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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와인 지역 – 마르케 2편

여행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우리 부부의 와인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당연하지만) 어떤 와이너리를 방문할 것인가?’이다. 유명 지역인 토스카나나, 베네토, 피에몬테는 세계적인 명성의 와이너리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와이너리 선정에 있어서 고민할 필요가 별로 없지만, 이탈리아 남부로 내려갈수록 상황이 달라진다. 대부분의 와이너리가 영세하기 때문에 외국인 방문자를 맞이 있는 부대 시설도 부족하고, 이들을 응대 있는 인력도 부족하다. 방문자가 이탈리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우리 부부도 이탈리아어라고는 단어밖에 모르는 상황이고, 아마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부도 마르케에서부터는 와이너리 여행이 난관에 종종 부딪혔다. 와이너리가 시골에 위치한 경우 도로 사정이 험한 경우도 많았고, 힘들게 도착한 와이너리에서 영어를 아는 직원이 없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는 마르케부터 이어지는 이탈리아 남부의 와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런 상황을 고려하고 일정을 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마르케에서 우리 부부가 리스트로 추려놓았던 와이너리는 15 군데 남짓이었는데, 성공한 곳은 9군데였다. 9군데에서도 영어가 통하지 않아서 묵묵히 서빙해주는 와인만 마시다가 퇴장한 곳들도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와이너리는 우마니 론끼 Umanu Ronchi 가로폴리 Garofoli. 이외에도 쿠르니를 생산하는 오아시 델리 안젤리 Oasi Degli Angeli, 마르케를 대표하는 피노 누아 생산자인 만치니 Mancini, 테라쩨 La Terrazze, 사르타렐리 Sartarelli, 모로데르 Moroder 같은 곳들도 매우 훌륭한 퀄리티의 와인을 선보이고 있는 곳들이지만, 예약이 필수이거나, 운전해서 가기 약간 힘들다거나 하는 악조건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서 제외했다.

우마니 론끼 와인샵 외부 전경 / 사진 제공: 배두환

우선 우마니 론끼 두말할 필요 없이 마르케와 아브루쪼 지역을 세계에 알린 대형 와이너리다. 위에서 언급한 요리오가 이들의 작품. 요리오는 사실 아브루쪼 지역의 몬테풀치아노로 만든 와인이지만, 우마니 론끼가 집중하는 것은 마르케의 코네로와 카스텔리 예지. 지역에서 탄생시킨 매우 다채로운 와인을 이들의 와인 샵에서 테이스팅할 있다. 우리 부부는 한국에서도 많은 우마니 론끼의 와인들을 마셔본 경험이 있어서 투어 예약을 하지 않고 간단히 와인만 테이스팅했지만, 투어 프로그램이 갖춰진 편이므로 추천한다.

우마니 론끼의 베르디키오 카스텔리 디 예지 / 사진 제공: 배두환

18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지역의 터줏대감인 가로폴리 추천한다. 와이너리가 시골에 위치해 있지 않고 도심 복판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은 편이고, 방문자들을 위한 와인 샵도 매우 꾸며놓았다. 다만 단순 와인 테이스팅도 반드시 예약을 해야 진행이 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우리 부부도 예약을 하고 방문했기 때문에 마셔보고 싶은 와인을 골라서 숙소에서 조촐한 테이스팅을 했었다. 생산하는 와인들이 수십 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대형급이다. 하지만 마셔본 와인들의 품질이 나쁘지 않았고 가격도 저렴한 수준이었다.

접근성이 좋은 가로폴리 와이너리 / 사진 제공: 배두환

아기자기한 가로폴리 와인샵 내부 모습 / 사진 제공: 배두환

번외로 오아시 델리 안젤리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없다. 위에서 언급했던 컬트 와인 쿠르니 생산하는 곳으로, 와인의 퀄리티가 충격적일 정도로 훌륭했다. 와이너리의 분위기 그리고 부부의 친절함과 유쾌함까지 더해져 이탈리아에서 방문한 와이너리 다섯 손가락 안에 들만큼 인상적인 와이너리였다.

유쾌한 오너. 에너지가 흘러 넘친다. / 사진 제공: 배두환

엘레오로나 로씨 Eleorona Rossi 마르코 카솔라네띠 Marco Casolanetti 부부 1990년대에 설립한 이곳은 최초에는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며 소규모(1.4ha) 포도밭에서 와인을 만드는 전형적인 시골 농가 와이너리였다. 하지만 1997 최초의 빈티지를 출시하자마자 감베로 로쏘 3글라스를 획득하면서 일약 스타 와이너리가 . 와인메이킹은 작은 창고에서 수작업으로 진행이 되는 연간 4,000병의 소량만 생산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와이너리가 무시무시한 시골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성이 좋지 않고 반드시 예약제로만 방문객을 받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다.

대표적인 컬트와인 쿠르니 / 사진 제공: 배두환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와이너리는 사르타렐리 Sartarelli. 마르케에서 방문한 와이너리 가운데 유일하게 베르디키오 품종에 헌신하는 곳으로 품종 하나로 슈퍼 드라이에서 스위트까지 다채로운 와인들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리뉴얼한 와이너리에 박물관까지 별도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힘든 시골길을 달려서라도 방문할만한 가치가 있다. 와인도 매우 훌륭하다.

스파클링부터 스위트까지 전부 베르디키오를 이용해 만들었다. / 사진 제공: 배두환

움브리아와 마찬가지로 마르케는 지역의 포도 품종과 문화를 이해하는 진정한 와인 애호가들의 성지라고 여겨진다. 몬테풀치아노를 포도 품종으로 익숙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면 과감히 마르케로 향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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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쟁이부부

선후배 사이였던 와인 매거진 기자 출신 남자, 소믈리에 출신 여자. 살아오며 경험한 와인의 절반을 함께 마셨고, 앞으로 만나게될 와인들은 항상 같이 마시게 될 동반자 관계. 평소엔 식당 주인, 때론 여행작가, 이따금 와인 강사, 이곳에선 와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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