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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드와 함께 하는 월요일. 김렛을 가늠해보다

앤드루 제퍼드가 레드 와인으로 각광받고 있는 호크스 베이 지역의 발전 과정을 확인해본다.

가을의 김렛 그레이블스 포도밭 / 사진 제공: 김렛 그레이블스 재배자 협회

1헥타르로 양 한 마리를 키운다? 대단치 않다. 영국의 괜찮은 저지대 초원이라면 1헥타르 당 양 다섯 마리를 키울 수 있다. 잠시 축산업을 언급한 건 뉴질랜드 북섬에 있는 호크스 베이가 얼마나 열악하고 돌멩이투성이인지 짚고 넘어가기 위해서였다. 포도나무를 재배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 같은 조건으로 인해 김렛 그레이블스는 호크스 베이 내에서도 땅값이 가장 쌌다.

1970년대 말 처음으로 슈냉 블랑과 뮐러 투르가우 포도나무를 심기 전까지 이 땅을 원한 건 자갈 채취업자뿐이었다. 포도밭 개척자라 할 수 있는 스톤그로프트의 앨런 리머는 이 지역을 포도밭으로 만들기 위해 채석회사 프레이저 싱글과 싸워야 했고 그가 마침내 승리를 거둔 건 1992년이었다. 오늘날 세상에 알려진 김렛 그레이블스의 진지한 레드 와인 양조 역사는 겨우 30년 되었다.

새로운 와인 생산지는 항상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매력적인 사교계 데뷔작을 필요로 한다. 김렛의 경우에는 C. J. 패스크의 1985와 1986 레드 블렌드(보르도 품종과 같다)가 뉴질랜드 와인쇼에서 각종 상을 휩쓸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러나 크리스 패스크가 호크스 베이의 다른 곳에 심은 보르도 품종들은 실패작이었다. 비옥한 토양에 심은 것들은 캐노피가 과도했고 열매는 완전히 익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돌멩이가 많은 토양에 한 번 시도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의외의 결실을 거두었다. 그리고 이 지구가 호크스 베이의 다른 곳들보다 아주 조금 더 따뜻하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다.

이런 초기의 어려움은 이 지역에 추진력과 결집력을 가져다주었고, 이것은 다시 “김렛 그레이블스”라는 공동의 상표로 이어졌다. 호크스 베이에는 공식적인 하위 지구가 없기 때문에 이 상표는 선제적인 움직임이고 어쩌면 뉴질랜드의 다른 하위 지구들에 본보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800헥타르 규모의 지리적 지구는 “토양 유형, 그리고 이것과 중기후 조건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정의되고, 이 지구 안에 포도밭이 최소 95% 이상 자리하고 있는 포도밭 소유자라면 회원이 될 자격이 있다. 이 지구는 이 지역 모든 자갈 유형을 포함하지만 부석 모래 지역은 제외다. 회원이 김렛 그레이블스라는 이름을 라벨에 붙이고 싶다면 해당 와인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 포도의 95%가 이 지구에서 나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다른 포도 재배 및 와인 양조 방식이 규정되거나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내부적인 동료 집단의 압력과 자연스러운 경쟁심이 적절한 법적 통제와 함께 기본적인 품질 기준을 지키도록 해줄 것입니다.” 협회가 자신 있게 선언한다.

지난 몇 년 동안 협회 회원들은 앤드루 케일러드 MW가 매년 선정한 샘플 케이스를 널리 배포하며 홍보해왔다. 해상 수송된 와인 한 케이스의 탄소 배출량이 사람을 전 세계로 돌리는 것보다 훨씬 적으니 참으로 훌륭한 아이디어라 하겠다. 지난 2016년 1월, 그들의 2013년 와인 케이스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고 그 이후 2014와 최근에는 2015 셀렉션을 살펴볼 기회를 얻었다. 이 케이스는 보르도 블렌딩과 시라 와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두 와인의 비중은 매년 다르다. (올해는 그 수가 적은 와인은 스크류캡 포장이 되어 있었다) 2015 셀렉션의 테이스팅 노트는 아래에 제공하였으나 전반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2012년은 힘든 해여서 그 해의 셀렉션은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2013 케이스의 성적은 평균 89.83점, 2014 케이스는 89.66점, 2015 케이스는 90.33이었다. 1년 만에 상당한 발전이라 할 수 있다. 2015 와인들은 뉴질랜드 레드 와인의 오랜 오명(풋내, 과도한 오크, 과하게 끈질긴 산도 등)은 전혀 없고 매력적이고, 잘 다듬어져 있었으며, 가성비가 훌륭했다.

