토카이 와인 통을 자세히 보면(예전에는 아슈 와인도 그랬다) 효모가 두꺼운 담요(산루카가 그렇다)나 연못 위의 해캄(토카이와 쥐라가 그렇다) 같은 모양으로 얇은 막을 형성하고 와인 위에 둥둥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효모 막과 그것이 와인에 발생시키는 생화학적 변화가 독특한 풍미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그렇게 길게 줄을 늘어서는 것이다.
그렇게 양조 방식의 유사성을 깨달은 뒤에는 금세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효모의 구성 성분은 언제나 똑같을까? 와인에서 발생하는 생화학적 변화는 언제나 동일한가? 왜 이 지역들만 그렇고 다른 곳은 이렇게 만들지 않을까? 방식이 유사하다면 이런 와인들은 일종의 친척이라 할 수 있을까?
이 학술 토론회는 이런 의문들에 답하기 위한 첫걸음으로서 쥐라 생산자들이 셰리와 토카이의 양조 환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지금으로서는 그 정도가 전부였지만 앞으로 많은 토론회가 더 열리면서 상당한 잠재력이 있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심포지엄이라는 말이 사실 고대 그리스어로 “술잔치”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효묘 찌꺼기 혹은 베일
효모 찌꺼기 혹은 베일에 대해 알아보자. 그것은 사카로미세스 속 효모균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대단히 유용하지도 않고, 정밀한 역할을 하지도 않는다. 헤레즈에서 지금까지 네 가지 균(S. beticus, S. montuliensis, S. cheresiensis and S. rouxii)이 확인되었으나 마지막 것은 후에 재분류되었고, 나머지 세 개에 대해서도 각각이 서로 다른 종일 수도 있다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학술 토론회에서 만난 쥐라 연구소의 조셀린 브롱카르에 따르면 뱅 존의 베일에는 최소 열 가지 사카로미세스 속 효모균이 관여하고, 이것들은 스페인에서 발견되는 것과 다르다고 한다. 토카이에서 이런 연구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알아내지 못했지만, 사무엘 티논은 모든 토카이 와인의 변화 과정에서 클라도스포리엄 셀라레(춥고 눅눅한 토카이 셀러에 주로 사는 곰팡이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누누이 강조했다. 헤레즈와 쥐라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부분이다.
생화학적 변화
와인에서 효모 찌꺼기에 의해 만들어지는 생화학적 변화는 어떤가? 헤레즈에서 플로르는 산화를 막는 역할을 한다. 물리적으로 와인이 공기와 접촉하는 것을 막고, 캐스크 내에서 산소를 소모시킨다. 그것이 바로 피노와 만자니야의 색이 연하고 신선한 이유다. 뱅 존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노란색을 띠고, 그것을 맛본 사람들은 산화로 인한 복합성이 큰 매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드라이 샤모로드니 와인도 마찬가지다. 플로르 층이 헤레즈에서는 더 두껍고 쥐라와 토카이는 얇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 정도는 예상할 수 있다.
이 세 곳에서 플로르의 활동은 와인 속 아세트알데하이드 함량을 높이고, 이것은 와인 특성의 중요한 일부가 되며(아세트알데하이드는 담뱃잎, 잘 익은 과일, 커피, 신선한 빵처럼 매력적인 자연 향에서 발견할 수 있는 휘발성 성분이다), 조셀린 브롱카르에 따르면 “많을수록 더 좋다”고 한다. 하지만이 세 가지 와인에서 모두 나타나는 감칠맛 역시 아세트알데하이드와 연관이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화학적으로 성분이 꽤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답변해줄 수 있는 독자가 있다면 도와주기 바란다.
반대로 휘발성 산(VA)은 언제나 와인에 위협이 된다. 프랑스 포도나무 및 와인 협회의 뱅상 게르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뱅 존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의 함량이 높아지면 휘발성 산은 떨어진다. 헤레즈에서도 역시 관찰할 수 있는 내용이다.
헤레즈와 산루카의 경우 글리세롤 함량 또한 플로르의 영향 아래에서 줄어들면서 실은 꽤 강한 와인에 톡 쏘는 풍미와 신선함을 더해준다. 이것은 쥐라에서도 같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그러나 알코올 도수에는 차이가 있다. 헤레즈의 경우 플로르 숙성을 시키면 가볍게 주정 강화한 15%에서 조금 떨어지기도 한다. 반대로 쥐라의 경우 주정 강화를 전혀 하지 않는데 뱅 존을 6년간 숙성시키는 동안 알코올 도수가 올라간다. 이것이 바로 베일에 덮인 어린 와인이 알코올 도수 13~13.5도에서 병입되는 반면 뱅 존은 14.5~15도까지 올라가는 이유다.
친척 관계
이번에는 친척 관계의 질문으로 넘어가 보자. 이 와인들을 형제나 최소한 사촌 정도로 분류하고 싶은 충동은 억누르기 힘들다. 그런데 이런 표현이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까? 따지고 보면 이 와인들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점이 한 가지 있다. 그것들의 맛이 비슷하리라고 짐작한다면 어마어마한 충격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바냥 포도로 만들어 베일 아래 숙성시킨 쥐라 와인은 산도가 높다. 뱅 존이 어린 베일 숙성 사바냥 와인보다 우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높은 알코올 도수 덕분에 산도에 균형을 잡아줄 수 있다는 점이다. 토카이의 푸르민트 품종 역시 산도가 높다.
반대로 팔로미노는 산도가 매우 낮고 그로 인해 피노와 만자니야 역시 그렇다. 헤레즈와 산루카에서 화학적 숙성이 진행되고 난 다음에야 오래된 피노와 만자니야 파사다 와인이 진정한 아몬티야도가 되어 산도가 느껴지는 것이다.
기본적인 균형의 요소에 관해 이야기하면 피노와 만자니야는 뱅 존과 꽤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피노와 만자니야의 경우 알코올과 풍미의 균형 구조는 플로르와 그것의 영향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것은 곧 여러 빈티지에 걸친 플로르의 축제이자 아세트알데하이드와 감칠맛의 향연이다.
반대로 뱅 존은 단일 빈티지 와인으로서, 두드러지는 산도와 산화 풍미가 알코올 도수에 균형을 잡아준다. 이것의 풍미는 잘 익은, 혹은 2차적인 과일 맛의 결합에서부터 나오고, 산도가 더해져 활기차며, 베일의 효과로 거기에 미묘함이 더해진다. 그리고 토카이는 여기에 보트리티스까지 합쳐진다.
왜 이 지역에서만 이런 와인이 나오는가?
이 점에 대해서는 답을 알아내기까지 갈 길이 멀다. 가이약의 플라죄레 가문과 스페인의 몬티야 모릴레스가 증명한 것처럼 다른 지역에서도 뱅 드 브왈 혹은 플로르 숙성 와인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어쩌면 세계 어디에서든지 할 수도 있다. 시도할 마음가짐만 되어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헤레즈, 특히 산루카처럼 팔로미노 피노로 만든 주정 강화 와인 통에서 이 효모 막이 이렇게 잘 자라는 곳은 없다. 쥐라에서는 그런 막을 얻어내기가 조금 더 어렵고 그래서 버려지는 와인도 많다.
작성자
Andrew Jefford
번역자
Sehee Koo
작성일자
2018.02.26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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