-순수함이 마음에 들었다. 김렛 그레이블스 레드를 맛본 적이 없다면 무엇을 기대하면 좋을까? 내가 느끼는 그들만의 특징은 투명함, 표현의 깨끗함, 그리고 환경 면에서 남반구 최고의 국가라는 뉴질랜드의 이미지에 아주 잘 어울리는 아로마와 풍미의 순수함이다. 와인은 접근하기 쉽고, 만족스럽고, 고도로 일관성 있다. 과일 풍미로 가득 차 있는데 너무 뻔하지도, 과장되지도 않은 세련된 과일 풍미다. 순수함 말고도 에너지와 힘을 갖췄다.

-시라는 보르도 블렌딩에 뒤처진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고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세계적인 맥락에서 보았을 때 보르도 블렌딩이 조금 더 구조감이 있고, 더 음식과 곁들이기 좋으며, 과일이 풍부하여 시라 와인보다 더 성공적이고 설득력이 있었다. (이것은 포도나무 수령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두 가지 와인 모두 맛볼 수 있어서 기뻤다.

-좁은 심미적 너비. 일관성이 높다는 것은 반대로 와인이 스타일 면에서 너무 균일하게 비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테이스팅을 하던 도중 나도 모르게 각 하위 그룹별로 독특하게 튀는 와인이 최소한 하나 정도는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 지역의 잠재력을 조금 흔들어보고 싶다는 심미적 꿈이나 조금은 불안정한 야심 같은 것을 지닌 사람이 만들 법한 와인 말이다.

-구조, 밀도, 타닌. 야심 찬 보르도 블렌딩 와인을 생산하는 보르도 외 지역 사람이라면 보르도와 나파, 이 두 지역의 최고 수준 와인들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가격 면에서 그 두 지역은 다른 경쟁자들보다 훨씬 앞서 있고, 이 가격은 매 빈티지마다 계속 유지된다. 소비자가 코르크를 뽑아본 뒤에도 실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세이크리드 힐, 바비치, 빌라 마리아 같은 곳들도 언젠가 김렛 그레이블스 카베르네 블렌딩 와인을 중간 수준의 메독 등급 샤토나 나파 카베르네와 같은 가격에 팔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그렇게 해내려면 와인이 흠잡을 데 없는 열매 성숙도에 어울리는 구조감과 밀도, 타닌, 이른바 ‘권위’를 갖춰야 할 것이다. 이것은 언젠가 코르나나 에르미타주 같은 주요 론 생산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시라 생산자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서로 다른 테루아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구조적 요소들은 전 세계의 훌륭하고 숙성 가치 있는 모든 레드 와인의 특징이다. 포도나무 수령? 재배 밀도? 포도 껍질을 최적화시키는 재배 방식? 수확량? 시라의 경우 송이 전체 사용 증대? 수확 방식과 열매 선별? 추출 스타일이나 침용 시간? 컨설팅? 비결은 이 중 하나일 수도 있고 이들 전부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이것이 다음 단계다. 김렛 그레이블스가 해낼 수 있을까?

 

김렛 그레이블스 연례 빈티지 셀렉션 2015

트리니티 힐, 시라, 김렛 그레이블스 2015(Trinity Hill, Syrah, Gimblett Gravels 2015)

이 반투명하고 진한 붉은색/보라색 와인은 25%가 송이 전체로 만들어졌다. 부드러운 붉은 과일과 검은 과일, 고기 및 채소 향을 보인다. 입안에서는 강렬하고 선명한 붉은 사과, 블랙커런트, 석류가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말린 과일의 복합성을 함축적으로 느낄 수 있다. 설득력 있는 농축을 보여주는 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와인으로 1, 2년 후에는 더 나아질 것이다. 어쩌면 그때가 되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2024년, 92점

빌라 마리아,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김렛 그레이블스 2015(Villa Maria, Reserve Cabernet Sauvignon Merlot, Gimblett Gravels 2015)

카베르네 소비뇽 70%, 메를로 30%가 블렌딩된 이 와인은 향기로운 과일의 달콤함 뒤에 매혹적인 어둠과 품질이 은은하게 깔려 있다. 풍부한 블랙커런트는 자극적이고 양치식물 같은 신선함을 보여준다. 입안에서는 촉촉한 타닌이 깊고 복합적이며, 커런트의 강한 풍미가 흑연과 삼나무의 고전적인 향으로 마무리된다. 자신감을 가지고 만든 작품이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2024년, 92점

미션 에스테이트 와이너리, 바리크 리저브 카베르네 메를로, 김렛 그레이블스 2015(Mission Estate Winery, Barrique Reserve Cabernet Merlot, Gimblett Gravels 2015)

앞 라벨에 바리크라고 적혀 있어 덜컥 겁이 났지만, 과도하게 오크 풍미를 내는 와인이 아니다. 카베르네 67%, 메를로 33% 블렌딩이 오크통(27%만 새 통)에서 보낸 18개월은 충분했던 것 같다. 디캔팅을 하면 좋을 것이다. 리덕션 때문이 아니라 블랙 체리 과일 풍미가 제 형태와 목소리를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입안에서는 비슷한 와인 중에서 가장 복합적이고, 잘 안정되어 소화 가능한 풍미들이 제 매력을 뽐낸다. 손에 잡힐 듯한 타닌과 두드러지는 산도로 잘 균형 잡혀 있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2022년, 91점

카 타히 와인스, 랑가티라 리저브 시라, 김렛 그레이블스 2015(Ka Tahi Wines, Rangatira Reserve Syrah, Gimblett Gravels 2015)

이 시라는 짙은 흑 보라빛을 띤다. 이 그룹 중에서 달콤한 오크 향(검은 과일 풍미에 복합성과 고양감을 더해준다)과 함께 꽃향기를 뽐내는 유일한 와인이다. 입안에서는 신선하고, 순수하고, 길고, 활기차며, 붉은 사과, 자두, 검은 과일에 뒤이어 촉촉한 감초가 여운에서 느껴진다. 대단히 깊거나 빽빽하지 않지만 진정한 매력 덩어리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2022년, 91점

세이크리드 힐, 브로큰스톤, 김렛 그레이블스 2015(Sacred Hill, Brokenstone, Gimblett Gravels 2015)

바비치처럼 세이크리드 힐은 올해 셀렉션에 두 와인을 포함시키는 데 성공했고, 와인메이커 토니 비시와 제니 돕슨의 말에 따르면 둘 다 훌륭한 빈티지에만 생산되는 퀴베 와인이다. 브로큰스톤은 메를로 함량이 87%로서 이곳에서 맛본 모든 보르도 블렌딩 와인 중 가장 높았다. 나머지는 말벡, 시라,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이 각각 2-4%로 이루어져 있다. 부드럽고 풍부한 과일 향기가 어우러진 어두운 와인으로 레드커런트와 블랙커런트, 체리의 전형적인 향을 보인다. 입안에서 이 과일은 다른 비슷한 와인들보다 더 농축되고 달콤한 진폭을 보이다가 흑연 같은 여운으로 끝난다. 훌륭한 와인이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2022년, 91점

바비치, 김렛 그레이블스, 더 패트리아크, 호크스 베이, 2015(Babich, Gimblett Gravels, The Patriarch, Hawke’s Bay, 2015)

카베르네 51%, 메를로 27%, 말벡 22%로 이루어진 이 블렌딩 와인은 검붉은 색을 띠고, 블랙체리, 블랙커런트, 블랙베리의 달콤하고, 따뜻하고, 신선하고, 매력적인 향을 보여준다. 오크에서 15개월 숙성시켰다. 먹음직스러운 과일 아로마는 입안에서도 달콤하고, 둥글고, 입맛을 다시게 하는 만족감을 제공한다. 맨 마지막에 가서 다크 초콜릿의 씁쓸함으로 약간 어두워진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2022년, 90점

세이크리드 힐, 디어스토커스 시라, 김렛 그레이블스 2015(Sacred Hill, Deerstalkers Syrah, Gimblett Gravels 2015)

진하지만 불투명하지 않은 이 시라는 고전적인 오크의 광택이 어린 검은 과일 향기에 바닐라나 토스트보다는 고급 향신료를 느낄 수 있다. 깔끔하고, 신선하고, 선명하고, 긴장감 도는 이 와인은 선명하고 잘 익은 산도로 구조가 잡혀 있다. 오크(새 통 35%)에서 16개월을 보냈는데 그보다 길었더라면 이 생생한 와인에 건조한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삼나무와 향시로 향 여운을 느낄 수 있다. 20% 포도송이 전체로 양조 되었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2022년, 90점

스톤크로프트, 카베르네 소비뇽, 김렛 그레이블스 2015(Stonecroft, Cabernet Sauvignon, Gimblett Gravels 2015)

김렛 그레이블스에 처음으로 지어진 와이너리에서 만든 이 카베르네는 색상이 어둡고, 검은 과일과 신중한 오크에 약간 고기 풍미를 내는 스파이스가 더해진 신선하고 매력적인 아로마를 낸다. 입안에서는 비슷한 다른 와인보다 조금 더 톡 쏘고 군더더기가 없으며 멘톨을 느낄 수 있다. 다른 품종들의 통통한 맛이 부족하지만 카베르네의 엄격함과 권위가 나름 우락부락한 매력을 뽐낸다. 오크에서 18개월 숙성시켰으나 그 중 15%만 새 통을 썼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2023년, 90점

테 아와,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김렛 그레이블스 2015(Te Awa, Merlot Cabernet Sauvignon, Gimblett Gravels 2015)

메를로 70%, 카베르네 소비뇽 18%, 말벡 12% 블렌딩 와인으로 커런트와 체리의 신선함 말고도 따뜻함과 풍부함을 갖추었다. 잘 익은 과일의 매력을 코로 느낄 수 있다. 입안에서는 둥글고, 달콤하고, 생동감 있고, 맛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상냥하고 접근하기 쉬운 고전적 매력이 느껴진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2022년, 90점

비달, 리저브 시라, 김렛 그레이블스 2015(Vidal, Reserve Syrah, Gimblett Gravels 2015)

이 톡 쏘는 시라는 커런트의 향이 춤을 추는 것처럼 느껴진다. 순수함과 극적인 드라마도 갖추었다. 블랙커런트 향 속에서 약간의 레몬까지 느낄 수 있다. 목마름을 달래주는 듯한 이 와인은 마지막에 가서 토닉처럼 매력적으로 쌉쌀하고 아삭아삭한 맛으로 마무리되고, 차갑게 식혀 마시기에 완벽하다. 색상이 진한 플뢰리나 시라로 만든 생타무르를 상상하면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2021년, 89점

바비치, 김렛 그레이블스, 아이언게이트 카베르네 메를로 프랑 2015(Babich, Gimblett Gravels, Irongate Cabernet Merlot Franc, 2015)

이 싱글 빈야드 와인은 올해 셀렉션에서 바비치의 두 번째 도전 와인이다. 카베르네 소비뇽 51%, 메를로 30%, 카베르네 프랑 19%로 블렌딩 되었다. 비슷한 와인보다 오크가 조금 더 진하게 느껴진다. 아니면 과일 풍미가 조금 더 과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풍부한 붉은 과일 풍미와 둥근 윤곽을 갖춘 매력적인 와인이다. 메를로가 여기에서 특히 성공적인 것 같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2020년, 87점

  • 작성자 Andrew Jefford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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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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